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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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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 토크]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천우희 "강한 캐릭터 맡을 때마다 좋은 연기는 혼자선 할 수 없단 걸 알게 돼요"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는 무려 8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류준열·배성우·박정민·문정희 등 8명의 인물이 8층짜리 건물에 갇혀 누구도 상상 못한 위험한 게임에 참여한다. '더 에이트 쇼'는 심지어 OTT 시리즈도 8편으로 구성했다. 배우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 중 하나다. 당돌하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가진 그녀는 건물의 꼭대기인 8층에 거주하며 수시로 판을 뒤엎어 버리는 신스틸러 역할을 한다. 그녀가 맡은 '8층' 캐릭터는 광기로 뭉친, 좌충우돌하는 인물이다. 극 중 그녀의 말과 행동은 보통사람의 사고로는 쉽게 설명이 어렵다. 폭력과 공포가 난무하는, 모든 사람이 바짝 숨죽인 공포의 시간에도 그녀는 깔깔 웃으며 '재밌다'를 반복한다. 그녀는 2011년 영화 '써니'를 통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인사했다. (사실 독립영화 시절을 감안하면 데뷔 20년 차다) 이제 비로소 참 영화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는 천우희를 만나봤다."8층 꼭대기층 거주하는 파격적 인물 맡아제대로 놀아보겠다며 신나게 접근했지만여덟명 함께 드러나는 게 중요함 알게 돼센 캐릭터 어렵지만 배우로서 성장 느껴좋은 연기는 동료와 같은 방향 볼 때 가능"▶지난 17일 공개된 '더에이트 쇼 '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에서 2위를 차지했다. 호평을 받고 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2년 전 촬영한 작품이었는데, 드디어 공개돼 감회가 새로워요. 많은 분이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현재까진 반응이 나쁘지 않아 기분이 좋습니다."▶극 중에서 맡은 닉네임 '8층'인 인물은 감정의 진폭이 굉장히 크다. 쉽지 않은 배역인데,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있었을 듯하다. "선택할 때만 해도 그렇게 깊이 생각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왜냐면 일단 글이 재밌고, 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확하게 있었고, 무엇보다 제가 지금까지 접근했던 캐릭터와는 달랐기 때문에 그냥 단순하게 이 캐릭터에 빠져서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정작 출연을 결정한 후에 대본을 보니 쉽지가 않더라고요.(웃음)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도 들고, 진지하게 작업했어요."▶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었나."처음에 대본을 쭉 읽으면서 '이거 한 번 제대로 놀아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한 작품에서 본능과 유희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는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냥 머리 풀고 한번 제대로 놀아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했는데, 현장에서 연기를 할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캐릭터 분석을 할수록 저 한 사람이 아닌 8명이 함께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됐거든요. 그런 깨달음을 얻고 난 뒤부터는 제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조금씩 덜어내고, 이 작품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롤을 명확하게 해내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어요."▶자신을 버리고 전체를 살리려 노력한 듯하다. "네. 모두가 한 프레임 안에서 보일 수 있도록 연기적 접근을 했어요.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찾아서 불필요한 것들은 더 걷어냈어요. 조금은 단순할지라도 내 몫을 다하는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자신이 한 연기에 아쉬움도 있는지."솔직히 많아요. 하지만 다행이다 싶은 부분도 있어요. 개인적으로 '8층'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너무 현실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조금은 살릴 수 있었던 듯해요. 왜냐하면 8층의 캐릭터가 자칫 혐오스러울 수 있잖아요. 저는 제가 맡은 인물이 너무 미움받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보는 분들이 최대한 '저 인물이 저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라며 공감해주길 바랐어요."▶2011년 영화 '써니'에서 본드를 흡입한 고교생 연기를 리얼하게 보여준 것을 비롯해 그동안 역할들이 대체로 센 편이었던 듯하다. "맞습니다. 저도 왜 그런지 생각해봤어요. 나는 왜 자신에게 이렇게 어려움을 스스로 부여할까 생각해 봤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어려움을 스스로 부여해서 이겨내는 것 자체를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약간 변태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일정 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고통을 이겨냈을 때 성장하잖아요. 솔직히 편한 길을 가면 더 수월하고 즐거울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제가 추구하는 건 성장일 테니까요."▶이번 작품 '더 에이트 쇼'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사실 이번엔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정말 쉽지 않았어요. 촬영이 겹치게 되면서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부담이 컸어요. 작품에 모든 걸 다 걸고 싶은데, 에너지를 2개로 나눠 쓴다는 게 성에 안 차는 거예요. '내게 주어진 역할만큼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에 힘들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좀 웬만한 것들은 인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최근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딴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어느 날 되돌아보니 그동안 저는 쭉 연기만 했어요. 스트레스가 있어도 일기 쓰고, 고요하게 생각을 하면서 풀었어요. 어느 순간 저를 봤더니 무언가를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배우인데, 배우란 인간을 가장 잘 표현해야 되는 직업인데, 나는 내 삶을 잘 살고 있는 건가 수없이 묻고 또 물었어요. 그래서 올해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고 수시로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다시 떠나고 싶어요."▶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와 함께 역시 주연으로 출연한 JTBC 주말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나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감이 궁금하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까지 주시니 너무 감사한 일이죠. 다만 지금까지 저는 제가 맡은 모든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나름 잘해왔다고 자신하거든요. 그리고 앞으로도 무슨 역할을 맡든지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이번에 자신감을 좀 얻었다고 할까요. 서로 다른 작품, 다른 캐릭터로 출연을 했는데 둘 다 반응이 좋다는 것이 너무 기뻐요."▶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천 배우가 연기자로서 자신만의 길을 잘 찾아가는 듯하다는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무엇인가."좋은 연기를 정의 내리기란 너무 어려운데 분명한 것은 배우 혼자 만들 수 있는 연기는 아니라는 것이에요. 예전에는 '내가 무언가 굉장히 노력하고, 연기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연기를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작업해야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 부분은 정말 현장에서 맞닥뜨려서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도 해요. 궁극적으로 좋은 연기를 하려고 노력은 하되, 좋은 연기는 결국 운이구나 라고 생각해요."▶연기자로서 올해 계획한 것이 있다면."지금 잡아둔 일정을 마치면 여행을 떠날 거예요. 올해 목표는 새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 매달 여행을 떠나는 거예요. 가장 먼저 몽골에 가서 밤하늘의 쏟아지는 은하수를 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게 왜 오지를 가고 싶어 하냐고 묻던데 이상하게도 저는 모험을 하고 싶어져요. 연기도 그렇고, 여행도 그렇고 뭔가 미개척지를 찾아가는 설렘이 있잖아요."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더 에이트 쇼'에서 당돌하고 자유분방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천우희. 그녀는 현재 잡힌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몽골 초원으로 가 밤하늘의 쏟아지는 은하수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이 더빙하고 입장료는 천원…영화가 펀해진다
신작 영화들이 최근 개봉을 앞두고 관객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단순히 영화 내용을 알리는 전통적 홍보방식에서 벗어나 영화 내용을 담은 팝업 전시회를 열고, 관객을 더빙에 참여시키는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1만5천원 안팎인 영화가격을 파격적으로 1천원에 책정한 숏폼영화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관객 참여하는 더빙 이벤트 다음달 1일 개봉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바커스:슈퍼스타가 될 거야'는 개봉에 앞서 특별하고 색다른 이벤트를 마련했다.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실제 애니메이션 녹음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주는 더빙 이벤트를 기획한 것.6~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열린 더빙 이벤트는 아직 글을 완전히 읽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대본을 읽고 실제 녹음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아이들이 한줄씩 따라하면서 더빙을 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음으로 녹음실을 찾은 어린 관객들은 낯선 환경에서 처음 접한 녹음부스, 마이크, 모니터에 놀라는 것도 잠깐, 이내 전문 연기자에 버금가는 목소리 톤으로 환상적인 녹음을 마쳤다는 후문. 주최측은 이번 더빙 이벤트에 대해 아이들이 단지 하나의 경험을 한다는 것에서 나아가 온 가족이 영화녹음을 해봄으로써 행복한 기억을 공유하는데 의미를 두었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 이벤트 영상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개봉전 팝업 전시로 관심 UP다음달 12일 개봉하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는 영화를 개봉하기 전 서울의 더현대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먼저 열어 눈길을 끌었다. 2015년 개봉한 전작은 형체가 모호한 '감정'을 소재로 기발하고 발칙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인크레더블2 '팝업스토어는 다양한 캐릭터와 볼거리, 굿즈 상품을 전시해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영화의 주된 배경인 감정 콘트롤 본부의 콘솔을 만들어 방문객이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이 전편의 주요장면을 감상하고 '최애 캐릭터'로 손꼽힌 '빙봉' 등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2편에서 새로 선보이는 '불안' '당황' '따분' '부럽' 등의 캐릭터도 체험존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운영되는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그렸다. 어느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고, 이로 인해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이 계속 충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최측에 따르면 현재 개봉 전 팝업스토어 행사는 1차, 2차 사전예약 모두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러닝타임 13분, 관람료 1천원 '스낵무비''범죄도시2' '나의 해방일지' 등에서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선보인 배우 손석구가 공동제작 및 연기한 '밤낚시'는 새로운 형태와 문법으로 관객들을 찾아오는 영화다. 오는 14일 개봉을 확정했는데, CGV단독으로 14~16일, 21~23일까지 2주간 개봉한다.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밤낚시'는 러닝타임이 12분59초로 매우 짧다. 최근 유행하는 유튜브 숏영상처럼 짧은 호흡으로 제작했으며, 독창적 기법을 도입해 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제시한다는 욕심이다. 특히 기존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기 위해 '자동차의 시선'을 담아 촬영했다. 배우 손석구는 영화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뭔가를 낚기 위해 나선다. 그는 특유의 날선 연기와 카리스마로 화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또 '세이프'로 한국 최초 칸 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문병곤 감독이 이 영화로 단편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자신만의 고집스런 화면을 지켜온 조형래 촬영감독이 으스스하면서도 어딘가 신비스러운 화면을 선사한다. 또 영화 '밤낚시'는 단돈 1천원의 관람료를 책정해 기존 영화관의 공식에서 벗어났다. 영화가 성공하면 빠르게 부담없이 즐기는 스낵무비가 본격 등장할 조짐이다.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애니메이션 '바커스:슈퍼스타가 될거야'는 6~7세 어린이 관객을 대상으로 영화 더빙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12일 개봉하는 '인사이드 아웃2'는 영화를 개봉하기 전에 미리 팝업 전시장을 오픈했다. 배우 손석구가 제작하고 출연한 영화 '밤낚시'는 러닝타임 13분, 관람료 1천원을 책정해 눈길을 모은다.
전지현·강동원 만난다…디즈니+ '북극성' 내년 공개
디즈니+는 전지현·강동원을 투톱으로 내세운 초대형 프로젝트 '북극성'을 내년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를 확정했다.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북극성'은 외교관이자 전 주미대사로 국제적 명성을 쌓은 문주(전지현)가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거대한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 과정을 그린다. '북극성'은 배우는 물론 제작진 모두 초특급으로 진용을 꾸려 눈길이 쏠린다. 영화 '헤어질 결심' '아가씨'를 쓴 정서경 작가는 각본을 맡았고, '눈물의 여왕' '빈센조'의 김희원 감독과 '범죄도시4'의 허명행 감독이 공동연출로 나선다. 국제용병, 암살사건, 남북관계 등 소재 만으로도 스케일 큰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강동원은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매직' 이후 20여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전지현(왼쪽)과 강동원.
이제훈·구교환 '탈주' 해외 163개국 선판매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제훈 주연의 영화 '탈주'가 개봉 전에 대만, 필리핀, 홍콩, 베트남, 북미, 영국, 폴란드 등 해외 163개국에 선판매 되면서 휘파람을 불고 있다. 영화 '탈주'는 북한병사 규남과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강렬한 추격 액션과 짜임새 있는 구성에 힘입어 영화팬들 사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판매가 늘어나면서 각국 배급사의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북미지역 배급사 Well Go USA는 "영화 '탈주'는 자유를 추구하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인간의 노력과 희망의 힘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영화"라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또 독일지역 배급사 스프렌디드 필름 역시 이제훈, 구교환이 보여줄 강력한 추격액션에 큰 기대를 표했다. 영화 '탈주'는 7월3일 국내 개봉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이제훈 구교환
[출향 인사를 찾아서] '김천 출신 대구 성장'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대한민국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짧은 기간에 괄목할 성장을 이룬 국가다.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눈부신 성장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대한민국이 거둔 화려한 영광의 이면에는 '한강의 기적'과 '세계화의 기적'이 있다고 말한다. 김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중고를 다닌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역임했다. 일본 경제에 대한 국내의 대표적인 석학인 그는 "1990년대 초 일본서 유학할 때만 해도 우리가 일본보다 잘 살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라며, "위기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은 한국인의 기질이 짧은 시간에도 기적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포철장학회 일본 유학생김 원장의 인생 여정은 좀 남달랐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다.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 어느 날이었다.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의 비서실장이 지도교수를 찾아왔다. 대학원생 중에서 제철장학회 일본 유학생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당시 서울대 경영대 졸업생들은 대부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일본 유학을 생각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조교를 통해 이 소식을 들은 그의 마음은 심하게 흔들렸다. 유학을 가고 싶어도 돈이 없던 그에게 절호의 찬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학금 조건이 파격적이었다. 학비와 생활비는 물론 일본어 연수비와 일본 내 여행경비까지 지원해줬다. 또 장학금 지원에 대한 요구 조건이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냥 일본을 마음껏 공부해보라는 굉장히 파격적인 장학금이었다. 포철 장학생으로 일본에 갔지만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 특히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수시로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론과 실제의 간극에서 오는 혼란도 컸다. 학교에서 읽은 책이나 경영사례들은 모두 일본경제를 칭찬하는 것이었지만 이미 불황기에 접어든 일본의 현실은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도교수의 동의를 얻어 도서관이 아닌 기업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연구를 진행했다. 생생한 현장감이 담긴 그의 논문은 일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나고야 상과대학을 거쳐 일본 최고의 국립대학 중 하나인 쓰쿠바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굴지의 일본 기업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 인생의 길을 인도한 것은 대구 대륜중학교 은사였어요. 시장경제에 혜안을 가진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어렴풋하게나마 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日 경제분야 국내 대표 석학서울대 경영대학원 재학 중포철장학회 '日유학생' 선발日교편·굴지 기업지도 이력 시장경제 관련 남다른 혜안대륜중 은사 영향 진로 결정늘 "뼛속까지 영남사람" 자부文정부 땐 靑 경제보좌관도최빈→개도국 '한강의 기적'선진국 도약 '세계화의 기적'전세계 '최단기간' 괄목성장지금 한국경제 중요한 기로◆ 한국·일본, 닮은 듯 다른 나라 김 원장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매우 닮은 듯 아주 다른 나라다. 동아시아에 나란히 이웃한 두 나라는 국민들의 외모가 비슷하고, 타고난 부지런함과 명석한 두뇌로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뤄낸 공통점이 있다. 또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저성장과 인구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도 닮은 점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두 나라는 위기에 맞서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다. "일본은 한때 서독을 추월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어요. 1989년만 해도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기업 20곳 중에 NTT, 도시바, 소니, 히타치와 파나소닉 등 14곳이 일본기업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기업들이 썰물처럼 사라지고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요. 이처럼 속절없이 추락한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훨씬 더 역동적인 궤적을 보이고 있어요."김 원장은 한국이 겪은 두 번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언급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첫 번째 성장을 통해 세계 최빈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으며, '세계화의 기적'을 겪으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했다."한국과 일본은 세계화의 과정에서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일본은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침체의 시그널이 찾아왔을 때 자국의 내수 시장에 집중했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잃어버린 30년'이 찾아왔지요. 반대로 한국은 현실에 무릎 꿇지 않고 오히려 눈을 돌려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로 나아갔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와도 수교를 맺고, 포용함으로써 시장을 널리 확장시킬 수 있었죠."그는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기까지 대구경북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을 주도했다면,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통해 세계화의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장을 주도한 배경에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TK, 포용성을 갖고 세계로 나아가야"한일중 정상회의가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4년5개월 만인 지난 26~27일 서울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공동이익이자 공동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뚜렷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으면서도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원장은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지금 한국경제는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섰다. 세계화의 기적을 이룬 한국 기업들이 북방영토까지 개척했지만, 자칫 잘못하면 어렵게 만든 시장을 잃어버릴 위기에 놓여 있다"라며 "한국 기업과 우리 국민을 위해서 정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친미, 친일을 넘어 친중, 친러까지 포용하는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뼛속까지 영남사람'이라고 표현한 김 원장은 대구경북이 다시 도약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구가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견인한 원동력이 된 지역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할 사실이에요. 세계화의 길을 연 것도 대구경북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때부턴가 포용보다는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는 구조가 되어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세계화라는 것은 상대에 대한 인정이고 포용입니다. 세계화의 길을 연 노태우 대통령을 배출한 대구경북이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보다 진취적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고, 세계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이 대구에서 성장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스크린 위 담담하게 풀어낸 다양한 욕망 '정욕'…29일 개봉
2024년 기준 전 세계 인구는 81억1천883만5천999명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 속에는 다양한 성향을 가진 이들이 섞여 있다. 각자가 추구하는 욕망의 편린이 서로 다른 것이다. 일본 영화 '정욕(正欲)'〈사진〉은 이처럼 다양한 인물군상의 욕망을 통해 인간이 흔하게 생각하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바른 욕망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원작자 아사이 료는 일본 문학계가 주목하는 전도유망한 작가다. 2009년 데뷔소설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곧장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그는 2013년에는 소설 '누구'를 통해 23세 어린 나이로 권위 있는 제23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동명의 원작소설 '정욕'은 아사이 료의 10주년 기념작이면서 작가에게는 5번째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감독 기시 요시유키가 영화 속에 펼쳐놓은 등장인물은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들이다. 사회적 연결의 중요성을 믿는 검사 '히로키'는 유튜버가 되기 위해 등교를 거부하는 아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타인과의 연결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삶을 고집하던 '나쓰키'는 동창생 요시미치의 귀향 소식을 듣고 설렌다. '다이야'는 댄스 동아리 활동으로 주목받지만 스스로를 구제불능이라 부르며 이성과의 만남을 거절한다. 이처럼 각자의 터전에서 살아가던 이들은 예기치 않은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삶에 개입하게 된다. TV버라이어티와 다큐멘터리 등으로 경력을 쌓은 감독은 차분하고, 담담한 연출로 '다양성'이란 무엇인가를 관객 스스로가 질문하게 만든다. 29일 개봉.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정욕
물 오른 극장가…천만영화 '바통터치' 대기 중
'파묘' '범죄도시4' 등 연이은 천만영화의 히트로 한국 극장가는 업된 분위기다. 지난 몇 년간 영화관들이 코로나로 긴 침체를 겪은 만큼 대작들의 잇단 히트는 긴 가뭄 끝에 만나는 단비처럼 달콤하고 반가웠다. 이제 극장가의 관심은 대작들의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 히트작에 쏠린다. 스릴러, 범죄, 드라마, 코미디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다음 달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죽은 사람을 AI로…탕웨이·수지 등 초호화 캐스팅 '원더랜드'유튜버 트렁크 납치극 '드라이브'…해외 영화제서 선공개도 하정우·여진구 주연 여객기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 '하이재킹'◆죽은 사람 AI로 복원 '원더랜드' AI가 인류의 삶을 바꾸고 있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현실에서 목도하는 놀라운 세상을 살고 있는 것.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기술은 이미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영화 '원더랜드'는 AI로 촉발된, 누구나 한 번쯤 간절히 꿈꿔온 상상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 가 일상이 된 세상이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삶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와 사고로 누워있는 남자친구 태주를 원더랜드에서 우주인으로 복원해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정인'이 있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이들의 일상에 균열이 찾아오고….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는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도 눈길을 끈다. 단 한 명만으로도 존재감 넘치는 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보여줄 배우의 힘이 기대되는 작품. ◆트렁크에 갇힌 유튜버 '드라이브' 영화 '특송'의 각본을 쓴 박동희 감독의 첫 상업 장편영화 '드라이브'는 해외 영화제에서 선공개되며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되어 달리는 차의 트렁크에서 1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6억5천만원을 벌어야 하는 인기 유튜버의 긴박한 사투를 그렸다.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영화는 제22회 달라스 아시안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이어 제10회 그리스 호러란트 필름 페스티벌 폐막작 선정, 제41회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경쟁 부문, 제20회 바르셀로나 아시안 섬머 필름 페스티벌 경쟁 부문, 제17회 시카고 아시안 팝업 시네마 비경쟁 부문 등에 초청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유튜브와 온라인 스트리밍을 소재로 밀폐된 공간에서의 라이브 방송, 트렁크 납치극 등의 설정이 눈길을 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으로 대중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긴 배우 박주현이 주연을 맡아 납치된 상황에서도 라이브 방송을 하는 유튜버로 열정적 연기를 했다. 분노와 공포, 절망감 등 다양한 감정을 담은 입체적 연기를 보여준다. ◆여객기 공중납치 '하이재킹'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액션, 긴박한 서스펜스물을 찾는 것이 여름 영화관의 공식이다. 악당의 위협에 맞서 대중을 구출하는 정의로운 인물의 한방이 통쾌한 스릴과 승리감을 안겨줄 수 있다. 김성한 감독, 하정우·여진구 주연의 '하이재킹'은 여객기 공중 납치 사건이라는 극한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때는 판문점에서 처음 남북 이산가족 찾기가 개최되는 등 한반도의 평화무드가 조성된 1971년 겨울이다. 대한민국 속초공항에서 김포행 비행기가 이륙하고, 조종사 태인과 규식은 늘 그랬듯 특별할 것 없는 비행에 나선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객기는 아비규환에 빠진다. 생애 최초로 악역 연기에 도전하는 여진구가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는 말로 모든 이를 공포로 몰아넣은 것.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진 부기장 하정우는 과연 승객들을 무사히 김포공항으로 안내할 수 있을까.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화 '원더랜드'.영화 '드라이브' 영화 '하이재킹'
'범죄도시4' 천만 돌파…시리즈 최단기간 기록
마동석·김무열·이동휘, 박지환 등이 의기투합한 범죄 액션 시리즈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차에 관객 1천만명을 돌파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범죄도시4'는 15일 오전 7시30분 천만관객을 동원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후 파죽지세의 흥행을 이어온 영화가 마침내 한국영화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은 것이다.이로써 영화 '범죄도시4'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 트리플 천만, 2024년 최단기간 천만 흥행, 시리즈 최단기간 천만 돌파의 기록을 세웠다. 또 한국영화 역사상 33번째 천만 영화, 역대 한국영화 중 24번째로 천만관객을 돌파한 작품으로 남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범죄도시4' 출연자들이 천만 돌파를 기념하며, 관객들에게 손편지로 감사를 전하고 있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 신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신설하고, 오는 26일까지 작품을 공모한다. AI기술이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활용된 영화(영상물)에 한하며, 주요 요소인 텍스트(각본), 오디오, 비디오 부문에서 한 가지 이상의 AI기술 활용이 필수적이다. 또한 해당기술을 사용한 부분 및 분야를 밝히고, 이를 증명하는 비디오 녹화, 스크린 캡처, 설명 등 증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출품된 작품은 작품성, 예술성, 독창성 등의 서사와 AI기술 활용도 등의 요소를 종합해 선정한다. 오는 7월 4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BIFAN은 올해 'AI영화 국제경쟁 부문'의 신설 외에도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 'AI 콘퍼런스' 등을 개최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오는 7월4일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포스터.
"연극은 힐링이에요" 무대로 복귀하는 배우들
스크린, 안방극장을 대표하는 스타들의 연극무대 복귀가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극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신예들이 유명세를 바탕으로 안방극장, 영화로 진출하는 사례는 꽤 있었지만 반대로 이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스타들이 연극무대로 컴백하는 것은 흔치 않아 이례적이다. 이름만으로 많은 팬층을 몰고 다니는 대스타들이 구태여 힘들고, 돈 안되는 연극판으로 가는 것은 왜일까. ◇'천만배우' 황정민, 전도연의 선택배우 황정민은 최근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 '서울의 봄'으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12·12군사반란이 일어나던 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그린 '서울의 봄'은 극장가의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천만관객을 동원했다. 황정민은 실존 인물인 전두환 대통령을 그린 '전두광' 역할을 맡아 소름 끼치는 사실적 연기를 보여줘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황정민이 선택한 차기작은 뜻밖에도 연극무대다. 그는 오는 7월13일부터 8월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세익스피어 4대 비극인 연극 '맥베스'로 관객을 만난다. 용맹한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스코틀랜드 왕이 되지만, 왕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을 죽이며 스스로 파멸해가는 비극이다. 또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 잔혹한 킬러로 변신한 전도연은 안톤체홉의 부조리극 '벚꽃동산'으로 다음달 관객을 만난다. 무려 27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는 전도연은 19세기 몰락한 여성 지주를 그린 이야기의 무대를 현대 서울로 바꾸고 이야기 얼개도 현대에 맞춰 각색했다. 그녀가 오랜만에 연극팬들을 만나는 기분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전도연은 "늘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커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정제된 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두려움이 컸던 것"이라며, "다만 연출을 맡은 사이먼 스톤의 또 다른 작품 '메디아'를 보고 피가 끓어 올라 출연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원로들이 쏘아올린 연극의 힘 최근 연극계를 찾는 배우는 인기절정의 스타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80대의 노배우들도 도전장을 내밀어 젊은이 못지 않은 인기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대사를 읊고, 관객과 교감하는 노배우들에게 관객은 매진사례로 보답하고 있다. 신구, 박근형, 김학철 등이 출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할배파워'를 보여준 대표적인 연극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1969년 초연후 이미 1천500회 이상 공연된 레퍼토리 중 하나로, 두 방랑자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실체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87세를 맞은 국민배우 신구가 에스트라공으로 열연하고, 박근형이 블라디미르 역할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에서 신구와 호흡을 맞췄다. 선굵은 연기를 주로 펼쳐온 배우 박정자는 남성배우의 전유물이었던 짐꾼 럭키 역할로 출연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원로배우들이 내뿜은 뜨거운 에너지에 힘입어 50회 공연의 전석을 매진시켰고, 이후 이어진 지방공연에서도 매진사례를 이어가고 있다.이 뿐 아니다. 1935년생으로 올해로 활동 69년차인 원로배우 이순재는 최근 열린 백상예술상 시상식에서 연극 '리어왕'의 한 장면을 연기해 참석자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전세계 현역배우로는 최고령으로 연극 '리어왕'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순재는 당시 자신의 연기에 대해 "내 연기가 완벽하고,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겸손함을 전했다. ◇"연극은 힐링" "피 뜨거워지는 경험"드라마, 영화에서 정점을 찍은 배우들이 연극무대로 회귀하는 것은 왜일까. 매체마다 각기 다른 특성과 매력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연극만이 가진 대체불가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계획되고, 통제된 매체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희열을 연극무대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연극 '맥베스'로 공연계에 컴백한 배우 황정민은 "제게 연극은 힐링"이라고 정의했다. '신세계' '베테랑' '검사외전' 등에 출연한 그는 영화와 OTT에서 활약하는 틈틈이 연극무대도 꾸준히 찾고 있다. 황정민은 "드라마나 영화는 배우의 예술이기 보다는 감독의 예술에 가깝다고 한다면, 연극은 공연이 시작되고 커튼콜을 하기까지 2~3시간 동안 오롯이 배우와 관객이 만나는 배우의 예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배우 이순재 역시 연극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전세계 배우중 최고령으로 지난해 '리어왕' 공연을 마친 그는 "세익스피어의 수작 '리어왕'을 통해 일생일대의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배우로서 무대에서 느끼고, 전율하는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영화 '서울의 숲'으로 백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황정민의 차기작은 세익스피어의 연극 '맥베스'다. 샘컴퍼니 제공전도연은 안톤 체홉의 부조리극 '벚꽃동산'으로 다음달 관객을 만난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배우 전도연(왼쪽), 박해수는 안톤 체홉의 부조리극 '벚꽃동산'으로 다음달 관객을 만난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원로배우 이순재는 최근 열린 '백상 시상식'에서 연극 '리어왕'의 한 대목을 연기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현존 배우로는 최고령으로 '리어왕'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백상 누리집 캡처원로배우 신구, 박근형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줘 큰 인기를 얻었다. 파크컴퍼니 제공
영어·일어·중국어로 다시 만드는 한국콘텐츠 "잘 나가네"
한국 콘텐츠들이 해외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사랑받은 한국의 영화·드라마 원작들이 현지 배우와 정서로 탈바꿈해 세계 곳곳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스릴러 사극' 장르를 개척한 2022년 영화 '올빼미'는 최근 중국에 최고가액으로 판권계약을 마쳤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명성의 감독 박찬욱은 이례적으로 대표작 '올드보이'를 미국 드라마 시리즈로 직접 만들 예정이다. 문화강국 한국의 인기는 좀처럼 시들지 않는다. ◇中 가는 스릴러 사극 '올빼미'유해진·류준열 주연의 영화 '올빼미'는 최근 중국 제작사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중화권 진출을 목전에 뒀다. 코로나 시국인 2022년 개봉해 332만의 관객을 모은 '올빼미'는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스릴러 사극' 장르를 개척한 화제작이다. 콘텐츠미디어그룹 NEW에 따르면 '올빼미'는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리메이크 권리를 확보해 프로덕션을 준비중이다. 중국에 판매된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료 중 최고가액으로 계약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NEW는 리메이크 작품이 흥행할 경우 박스오피스 일부를 배분하는 형태로 추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언이다. ◇할리우드판 '범죄도시' 제작중괴물형사 마석도가 핵주먹으로 나쁜 세상을 응징하는 영화 '범죄도시'는 현재 4편까지 제작됐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운 요즘 영화계에서 현재 나온 4편의 영화 중 2편이 천만관객을 동원했다. 최근 개봉한 4편도 개봉 13일만에 850만명을 넘기면서 '천만관객' 초읽기에 들어갔다. '범죄도시'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 제작요청이 전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에 따르면 1편을 제외하고, 2·3·4편에 리메이크 제안이 왔다. 현재 2편은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가 실제 진행을 하고 있다. 계약 당시 마동석이 배우로 출연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제작자 선에서 매듭지었다. ◇박찬욱 감독 美 안방극장 노크탕웨이·박해일 주연의 '헤어질 결심'으로 2022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은 최근 해외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도 그가 연출하고,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이 출연한 TV드라마 시리즈 '동조자'가 미국 HBO 채널에서 순항중이다. 미국의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최근 박 감독이 라이언스게이트 텔리비전과 손잡고 대표작 '올드보이'를 영어판 TV시리즈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올드보이'는 2003년 개봉했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작품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2013년 할리우드에서 한차례 영화화 한 것에 이어 다시 안방 시리즈로 만들어지게 됐다. ◇숨은 명작 리메이크 바람 확산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는 순제작비 33억, 마케팅비 12억으로 2003년 개봉당시 파격적 제작비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개봉후 관람객은 7만3천여명에 그쳐 블록버스터급 제작비를 투입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8.85(네이버 평점)의 관객평점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상업적 흥행에는 철저히 배제된 것. 한국영화사에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던 '지구를 지켜라'는 올해 할리우드에서 전격적으로 리메이를 결정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밖에 화려한 정치계의 뒷모습을 그린 2015년작 '내부자들', 광역수사대의 유쾌한 활약상을 그린 '베테랑' 등도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을 논의중이다. ◇세계로 향하는 한국 콘텐츠 '범죄도시'의 제작, 각본, 주연을 맡은 마동석은 "제 꿈은 '범죄도시'의 프랜차이즈화"라고 틈날 때마다 강조한다. 자신의 피와 뼈, 눈물과 사랑을 모두 쏟아부었다는 '범죄도시' 시리즈를 전세계로 수출할 꿈에 부풀어 있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영화 해외 리메이크 판권 수출액은 약 380만 달러로, 이는 2017년 이후 최고의 수치다. 한 문화평론가는 "최근 한류붐을 타고 한국드라마 가 할리우드는 물론 일본, 태국, 필리핀 꾸준하다. '이태원 클라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닥터 차정숙' 등 화제작의 리메이크 소식은 물론 독립, 예술영화도 현지의 배우와 정서를 담아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OTT의 성장세와 맞물려 콘텐츠의 힘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한국의 영화와 드라마들이 세계 곳곳에서 리메이크 되고 있다. 한국영화 중에서 중국에 최고가액으로 판권계약을 한 '올빼미'. 시리즈 4편까지 제작된 영화 '범죄도시'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수차례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이태원 클라스'는 일본 아사히 TV에서 '롯폰기 클라스'로 리메이크 해 큰 관심을 모았다. 출처 누리집'이태원 클라스'는 일본 아사히 TV에서 '롯폰기 클라스'로 리메이크 해 큰 관심을 모았다.
상위 1% 부자의 삶...리얼리티쇼 '슈퍼리치 이방인' 공개
넷플릭스는 상위 1% 슈퍼리치의 럭셔리한 한국 라이프를 소개한 리얼리티쇼 '슈퍼리치 이방인'을 7일 공개했다. 글로벌 부자들이 자국에서의 편안한 삶을 두고, K컬처 등을 찾아 한국을 찾은 이유 등을 감각적인 화면에 담았다. 또 슈퍼리치들이 꿈을 발현하기 위해 기울이는 열정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 등도 조명했다. 조세호, 뱀뱀, 미미가 진행을 맡아 총 6편의 에피소드를 제작했다. 파키스탄 귀족 가문 김안나의 남다른 한국사랑, 5천만 팔로워를 가진 슈퍼 인플루언서 누르나임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슈퍼리치 이방인'
노무현 15주기 다큐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23일 개봉
노무현 대통령이 떠난지 15주년을 맞아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못다한 이야기'가 23일 개봉한다. 김재희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작은 바보들이 큰 바보가 나타나니까 거기를 따라간 것 같아요"라는 한 시민의 나즈막한 읊조림으로 시작한다. 네 번이나 낙선한 정치인 노무현의 모습을 비롯해 봉하마을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꿈꿨던 그의 정치철학을 담았다. 또 노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기억과 입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격정적인 장면들을 반추한다. 개봉일 23일은 노 대통령의 서거일이다.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다큐영화 '노무현과 바보들:못다한 이야기' 라이크콘텐츠 제공
[출향 인사를 찾아서] '구미 출신'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 "한일관계 정상화 궤도…동북아 안보 위해 협력의 틀 제도화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에만 7차례 만남을 가졌다. 오랫동안 방치된 한일 관계가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정부는 내친김에 이달 중으로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제사회는 잇단 전쟁과 테러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일친선협회'는 해빙의 물꼬를 튼 한일 양국 관계를 측면 지원하는 민간교류 단체다. 1977년 설립된 협회는 양국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기초로 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초대 회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현재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유흥수 전 주일대사를 명예회장으로 두고, 손경식 CJ그룹 회장, 최종태 야마젠 그룹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두고 있다. 협회는 최근 제18대 회장으로 구미 출신의 김태환 전 국회의원을 선출했다.尹 정부가 만든 '한일 해빙'흔들림없는 관계발전 절실"한미일 북핵 대응체제 본격화전략적 입지 강화에도 큰 기여청소년 미래지향 교류 주력 등정부의 개선 기조 확고히하며양국관계 반석 오르도록 노력"▶한일친선협회는 어떤 단체인가요."한일기본조약 정신에 입각해 양국 국민의 교류를 통한 친선을 도모하고, 상호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양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단체입니다. 국내에서는 1977년 11월22일 한일친선협회 중앙회를 설립하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초대회장에, 이병희 의원을 이사장으로 선출했지요. 중앙회 설립을 시작으로 각 시·도에 지방 친선협회를 결성했는데, 주로 시도 상공회의소장이 회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활동 48년 차에 접어들었는데,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한일 간 이해를 증진하고, 친선을 도모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다양한 성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재일 동포의 지위와 위상을 크게 향상시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차별받고, 멸시받던 우리 동포들을 일본 현지의 유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 친선증진을 위해 활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재일 동포의 위상과 지위가 크게 향상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일본에서도 '일한친선협회'가 설립돼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은 처음에는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교류가 이어졌어요. 이런 식으로는 진정한 교류가 힘들겠다고 판단해 1976년 당시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이던 김수한 의원이 전국 조직망을 갖춘 친선협회 조직을 일본에 제안했어요. 이후 일본에서 도쿄도에 '일한친선협회'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47곳에 산하조직을 갖춘 협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은 한일관계에 있어 커다란 획을 그은 한 해였습니다. 특히 작년 3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랜 현안이던 강제 징용 문제를 극복하고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었으며, 셔틀 외교도 복원되었습니다. 한일 관계개선은 한·미·일 협력체제도 본궤도에 올려놓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공동의 대비태세를 강화시킬 뿐 아니라 양국의 전략적 입지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데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인지 최근 한일 인적교류가 1천만명에 근접하는 등 교류 활동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여야 첨예한 대립속에서도협치의 길 걷던 '형 김윤환'"정치인 김윤환은 늘 중용 강조저녁엔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정치적 해법과 타협 머리 맞대극단의 대립 난무 요즘 정치판의원들 중용 가치 되새겨주길"▶구미 3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하셨는데, 바람직한 한일관계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안보'입니다. 주변국과의 교류와 협력이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지요. 2025년은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일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만든 한일관계 개선의 기조를 확고히 견지해 양국관계를 반석 위에 올려놓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협회는 한일 양국의 발전적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스포츠·음악·연극·무용 등 문화교류, 일본 미야자키현 난고손 백제왕족 신위 귀국행사 지원, 조선통신사 관련 재현행사 참가, 추사 서간첩 및 고문서 98종 135점 문화재 반환 활동,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 기념 우표발행, 국제세미나와 친선내방단 접견 등이 있었지요. 그중에서도 특히 청소년 교류는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 36년간 총 46회의 청소년 교류 활동을 실시해 871명이 참가했는데, 청소년들이 한일관계의 중요성과 역사인식을 바로 세우는 모습에서 소명의식을 느끼게 됩니다."▶요즘 정치 대결이 극단으로 흐르면서 형인 김윤환 의원(허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형님이 생전에 워낙 거물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피해도 많이 봤습니다.(웃음) '허주의 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해도 형님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려웠지요. 그때는 억울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형님이 있던 그때가 참 그립습니다. 형님은 1978년 정계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을 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을 연달아 당선시키는 데 일조해 한때 '킹메이커'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영남일보 기자로도 잠깐 근무한 적이 있었지요.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김윤환은 항상 '중용'을 강조했습니다. 여야 정치인들과 첨예한 이슈로 대립할지라도 저녁에는 막걸리 한 사발을 기울이면서 협치의 길을 모색했지요. 극단적 대립과 반목이 난무하는 요즘 정치판을 보면서 국회의원들이 '중용'의 가치를 떠올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아시아나항공 부사장 출신인데, 대구경북(TK)신공항은 어떤 의미를 지닙니까. "대구경북의 하늘길이 열리면 시민들이 더 넓은 세상과 교류하는 것은 물론 대구경북이 다시 한번 경제적으로 비상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만 항공산업은 철저히 '상호주의'에 기반하고 있음을 각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비행기 한 대를 띄우면 상대국에서도 한 대가 운항하는 구조로, 수요와 공급의 형평성이 맞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촘촘한 고민과 노력이 따라줬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구미 출신의 김태환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이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역대 회장의 액자를 뒤로 하고 포즈를 취했다.
[금주의 영화]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진화한 유인원 vs 퇴화한 인간…생생한 특수효과 '압권'
전편이 나온 지 7년 만에 찾아왔다. 주인공 시저가 죽은 지 몇 세기가 흘렀다. 그사이 인류는 멸망하고 세상의 주인은 유인원으로 대체됐다.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는 인간을 사냥하며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한다.'혹성탈출' 시리즈의 새 주인공으로 등장한 유인원 '노아'는 프록시무스에 맞서 자유를 꿈꾸고 있다. 우연히 숨겨진 과거의 이야기와 '시저'의 가르침을 듣게 된 노아는 묘령의 인간소녀와 함께 자유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오는 8일 개봉하는 '혹성탈출:새로운 시대'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실제와 같은 생생함을 주는 특수효과다. '엑스맨' '아바타:물의 길' 등에 참여한 VFX(시각특수효과) 기업인 웨타FX가 작업했다. 제작진은 세밀하고 밀도있는 CG작업을 통해 유인원들의 얼굴에 풍부한 표정을 입히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살렸다. 유인원들이 말하고, 움직이고, 분노하는 모습에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비주얼 전반을 책임진 에릭 윈퀴스트 시각효과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이전의 3부작이 미학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였다면, 이번에 나온 4편은 그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달라졌다. '혹성탈출' 프랜차이즈의 새 장을 여는 작품으로, 사실적이고 감정이 있는 유인원들의 풍부한 표정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유인원들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꺼내놓기는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었다. 에릭 시각효과 감독은 "영화 '혹성탈출'의 제작과정은 노력에 노력을 들이는 모험의 연속이었다. 상당히 스케일이 큰 신들이어서 구현하는데 1년이 걸리는 등 총 9억4천600만 시간을 렌더링 작업에 투입했다"며 방대한 작업의 규모를 설명했다.특히 제작 과정에는 한국인들의 손길도 더해져 이채롭다. 한국인 제작진 김승석은 유인원들의 표정을 구축하는 페이셜 모델러로 활동했으며, 또 다른 한국인 순세률은 배우의 움직임을 포착해 촬영하는 모션 캡처 모델러로 활동했다. 제작진이 기술적으로 가장 표현하기 어려웠던 것은 '물'이었다는 후문. 급하게 흘러가는 강을 비롯해 해안 절벽 파도의 거친 물살, 거대한 홍수장면까지 다양한 물을 생명력 있게 표현해 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유인원들의 자연스러운 몸짓을 만드는 작업도 녹록지 않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배우들은 모션 영상을 찍을 때 빛 반사 카메라를 부착한 액티브 슈트를 입었다. 슈트는 LED 마커가 달려 있어서 자체적으로 빛을 냈다. 김은경기자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실마리 안 보이는 의대 증원 갈등
의대 정원 증원 청원 5만 명 돌파…'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운영 중단
보도의 그 후, 뉴스 후(後)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상가 점포 '일반경쟁입찰'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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