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희생’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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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28   |  발행일 2013-09-28 제16면   |  수정 2013-09-28
지금 일본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희생’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한승동 옮김/ 돌베개/204쪽/ 1만1천원

저자는 현재 일본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이 ‘희생’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일본사회를 유지시키는 본질적 구조는 ‘희생의 시스템’이며, 이는 바꿔 말하면 일종의 ‘식민지주의’라고 정의내린다.

그렇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희생의 시스템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희생의 시스템에서는 어떤 자(들)의 이익이 다른 것(들)의 생활(생명, 건강, 일상, 재산, 존엄, 희망 등)을 희생시켜서 산출되고 유지된다. 희생시키는 자의 이익은 희생당하는 것의 희생 없이는 산출되지 못하고 유지될 수도 없다. 이 희생은 통상 은폐돼 있거나 공동체(국가, 국민, 사회, 기업 등)에 대한 ‘귀중한 희생’으로 미화되고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도쿄대 교수인 저자는 희생의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문제와 미·일 안보체제 등을 포괄적으로 바라봤다. 일본의 역사적 사건은 물론 일본인들의 사고방식 등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원자력 마피아, 오키나와 문제의 본질 등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일찍이 전후 일본을 무책임 체제라 설명했던 비판적 사상가 마루야마 마사오의 정신적 태도를 계승하면서도 그보다 한층 더 나아간 실천적 사고라 평가할 만하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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