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김은경 기자
전체기사
[출향인사를 찾아서] '구미 출신 기업인' 백진성 윤현파트너스<주> 대표
윤현파트너스<주> 백진성 대표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인생의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구미의 소문난 갑부 집안에서 부족함 없이 성장했다. 어느 날 아버지 사업이 부도나면서 집안이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났다. 돈에 대한 아쉬움은 한 번도 느끼지 않았는데, 단돈 천원이 없어 라면조차 먹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얼떨결에 가장이 된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치매 판정을 받으면서 또 한번 눈물을 삼키게 했다.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즈음 승리의 여신이 희미한 손짓을 했다.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타고난 명민함과 성실함으로 관계자들에게 인정받아 29세에 단돈 1천만원으로 PC방을 창업했다. 내친김에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베이'도 론칭했다. 때마침 국내 원두커피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리면서 사업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창업 5년 만에 연매출 100억의 '대박'을 냈다. 절망의 끝에서 성공으로 전환한 그의 인생 그래프는 최근 새롭게 변곡점을 맞았다. 커피베이를 새로운 적임자에게 매각하고, 다시 출발점에 선 것이다. 질 좋은 원두를 저렴하게 공급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가성비 높은 안경으로 세계의 소비자들을 만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 스타벅스·맥도날드 같은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백 대표를 만났다. ▶아버님이 구미에서 유명한 의사셨다고요."산부인과 의사였어요. 당시 아버지가 '손이 떨어져 나갈 만큼 힘들다'고 했을 정도로 환자가 많고, 병원이 잘됐어요. 아버지는 고생했지만 반대로 자식인 저는 최고로 호사를 누렸지요. 학창 시절에 제가 밖에 나가면 '백원장 아들'이라는 걸로 만사통과였죠."산부인과 의사로 이름 날린 父親 덕에 풍족한 어린 시절호텔업 손대시며 IMF 덮쳐 대학 1년 때 집안 풍비박산전역후 母親 치매 등 막막…전공 살려 PC방 알바 생업▶ 왜 갑자기 집안이 어려워졌는지요. "제가 대학교 1학년이 되던 해였어요. 병원을 해서 돈을 많이 번 아버지가 호텔을 인수했는데, IMF가 터지면서 부도가 났어요. 그날로 모든 것이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가족도 뿔뿔이 흩어지고. 그때 입 하나 덜자는 심정으로 군대에 자원입대를 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이면 아직 어린데, 큰 충격이었겠군요. "네. 그렇지만 충격은 오히려 군대에서 전역하고 더 컸던 것 같아요. 군대에 있을 때는 먹고 자는 것이 해결됐지만 전역 후에는 내가 일해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현실에 대한 공포가 확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어머니마저 치매 판정을 받으면서 더욱 막막했습니다. 제 전공이 컴퓨터공학이었기 때문에 PC방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습니다."▶ PC방 아르바이트하면서 설움도 많았을 듯하네요. "일단 정말 잘살다가 완전히 바닥까지 가보니까, 돈에 대한 무서움이 느껴졌어요. 예전에는 돈이 필요할 때 아버지 병원에 가면 마치 현금지급기처럼 돈이 나왔거든요. 돈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었는데, 사회에 나가보니까 돈이 정말 무서운 거구나 느낄 수 있었어요. 돈을 벌어야겠다는 게 인생의 첫 번째 목표가 됐습니다."▶ 커피베이 프랜차이즈로 해외 진출까지 성공해 화제가 됐는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커피베이는 2009년 준비에 들어가 2011년 본격적으로 가맹점 사업에 들어갔어요. 올 초까지 전국 550개까지 늘어나면서 적잖은 바람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지요. 영어로 'Bay'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접점을 의미하는 만큼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커피베이는 질 좋은 원두로 가성비 높은 커피를 공급하고, 매장 운영에 문화적 요소를 담아 차별적 운영을 했어요. 봄이 되면 벚꽃 이벤트를 하거나 벚꽃향 음료를 내놓는 등 고객이 매장에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커피베이를 애정으로 키웠는데 매각할 때 아쉬움이 없었나요."평소에 저보다 더 잘 운영할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자리를 내놓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다양한 협력 툴이 있는 사업체가 운영함으로써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서 매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모든 창업자들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꽃'은 성공적 엑시트입니다. 사회 일부에서 매각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기업을 더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방편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대구경북에서 출발한 프랜차이즈가 많은 배경이 뭘까요.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전국적으로 외부 프랜차이즈가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이 두 곳 정도 됩니다. 대구경북과 광주호남지역인데요. 특이하게도 외부 프랜차이즈의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토종 브랜드들의 장악력이 큽니다. 그런 브랜드의 경우 외부에 진출해서도 생명력을 가지는데요. 지역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외부에서도 지속성장이 가능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29세에 명민·성실함 인정받아 1천만원으로 PC방 창업프랜차이즈 '커피베이'도 론칭…5년 만에 年 매출 100억최근 매각후 '대구 안경산업 명성 되찾으려' 또다른 도전▶ PC방, 커피에 이어 새 사업 아이템을 안경으로 정하셨다고요."오래전부터 쭉 생각해오던 아이템이었는데, 이번 달 매장을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한국은 지금 중국산 저가 물량에 밀려 주춤해졌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안경 산업 분야에서 세계 2위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안경 광학분야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가 자리 잡고 있고요. 안경산업 분야의 옛 명성을 다시 가져오고 싶어요. 안경을 사용하는 수요가 많고 중요한 데 비해 안경 산업은 구조적으로 선진화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질 좋은 안경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입니다."▶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순간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는지요."모든 기업들이 마찬가지일 텐데 매 순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다 그만두겠다는 적도 있었고, 당장 내일 월급을 줄 수 없어 암울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 상처들이 저를 성장시킨 원동력이 됐습니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떠올리면서 판단에 대한 기준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 사업이 끝날 것처럼 어려운 날도 있었는데, 오랫동안 준비를 했고, 이 분야에서는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문제의 본질을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포기하지 않기를 당부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젊었을 때와 다르게 사회가 너무 척박해지고, 어려워졌기에 뭐라고 말하기도 미안할 지경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든 사회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반드시 나옵니다. 저도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테지요.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분명히 전환점이 생길 테니 지금은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요."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어 5년 만에 100억 매출을 올린 구미 출신의 백진성 대표. 스타벅스, 맥도날드와 같이 누구나 알만한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연예가] 이달 개봉 '블루 자이언트'…재즈명곡 OST 미리 공개
이달 중순 개봉하는 재즈영화 '블루 자이언트'가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을 다양한 재즈곡들이 담긴 플레이리스트<사진>를 미리 공개했다. '블루 자이언트'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는 색소폰 연주자 '다이',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 초보 드러머 '순지'가 결성한 밴드 '재스'의 격렬하고 치열한 음악을 소개한 애니메이션이다. 재즈 팬들에게 인기 있는 클래식 명곡뿐만 아니라 영화 '블루 자이언트'를 위해 새롭게 탄생한 곡들 역시 공개한다. 일본 재즈 신의 선두주자이자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우에하라 히로미가 영화음악을 담당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연예가] 백종원, 넷플릭스와 손잡고 요리예능 '무명요리사' 제작
넷플릭스와 국민요리사 백종원<사진>이 만난다. 넷플릭스는 한국 요식업의 대부 백종원과 함께 요리 컴피티션 예능 '무명요리사'(가제) 제작을 확정 짓고,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한민국 요리고수를 찾아 나설 프로그램으로 미슐랭 셰프부터 단 한 번도 요리를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방구석 요리왕까지, '맛'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고루 참가할 수 있다. '슈가맨' '싱어게인'의 윤현준 PD가 기획을 맡았다. 백종원은 "우리나라의 미식 수준이 상당히 높지만 사실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매체를 통해서라면 대한민국의 고수들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미식 강국의 반열에 오르면 좋겠다"라며 프로그램 참여 의도를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고두심도 곧 초능력자로 이름 올린다…K-히어로물 열풍
초능력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평정했다. 최근 막을 내린 디즈니+ '무빙'을 비롯해 '경이로운 소문2' '기적의 형제' '소용없어 거짓말' '힙하게' '이번 생도 부탁해' 등 최근 방영된 히트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초능력자들이 등장했다. 조만간 소개될 '힘쎈 여자 강남순'과 '마이 데몬'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 방송을 대기하고 있는 작품들에도 초능력자들이 비중 있게 등장한다. 이처럼 초능력 콘텐츠가 인기를 누리는 배경에는 경제가 어렵고,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삶이 팍팍해진 현대인들이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영웅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한국형 히어로' 인기 쑥쑥 초능력 드라마의 선봉에는 최근 막을 내린 '무빙'이 있다. 조인성, 한효주, 류승룡 등이 초능력자로 변신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강풀 작가의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무빙'은 650억원을 투입한 20부작 드라마. 비행능력자, 재생능력자, 괴력의 소유자까지 다양한 초능력자의 세계를 현란한 화면으로 조명했다. 초능력을 가진 부모와 자식들이 힘을 합쳐 거대한 위험에 맞서는 과정을 밀도 있게 구성했다. 공개되자마자 커다란 화제를 모은 '무빙'은 해외 마켓에서도 쑥쑥 판매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 디즈니+가 제작한 콘텐츠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기록돼 시즌2 가능성도 부쩍 높아졌다. 지난 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힙하게'는 배우 한지민이 사람과 동물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얻으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닐슨코리아 시청률 조사에서 1회 5.2%로 출발해 최종회 9.3%로 성큼 올라 동시간대 1위를 지키는 등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얻은 수의사 봉예분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꿈꾸는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 범죄해결을 위한 공조수사를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수의사 예분이 반려동물 주인들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고, 납치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박진감, 소소한 감동까지 남겼다. 특히 인물의 엉덩이를 만지면 과거를 알게 된다는 설정이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방송 전 일부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방송이 시작되면서 논란은 잦아들었다. 악귀들과 싸우는 초능력자의 이야기 tvN '경이로운 소문2'도 한국형 히어로물로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시즌1이 OCN 드라마 최고의 성적을 낸 데 이어 3년 만에 방송된 시즌2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에서 7위에 올랐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에서는 보다 현란하고,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즌1에서는 정치인 비리, 갑질, 가정·학교폭력 등 사회적 문제와 연관된 악귀를 처단했다면 시즌2는 보다 강렬해진 악귀들과 초능력자 집단인 '카운터'와의 대결을 그렸다. 특히 시즌2에서 신입 카운터 나적봉은 소를 키우는 시골청년으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등 순박함과 순수함을 지닌 특이한 히어로로 인기를 모았다. ◆할리우드 영웅과 차별화 매력 초능력 열풍은 세대를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다. 국민배우 고두심도 초능력자 대열에 합세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고두심은 JTBC가 내년에 방영 예정인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뛰어난 예지몽 실력을 자랑하는 초능력자로 변신한다. 드라마에서 고두심은 초능력 가족 복씨 패밀리의 실세이자 불면증에 걸린 예지몽 능력자 복만흠을 맡았다. 만흠은 영웅 흉내를 내다가 이용만 당하고 죽은 조상이 수두룩하다는 걸 알기에 조용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사적인 욕심보다 대의를 위해 능력을 써야 한다는 아들 복귀주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예지몽을 이용해 야금야금 부를 축적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국드라마에서 사랑받은 초능력자 캐릭터는 할리우드를 상징하는 액션 히어로와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특징이 있다. 할리우드의 히어로들이 지구와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면 한국 드라마의 초능력자들은 가족과 이웃을 지키려는 영웅이라는 것. 드라마 '무빙'의 강풀 작가는 이와 관련해 "착한 사람이 이기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슈퍼 히어로가 아닌 한국형 히어로물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가 흘려버린,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길 바랐다. 가족이나 아들, 남편이나 부인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드라마 '무빙'에서 비행 초능력을 가진 봉석의 모습. 초능력자 집단인 카운터와 악귀들의 싸움을 그린 '경이로운 소문2'. 배우 한지민이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얻으면서 펼쳐지는 드라마 '힙하게'.
강동원 "연기가 점점 더 재밌어져요...글로벌 배우로 날고 싶어요"
올 추석 연휴 극장가의 최대 승자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이다. '천박사'는 연휴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개봉해 엿새 동안 136만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같은 시기 개봉한 '보스톤 1947' '거미집' 등과도 무려 2배의 격차를 벌였다. '천박사' 흥행을 견인한 배우 강동원은 어느새 활동 20년차를 맞은 40대 중견 배우다. 장인이 빚은 명품 도자기처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비주얼과 아우라로 영화계를 지키온 그는 '전우치' '검사외전' 등 출연작마다 수백만의 스코어를 빵빵 터트리기도 했다. '천박사' 영화 시사회를 마치고 만난 강동원은 특이하게도 나이 들어감을 즐기고 있었다. 젊은시절 미처 소화할 수 없었던 더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미국 등 해외 에이전시를 통해 글로벌 활동을 넓혀갈 계획도 하나둘 실행단계에 있었다. ▶'천박사'는 웹툰을 소재로 한 김성식 신예감독의 작품이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우선 소재와 시나리오가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감독님이 그리는 비주얼도 나쁘지 않았구요. 코믹하게 시작해서 중간에 좀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나고 거기에서 반전이 생기면서 약간 장르적인 변화도 생기는 그런 과정들이 매끄럽고 기승전결이 확실하다고 느껴졌어요. 미술 콘셉트 자료도 봤는데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습니다."▶원래 웹툰 원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나요?"네. 처음 시나리오 단계 때 얘기를 해줘서 알고 있었어요. 웹툰인데 컨셉트만 같고, 스토리는 완전 다르다고 했어요. 제가 웹툰을 보기도 했는데, 내용이 전혀 달라서 굳이 안 봐도 되겠다 싶어 다 보지는 않았어요. 저는 대본을 먼저 봤으니까 그냥 대본 본 대로 그 느낌대로 하면 되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준비를 했어요"▶대본을 보면서 '강동원을 위한 영화다' 이런 생각이 들었나요?"그렇게까지는 아닌데, 이거 제가 하면 재밌겠다라고는 생각했었어요. 제가 하면 약간 '전우치' 향수도 좀 묻어나면서, 어쩌면 '현대판 전우치' 같은 느낌이 조금 있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신인 감독이라서 부담감도 있었을텐데?"신인감독님들은 기존 영화계에서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가 있어 좋은 듯 해요. 작품 시나리오에서 새로운 지점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아요. 또 감독님들이 에너지가 넘치는 부분도 있어 재밌고, 기대감이 커요. 약간 복권 긁는 느낌 같은 재미도 있고요."▶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만화적인 표현이 살아있다. "저는 만화책을 엄청 많이 읽고 자랐어요. 어릴 적에 만화방에서 살다시피 했으니까요. 그래서 만화적 표현 같은 걸 좀 좋아하는 것 같긴 해요."▶퇴마사 역할을 맡았는데, 귀신을 믿나요?"개인적으로 믿는 편은 아닙니다. 저는 종교도 없고, 직접 점 보러 간 적도 없어요. '검은사제들' 촬영할 때 무당 분들을 인터뷰 했는데, 그때 무당분들이 사주팔자를 봐주셨어요. 잘 된다고 하셔서 기분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웃음)▶이번 영화에서 맡은 천박사 캐릭터를 보면 액션과 능청이 두드러진다. 어느쪽을 연기하는게 더 힘들었나요?"둘 다 어렵진 않았어요. 이번 작품은 초반에 컨셉 잡고 준비하는 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액션이 힘들기는 했는데, 진짜 액션영화에 비하면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사실 체력적으로 뛰는 씬들이 조금 힘들기도 했는데, 산속에서 혼자 뛰어가는 씬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통으로 덜어낸 것 같아요. 그렇게 뛰게 하더니…"(웃음)▶시사회를 마치고 "배우로서 나이와 연륜이 느껴진다"는 말을 해 화제가 됐다. 배우로서 나이들어 가는 것에 대한 소회를 말한다면? "캐릭터에서 성숙한 느낌이 들어서 한 말이에요. 정말로 경험과 세월이 어느 정도 얼굴에 묻어 왠지 사연이 더 있어 보이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도 이제 그동안 못했던 캐릭터들을 하게 될 텐데, 그 나이에 맞는 새로운 일을 하는 거니까 기대가 돼요. 이제 진짜 아저씨 캐릭터도 할 수 있고 그런 거죠."▶반대로 나이 들면서아쉬운 부분은 없나요?"이제 어린 캐릭터는 못하겠죠. 근데 어린 시절의 회상 씬 같은 경우는 CG의 도움을 받기도 하니까요. 지금 찍고 있는 영화도 과거 씬들이 좀 있는데, CG로 교정을 한다고 하더라고요."▶그동안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영화도 있었나요?"네. 두어번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 영화 시장이 점점 힘들어지는데, 무사히 넘어가면 좋겠어요. 최근 미국은 극장에 다시 사람들이 몰린다고 하던데 한국도 극장에 사람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앞으로 펼칠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 강동원 배우에게 연기란 무엇인가요?"긴 세월동안 많은 작품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연기가 편해지는 걸 느껴요. 제가 가지고 있던 단점을 보완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자유로워지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연기가 갈수록 너무 재밌어져요. 또 영화현장에서 한 곳을 목표로 모두가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게 너무 즐겁기도 하고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셀 수 없이 많은 작품을 했는데, 혹시 터닝 포인트가 되는 작품이 있는지?"영화를 찍는 게 정말 즐겁다고 느낀 건 이명세 감독과 '형사 Duelist'(2005)를 촬영하면서에요. 그때 영화라는 게 진짜 마법이 일어나는구나, 카메라와 조명의 기법만으로도 매직이 일어나는 것을 알았죠. 그때 이후로 더 영화라는 장르에 집중을 했었어요. 이 감독님은 제 영화의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생각을 하죠." ▶현실감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시사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요즘 관심있는 이슈는?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현실감 있는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고 제 세계에 갇혀 살면 연기의 균형감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최근에는 기후변화 같은 이슈에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영화계에도 적잖은 이슈가 있을텐데요?"아무래도 극장에 사람을 어떻게 돌아오게 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이슈인 것 같아요. 일부에서는 OTT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OTT 플랫폼이 생기면서 더 다양하고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홈 시어터 시스템이 좋아졌다고 해도 극장만큼 좋아질 수는 없기에 영화관에 더 많은 관객이 찾아오면 좋겠어요."▶혹시 잘생긴 외모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못 생겼다 보다는 좋아요.(웃음) '연기 잘한다'는 얘기가 제일 좋을텐데…. 큰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어쨌든 연기를 못하면 그런 얘기도 안 나올 것 같아요."▶20년차 배우가 되면서 촬영현장에서 가지는 무게감도 있을 듯 하다.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이제는 나이도 그렇고, 주연배우고 해서 현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위치가 됐거든요. 제가 기분이 안 좋아 있으면 후배들은 얼마나 불안할까요? 촬영현장에서 일단 최대한 기분 좋게 있을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원래 현장에서 늘 기분좋게 있는 스타일이라…"▶배우 강동원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일까요?"가능하면 많은 작품을 남겨두고 싶어요. 글로벌 활동도 키워보고 싶어요. 어차피 배우가 됐고, 20년간 일했으니까 이제는 죽기 전에 전세계에 재능 있는 분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서 일해보고도 싶어요. 지금도 미국이랑 매니지먼트 계약맺고, 주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좋은 프로젝트 개발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주연배우 강동원. '연기의 맛'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글로벌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주연배우 강동원. '연기의 맛'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글로벌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 강동원.
이동중·차례후 언제든 편하게…정주행 부르는 '맛난' 프로그램 가득
넷플릭스가 차린 '만찬'추석 차례상을 올린 후 영화관으로 향하는 것이 예전의 연휴를 보내는 '국룰'이었다면 이제는 'OTT'를 선택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국내외 OTT들도 명절 대목을 앞두고 '맛있는'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했다. 추석 연휴 이동길에 데이터가 걱정된다면 '콘텐츠 다운로드' 기능을 주목하는 것도 방법이다. 태블릿 및 스마트폰에 설치한 OTT 앱을 실행한 후 저장하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 저장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미리 저장만 해두면 와이파이 문제로 영상이 끊어질 걱정도, 데이터가 새어나갈 틈도 없이 이동길에도 정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상금 5억 건 12인 두뇌 서바이벌스타PD 정종연의 '데블스 플랜'한국형 활극 '도적:칼의 소리' 등예능서 영화까지 다채롭게 편성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더 지니어스'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스타PD 정종연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12인의 플레이어는 배우 하석진, 바둑 기사 조연우, 아나운서 이혜성, 배우 이시원, 가수 승관, 의사 서유민, 변호사 서동주, 방송인 박경림, 포커 플레이어 김동재, 1세대 프로게이머 기욤, 과학 유튜버 궤도, 여행 유튜버 곽준빈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최고의 능력을 증명한 이들은 최대 5억원이라는 상금을 걸고 최고의 두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예측 불가능한 서바이벌 게임을 펼친다. 승리를 위한 그 어떤 플랜도 가능한 이곳에서 살아남을 최후의 1인은 누가 될 것인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웨스 앤더스 감독의 신작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등을 통해 환상적 미장센을 선보인 감독과 '파워 오브 도그' '셜록'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만나 매력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41세의 부유한 독신남 헨리 슈거는 눈을 가리고도 엑스레이처럼 모든 걸 볼 수 있는 특별한 투시력을 얻게 된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삶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도박장으로 향하는데….한국형 웨스턴 액션 활극 '도적:칼의 소리'는 광대한 스케일과 섬세한 미장센으로 화제가 되는 작품이다.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를 배경으로 소중한 사람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격동의 시대, 거친 황야의 땅 간도에서 벌어지는 총격전과 너른 대지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마상 액션은 물론 활, 칼, 도끼, 낫, 맨손 격투까지 현란하고 스타일리시한 시퀀스가 매화 다채롭게 펼쳐진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뭉친 도적단의 두목 이윤으로 김남길이 분한 것을 비롯해 서현, 유재명, 이현욱, 이호정이 1920년 간도에서 다양한 사연으로 얽히게 되는 인물들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제작진은 황량한 간도를 재현하기 위해 공기 중 부유하는 모래먼지와 태양 빛이 담긴 황색을 주 색감으로 잡았다. 또 2.40:1 시네마스코프, 드론, 광각렌즈 등으로 광활한 자연을 표현했다. 이밖에 방음이 하나도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의 동거 아닌 동거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영화 '빈틈없는 사이', 아름다운 섬에서 수상 비행기를 운전하는 파일럿 데이나와 그녀의 항공사를 매각할 목적으로 파견된 윌리엄이 사랑에 빠지면서 펼쳐지는 영화 '하늘 위에 사랑이' 등이 올 추석 넷플릭스를 통해 찾아온다. 디즈니+·웨이브 등의 '성찬'디즈니+ 야심작인 '최악의 악'과외앱 토막살인사건 등 추적웨이브의 다큐물 '악인취재기'티빙 '짱구는…' 골라보는 재미 '카지노' '무빙'을 연달아 히트한 디즈니+는 한류스타 지창욱과 떠오르는 신예 위하준·임세미 등을 내세운 야심작 '최악의 악'을 올 추석 비장의 카드로 준비했다. '최악의 악'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인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한동욱 감독은 '부당거래'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에서 조감독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날카로운 심리전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아슬아슬한 인물의 감정선까지 세밀하게 챙기는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1990년 서울, '강남 크리스탈'로 불리는 신종 마약이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퍼져나간다. 경찰 준모는 마약의 출처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건을 맡게 되는데…. 웨이브는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로 추석 연휴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 계획이다. 악인의 실체를 추적하고, 폭로하는 내용의 악인취재기는 웨이브가 JTBC탐사보도팀과 협업해 만들었다. 취재진은 온갖 의혹과 음모로 악취 나는 사건 현장을 추적해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악인들의 실체를 까발린다. 기존 뉴스의 틀과 형식적인 보도문법에서 벗어나 어둠 속에 감춰지고 가려진 악인들의 추악한 실체를 수면 바깥으로 낱낱이 끄집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회는 '과외 앱 토막살인사건'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정유정 사건을 내보낸다. 정유정이 체포 직후 호송차에서 자신의 친부와 통화한 음성, 그리고 범행 3일 전에 살인을 예고하는 듯한 목소리 등 실제 음성을 공개한다. 강철같은 사나이들의 모습을 그린 '강철부대 시즌3'도 웨이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시즌2 우승팀인 육군특수전사령부를 비롯해 제707특수임무단, UDU해군첩보부대, USSF미특수부대까지 총 6개의 부대가 출전해 최강자전을 펼친다. 티빙에선 온 국민이 사랑하는 캐릭터인 '짱구'를 만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최신 극장판인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는 출생의 비밀로 하루아침에 닌자 가문의 후계자 '진구'로 불리게 된 짱구가 세상의 중심인 '지구의 배꼽'을 수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어드벤처 영화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의 30번째 작품으로 지난 5월 국내서 개봉했다. 작품마다 무한 변신에 도전하는 짱구가 이번에는 닌자가 돼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다섯살 짱구의 인생을 뒤흔드는 놀라운 출생의 비밀이 공개된다. 왓챠는 거대한 공룡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인 '쥬라기 월드'의 속편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을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폐쇄된 쥬라기 월드에 남겨진 공룡들이 화산 폭발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존재해선 안 될 위협적인 공룡들까지 세상 밖으로 출몰하는 위기 상황을 다뤘다. 다양한 형태의 공룡들의 모습과 압도적인 스케일의 블록버스터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데블스 플랜'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도적:칼의 소리' '최악의 악' '짱구는 못말려: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악인취재기'
하정우 vs 강동원 vs 송강호 '한가위 스크린 대첩'
올 추석 극장가는 풍성한 가을 들녘만큼이나 다채로운 상차림을 차렸다. 송강호, 강동원, 임시완, 강하늘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오랜만에 야심작으로 돌아왔는가 하면 공포, 코미디, 역사극,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가 긴 추석 연휴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터닝포인트를 맞을지 관심이다. 추석 극장가를 장식하는 작품들을 모았다. ■ 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임시완·하정우 출연/108분영화 '쉬리'로 1999년 한국영화에 첫 천만관객을 불러모은 강제규 감독의 야심 찬 복귀작. 우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마라토너 손기정과 서윤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울분의 역사 뒤안에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고자 하는 인물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다. 실감 나는 마라톤 코스 구현을 위해 호주 로케이션 등 철저한 고증이 담겨 보는 재미를 더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발휘한 하정우,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임시완, 극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은 김상호 등 배우들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 김성식 감독/강동원·이동휘 출연/ 98분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장 높은 예매율을 기록한 작품. 25일 오전 기준 사전 예매량 11만104장을 기록했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참신한 소재, 박진감 가득한 모험과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하다. 특히 '천박사'로 분한 강동원은 능청스러운 연기와 위트 넘치는 매력으로 첫 장면부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천박사의 기술 파트너로 분한 이동휘와의 티격태격 연기도 볼 만하다.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귀신은 믿지 않는 천박사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가짜 퇴마 의식을 벌이며, 의뢰받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어느 날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 찾아와 거액의 수임료를 내놓으며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한다.■ 거미집 김지운 감독/송강호·전여빈 출연/132분영화 '거미집'은 올해 '칸 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세계 영화 관객을 먼저 만났다. '달콤한 인생'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 이은 김지운 감독의 세 번째 칸 영화제 초청작이다. 팬데믹 이후 영화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영화' 그 자체가 소재인 '거미집'은 칸을 찾은 수많은 관객과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 적잖은 화제가 됐다. 1970년대, 주인공인 영화감독 '김열'은 영화를 다 찍고 나서 꾼 꿈에서 강력한 영감을 받고 이틀만 새로 더 찍으면 걸작이 될 것 같은 근거 없는 확신에 사로잡힌다. 재촬영 장면에 대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몰이해와 재촬영 자체가 성가신 제작사, 검열의 압박 등 사방의 적들에게 포위된 김 감독은 자신의 비전을 실현시키려 좌충우돌하며 우스꽝스럽고 눈물 나는 활약을 한다. ■ 더넌2마이클 차베즈 감독/타이사 파미가·보니 아론스 출연/109분공포물에 대중성을 가미해서 잔인함은 덜어내고, 가족애와 어드벤처적 스토리를 입힌 '컨저링 유니버스' 작품. 북미 개봉 후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25일 기준 동시기 개봉 외화 중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더넌2는 루마니아 수녀원 사건 4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수녀 모습을 한 악마가 다시 나타나면서 드러나는 공포와 충격적 진실을 그렸다. 1956년,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 신부가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아이린 수녀는 4년 전 자신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악마의 기운을 느낀다. 어두운 밤, 계속해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건들 가운데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는데….■ 가문의 영광:리턴즈 정태원·정용기 감독/윤현민·유라 출연/99분'가문의 영광' 시리즈 전편을 제작하고,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을 연출한 정태원 감독과 정용기 연출이 함께 메가폰을 잡았다. 시리즈 누적 스코어 2천만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시리즈다. 가문의 수장 '홍회장'에게 골칫거리가 딱 하나 있는데, 비혼주의를 선언한 막내딸 '진경'이다. 어느 날 진경은 처음 본 남자 '대서'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씨 가문은 일등 사윗감의 조건을 두루 갖춘 대서와 진경을 결혼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온갖 음모를 꾀하는 예측 불허의 스토리 전개로 한바탕 웃음을 선사한다. 장씨 가문에 던져진 지상 최대의 과제, 세기의 결혼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30일 남대중 감독/강하늘·정소민 출연/119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0월3일 개봉하는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지 못해 마침내 남남의 길을 선택한 '정열'과 '나라'가 동시에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반전을 그린 코믹물. '동반기억상실'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지금껏 본 적 없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영화 같았던 첫 만남 이후 심장 터지는 로맨스를 펼쳤던 커플은 이제 피 터지는 신경전으로 하루하루 전쟁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마침내 남남이 되기로 한 이들은 완벽한 이별을 30일 앞두고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다. 영화 '스물'에서 아름다운 케미를 보여준 강하늘·정소민이 이번 작품에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커플로 또 한 번 꿀케미를 선사한다. '명절엔 코미디' 공식을 입증할지 관심이다. ■ 잠 유재선 감독/이선균·정유미 출연/ 94분지난 6일 개봉이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9월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팀에서 일한 신예감독 유재선이 만든 이 작품은 관람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꾸준히 발걸음이 늘어났다는 특징이 있다. 관점에 따라 상상과 해석을 더할 수 있는 결말은 실관람객 사이에서 긍정적인 '결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복선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관객들의 N차 관람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정유미·이선균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탄탄한 장르적 재미까지 더해져 세대불문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일상 속 또 다른 여행지에 온 듯 '짜릿'
코로나 이후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계가 팝업스토어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영화의 개봉을 전후해 주요 세트와 굿즈 등으로 채운 팝업스토어를 운영함으로써 팬들에게 영화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입소문이 퍼지고,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팝업스토어가 영화, 드라마의 새로운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거미집' '천박사 퇴마연구소'27일 개봉 전 스튜디오 재현 오픈제작 현장·작품 장면 체험 마케팅대구 '스즈메의 문단속' 등 특별전◆영화 스튜디오 재현한 '거미집'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거미집'은 개봉도 하기 전에 팝업스토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제작사 측은 작품의 주 배경인 '신성필름'의 스튜디오를 서울 성수동에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다. 방문객은 입장하는 순간 마치 영화 속 감독으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감독 전용 의자인 디렉터스 체어에 앉아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영화의 대사를 직접 수정해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촬영 스태프로 분한 현장 직원은 생생한 안내와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거미집 팝업스토어에는 송강호·오정세·전여빈·정수정 등 출연진이 방문해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배우들은 감독의 손때가 묻은 타자기와 대본, 영화 포스터 등으로 꾸며진 내부를 보며 감탄사를 터트리고,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배우 송강호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보니) 작년에 치열하게 촬영하던 기분이 확 든다. 많이 방문해주시고 좋은 추억을 남기시길 바라겠다"며 방문소감을 남겼다. 오정세와 전여빈은 "영화 속은 물론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나선형 계단 배경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1호점 개관 강동원·이동휘·허준호 등 개성파 배우들이 만난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8일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영화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와 참신한 소재, 박진감 가득한 모험이 더해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팝업 스토어 '천박사 퇴마 연구소 1호점'은 다양한 체험존을 구성해 눈길을 모은다. 애정운부터 금전운까지 취향에 맞는 부적을 직접 꾸밀 수 있도록 한 코너와 함께 오늘의 행운 뽑기, 신입 연구원 명함 만들기 등 다양한 이벤트와 포토 부스까지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로 채웠다. 특히 영화의 콘셉트를 유쾌하게 풀어낸 부적 꾸미기 체험존에는 강동원,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의 친필 메시지로 제작된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OTT도 가세한 팝업스토어 디즈니+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은 최근 OTT드라마 '화제성' 1위를 달리고 있다. 갈수록 거세지는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팝업스토어 방문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 극 중 조인성과 한효주의 밀회 장소인 초록색 커피자판기가 시선을 끈다. 극 중 두식처럼 안전고글을 쓰고 사격연습을 하거나 이정하처럼 비행초능력을 가진 것처럼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무빙 팝업스토어는 지난달 5일부터 20일까지 열렸다. 이 기간 1만305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주최 측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다음 달 3일까지 앙코르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또한 '너의 시간 속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이는 대만 인기 드라마 '상견니'의 리메이크작으로, 방영 당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상친놈(상견니에 미친 사람)'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대구서 문여는 영화 팝업스토어서울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팝업스토어는 대구에서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아직은 초기인 만큼 다양한 전시와 체험을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더현대 대구는 인기 캐릭터 '짱구는 못말려' 시네마 퍼레이드 투어를 최근 성황리에 진행했다. 더현대 대구 지하 2층 팝업스테이지와 크리에이티브 라운지에서 짱구와 수지 대구 디오라마 피규어 단독판매에 이어 '대구 한정판 아트 엽서' 증정, 구매 금액별 중성 마녀 스마트톡, 금·은 짱구 피규어 증정 등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개봉해 554만명이 관람한 '스즈메의 문단속' 특별전시회를 오는 11월 개최할 예정이다.영화 홍보기획사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홍보 마케팅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관객체험형 공간인 팝업스토어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해 예능출연이나 기사화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시청자들이 직접 작품의 주요 장면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게 자리 잡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프라인 매장인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만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의 팝업스토어. 방문객들은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올 추석 개봉하는 영화 '거미집' 팝업스토어에서 송강호, 전여빈, 오정세, 정수정 등 주역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예가] 넷플 '탄금' 주연 이재욱·조보아
넷플릭스가 미스터리 멜로 사극 '탄금'(가제)의 제작을 확정하고, 캐스팅을 공개했다.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 '탄금'은 조선시대 거상의 아들 홍랑의 실종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진다. 누구보다 간절히 홍랑의 행방을 찾던 이복누이 재이와 비밀을 간직한 채 돌아온 홍랑이 점차 서로를 향한 우애인지, 연모일지 모르는 감정에 빠져드는 과정을 담는다. 장다혜 소설 '탄금:금을 삼키다'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신선한 얼굴이 두루 참여한다. 실종 12년 만에 돌아온 '홍랑' 역에는 이재욱,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 조보아가 이복동생 '재이'를 연기한다. 홍랑과 대립하며 재이와 삼각 로맨스를 벌이는 '무진' 역에는 정가람이 출연한다. 이 밖에 엄지원, 박병은, 김재욱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넷플릭스 미스터리 로맨스 사극 '탄금'의 출연진.
[연예가] "이제 카산드라로 못만나 아쉬워"
19일 막을 내린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에서 독보적인 개성으로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한 배우 박경혜〈사진〉가 종영소감을 전했다. 박경혜는 신묘한 분위기의 타로 술사 '카산드라'역을 맡아 극 중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으며 등장마다 시선을 강탈했다. 날카로운 촉으로 예상치 못한 긴장감을 불어넣는가 하면 의뢰인을 가장한 불청객이 나타날 때는 단호한 말투와 살벌한 눈빛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박경혜는 "현장 분위기가 매우 밝고 재미있었던 만큼, 이제 카산드라 캐릭터로 현장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참 사랑한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오랫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을 하면 설레고 기대된다"라며 시청자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박경혜
[출향인사를 찾아서] '청도 출신' 이승율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사장 "中주석 아들과 만남서 합석한 '낯선 이'…내 인생 송두리째 바꿔놔"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승율 이사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야구처럼 생각하고, 풀어나간다. 특히 어렵고 힘든 시기를 만날 때 '9회 말, 경기가 끝나야 끝난 것'을 읊조리며 이 악물고 견뎌 나간다고 한다. 조경 분야 사업으로 일찌감치 안정적 기반을 구축한 그는 우연한 계기로 동북아 평화정착 프로세스 구축에 발을 들였다. 동북아 국제협력을 통한 통일정책을 연구하고, 국제 콘퍼런스와 정책 세미나, 장학사업 등 민간차원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메신저로 폭넓은 행보를 확장해가고 있다. 그가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국제관계에 중요한 족적으로 남고 있는 것이다.◆야구가 가르쳐준 인생 청도 출신의 이 이사장이 야구를 처음 접한 것은 대구중앙초등 친구들과 골목 야구를 하면서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밤늦도록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야구에 '미친' 날들을 보냈다. 5학년 때 선생님의 제안으로 야구부에 가입했다. 물 만난 듯 신나게 던지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홈런도 빵빵 터트렸다. 그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무렵, 대구에는 미 8군이 주둔하고 있었는데, 사병들이 여가 시간에 야구를 하는 것은 흔한 풍경이었다"며 "대구가 다른 도시에 비해 야구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이처럼 야구 보급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북고 야구반 주장으로 활동한 그는 '공부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학생'으로 이름을 날렸다. 어릴 때부터 몸으로 체득한 야구의 정신은 평생의 사표로 남아 있다. 이 이사장은 "야구를 통해 배운 교훈은 크게 3가지"라며, "첫째 무조건 감독이 시키고 가르치는 대로 한다. 둘째 규칙과 명예를 존중하고 팀워크를 목숨처럼 지킨다. 마지막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뛴다. 지는 게임을 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소개했다. 초등 야구부원·경북고 주장까지 몸에 밴 야구 정신 '평생의 사표' 변곡점마다 "9회말 끝나야 끝난 것" 읊조리면서 야구처럼 풀어나가 불교철학으로 늦깎이 대학생활 조경 창업…여의도공원 등 수주◆절망 끝에 찾아온 반전다이내믹한 인생이었다. 놀랍게도 인생의 변곡점마다 야구가 있었다. 명문 경북고에 입학했지만 야구와 클럽활동에 빠져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자책감으로 오랫동안 큰 고통을 겪었다. 고교 졸업 후 8년 만에 불교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중3 때부터 만난 아내와 결혼해 첫 아이가 딸린 가장이었다. 대학에 와서도 혼돈과 실의의 날들이 이어졌다. 희망이 멀리 있다고 느껴지던 그때 운명처럼 다시 야구가 찾아왔다. 캠퍼스에서 후배들과 야구를 하면서 조금씩 인생의 희망을 찾은 것이다. 어두운 표정에 생기가 돌고, 절망 같던 시간이 견딜만한 것으로 바뀌었다. 이 이사장은 대학 4학년 때 조경 분야로 창업을 하게 된다. 빚쟁이에게 살 집이 넘어가고, 교통사고로 혹독한 시련도 겪었지만 특유의 부지런함과 신실한 경영에 힘입어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서울 여의도공원을 포함한 여러 개의 공원 사업과 대규모 테크노파크 건설사업 등을 수주하며 40대에 안정적 기반을 만들었다. 1990년 中에 사업제안 약속자리 대학 세워 조선족 꿈 돕고 싶단 김진경 연변과기대 설립자와 緣 설립 후원 이어 총장 등 맡아 운영 동북아평화·민족동질감 회복하려 신중한 민간차원 교류·협력 활동◆동북아 갈등 해소와 민족 동질감 회복 이 이사장은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양상쿤 국가주석의 아들인 양사오밍을 찾아갔다. 공교롭게도 약속이 중복돼 '낯선 이'와 합석을 하게 됐다. 이날 만남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칭다오에 골프장을 만들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는 그에게 낯선 이는 대학을 만들어 중국의 과학발전과 조선족 후대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날 만난 분이 김진경 연변과학기술대 설립자예요. 저도 모르게 이야기에 홀연히 빠져드는 경험을 했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는 그의 모습에 존경의 마음이 생겼다고 할까요. 처음에는 형편껏 약간의 후원을 해야지 했는데, 30여 년이 지나고 보니 어느새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고 말았습니다." 짧은 만남 이후 그의 삶은 확연히 달라졌다. 동북아의 갈등 해소 및 민족의 동질감 회복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이다. 연변과학기술대, 평양과학기술대 설립 후원에 이어 부총장, 총장 등을 맡아 안정적 운영에도 나서고 있다. 또 동북아 관련 자료를 아카이빙하고, 책으로 발간해 자료로 남기고 있다. 특히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을 만들어 통일교육, 보건의료 돌봄사업,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문화사업, 장학사업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북 간 상호 유익한 길 찾아야"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고, 미중 갈등도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이사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동북아 관계는 무엇일까. "나라별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정부 대 정부는 강 대 강으로 나가더라도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의 길은 좀 더 신중하게 확장해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독실한 기독인인 그는 헨리 나우헨이 쓴 '상처 입은 치유자'의 한 대목을 인용해 자신의 삶과 종교, 철학을 이야기했다. "크리스천 리더십의 처음이자 끝이 되는 핵심은 남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젊은 날에 제가 겪었던 정신적 방황, 열등감, 좌절감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던 조선족, 고려인 청년들을 끌어안고 함께 울고 웃으며 오히려 나 자신이 치유되고 정상화되는 체험을 얻었습니다. 남북 간에 상호 유익한 길을 찾고 또한 그 길이 지속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제가 지켜야 할 최선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대구경북, 큰 그림을 갖고 수도권 집중에 맞서야" '지방소멸' 대응이 대한민국의 과제로 떠올랐다. 대구 237만, 경북 260만명으로 대구경북의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경북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개 지자체가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됐다. 이 이사장은 수도권 블랙홀에 맞서 대구경북이 큰 그림을 그리며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부산이 가덕도 신공항을 만들고, 부산·울산·경남을 묶어 동남권의 관문으로 성장할 야심 찬 기대에 부풀어 있다. 대구경북도 이에 맞서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안들이 나와야 한다. 낙동강 제방둑을 고속도로화하여 대구·구미·안동까지 이어지는 영남 내륙형 스마트시티 벨트를 만들고, 여기에 T자형으로 대구, 경주, 포항을 연결시켜 신산업 벨트로 만드는 일명 '경포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향 청도의 발전과 관련해선 '미생물을 활용한 첨단 바이오 산업'을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청정지역인 청도는 아름다운 풍광과 깨끗한 공기로 거주여건이 좋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낙후돼 젊은 층이 자꾸만 도시로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청도 감의 씨앗이 없고 농작물이 잘되는 것은 미생물이 풍부한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청도에 미생물을 활용한 첨단 바이오산업을 유치하고, 단지화하면 청정한 전원 풍경을 유지하면서 지자체의 세수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이승율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이사장은 동북아의 발전적 내일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국민 통일교육, 보건의료 돌봄사업,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문화사업, 장학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이사장이 자신이 쓴 동북아 관련 책을 들고 있다.
희망인재 장학생 가치관 경매…"'명사→동사형 꿈' 찾았어요"
"저는 집에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거나 대외활동 하는 것을 썩 내키지 않아 해요. 직업을 구한다면 돈이 많지 않더라도 제 성격과 어울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저는 어떤 직업을 찾아야 할까요?" 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의 멘토-멘티가 '진로와 직업'을 주제로 9월 월례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17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도서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장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조건을 얘기하고, 이를 들은 멘토들은 심리상담사, 유튜버, 연구원 , 건강보험평가 심사원 등 조건에 부합하는 다양한 직업군을 추천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직업 소개에 그치지 않고, 꿈을 구체화 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멘토는 멘티에게 원하는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학과를 진학해야 하고, 어떤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 정보를 제시했다. 또 의예과, 생명공학과, 심리학과, 컴퓨터공학과, 통계학과, 철학과, 간호학과 등 30여개의 관련학과에 재학중인 멘토들이 실제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고충과 만족감을 알려주는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멘토링을 진행했다. 특히 자신의 직업 또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경매 형식으로 살펴본 '가치관 경매' 프로그램은 참석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단순히 우선순위로 매겨지는 직업이 아니라 본인이 진정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핵심 가치를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처음에는 막연히 '의사'의 진로를 꿈꾸던 장학생이 다양한 핵심가치를 떠올림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삶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의사가 되겠다'라며 '동사형 꿈'을 가지게 됐다. 박현민 희망멘토단 입시부장은 "9월 행사는 하반기 새롭게 매칭된 멘토-멘티가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서로의 취미·형식·진로를 공유하면서 알아가는 동시에 멘티의 꿈을 응원하는 시간으로 준비했다. 형식적인 멘토·멘티 관계가 아니라 진정한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 모두들 열심히 참여해줘 잘 진행된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인재프로젝트는 영남일보가 대구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각오로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서 자라는 지역의 우수인재들에게 매달 장학금과 대학생 멘토링, 진로컨설팅 등 다양한 맞춤식 지원을 펼치고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남일보 희망인재프로젝트의 장학생과 대학생 멘토가 자신의 꿈을 경매형식으로 소개하고, 그 속에서 핵심적 가치를 찾아나가는 '가치관 경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권상우·김희원 경찰 콤비…디즈니+ 코믹물 '한강' 공개
디즈니+가 오리지널 시리즈 '한강'을 13일 첫 공개했다. 웹툰 원작의 시리즈 '무빙'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또 한 번 디즈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권상우, 김희원, 이상이, 배다빈, 신현승 등이 출연하는 '한강'은 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는 한강경찰대의 활약상을 담은 스펙터클 코믹 액션물이다. 한강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을 처리하는 한강경찰대의 면면을 담은 만큼 생동감 있는 수중액션을 선보인다. 또 하얀 물살을 가르는 시원한 쾌감과 아름다운 풍경이 청량감 있는 화면을 만들었다. 한강경찰대는 각종 단속부터 청소, 인명구조까지 한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책임진다. 어느 날 두진은 경찰로서 의심의 촉이 발동한다. 한강개발사업을 빌미로 범죄를 저지르는 유람선 회사의 수상한 정황을 포착한 것. 두진 일행은 경인리버크루즈 이사 '고기석'의 행적을 쫓기 시작하는데…. 권상우는 한강을 지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경찰 '두진'을 연기했다. 한강경찰대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몰랐지만 자주 접하는 한강의 이면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게 됐다는 권상우는 "생생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수중 신이 많아 10m 아래에 잠수해 들어가 수압을 이기는 훈련도 했다. 새로운 도전이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희원, 이상이는 이참에 요트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는 후문. 김희원은 "작품 속에서 계속 배를 운전해야 했다. 여름에 요트 자격증을 땄다. 그늘이 없는 한강에서 배를 타고 연습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배를 운전할 수 있게 되어 재미있었다"며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한강 권상우·김희원 등이 출연하는 '한강'은 한강 경찰대의 활약상을 담은 수중코믹 액션물이다.
'1947 보스톤' 주역들의 한마디
△임시완=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부담이 컸다. 서윤복이라는 인물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촬영 들어가기 2~3달 전부터 전문 코치를 통해 체계적인 마라톤 훈련을 받았다. 몸의 체지방이 6%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얻게 된 것은 영화를 하면서 얻은 또 다른 성과이자 즐거움이다." △김상호= "국가대표 마라톤팀의 지원군인 사업가 백남현 역할이다. 인물들의 삶이 뭉클하고 감동적이라 시사회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여담인데 손기정, 서윤복 등 영화 속 실존 인물들이 모두 90세를 넘기며 장수를 했다. 우리 영화가 개봉하면 우리나라에서 마라톤 열풍이 들불처럼 번지지 않을까 기대한다."△하정우= "국가적으로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목표를 이루고, 실현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힘든 오늘날 우리 사회와도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꺾이지 않는 의지와 용기, 그리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강제규= "대학시절 '불의 전차'라는 작품을 보고 달리기에 흠뻑 빠졌다. 관련 책자도 보고 관심을 두다가 영화까지 만들게 됐다. 맨발로 42.195㎞를 달려가는 마라토너의 마음, 느낌, 동작 등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고 달리는 모습이 인생의 그것과 사뭇 닮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1947 보스톤', 손기정·서윤복이 쓴 역사를 스크린에
되돌아보면 우리 역사에는 치욕적인 시절이 있었다. 이 땅의 자랑스러운 청년이 올림픽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해놓고도 정작 가슴에는 대한민국의 국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것이다. 1936년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손기정이 그러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암울한 시대를 겪은 그 시절 마라토너들이 최초로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기까지 감동실화를 다뤘다. 임시완, 하정우, 김상호 배우와 강제규 감독이 작품을 만들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영화 '쉬리', 전쟁영화의 교과서로 불리는 '태극기 휘날리며' 등 만드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은 강제규 감독이 이번에는 마라톤 영화를 내놓았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우리 역사를 바탕으로 한 실화 이야기다.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노력했던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렸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은 2시간29분1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나라를 잃은 일제 강점기 식민지의 국민은 일본인 '손 키테이'의 이름으로 시상대에 올라야 했다.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는 시상대에서 손기정은 수치심에 우승기념 화분으로 자신의 가슴에 있는 일장기를 슬쩍 가린다. 이 일로 기정은 일제의 탄압을 받게 되고, 마라톤 선수로서의 자격마저 박탈당해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처지가 된다. 1945년 광복이 되고, 세상은 재건의 기운으로 들썩인다.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서윤복 앞에 손기정이 나타나고, 밑도 끝도 없이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나가자는 제안을 건넨다. 일본에 귀속된 베를린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달려 보자는 것. 기정과 윤복은 험난한 여정 끝에 보스톤 대회에 출전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유니폼에 새겨진 국적은 그토록 갈망하던 대한민국이 아닌데…. 영화 '1947 보스톤'은 천만관객의 신화를 쓴 강제규 감독, 여기에 두터운 팬덤을 가진 임시완·하정우·배성우·김상호 등 실력파 연기자들이 힘을 합쳤다. '군도:민란의 시대' '공작' 등을 통해 시대상을 스타일리시하게 담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최찬민 촬영 감독과 '히말라야' '검사외전' 등의 작품에 참여한 박일현 미술감독이 가세해 1947년 서울과 보스톤을 배경으로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었다. 영화는 주인공을 가로막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어쩌면 식민치하를 겪은 국민에게 가장 큰 허들이자 빌런은 강대국들의 압력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어두운 시대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보스턴 1947 영화 '1947 보스톤'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첫 출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렸다.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닭띠 5월 21일 ( 음 4월 14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