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미래, 미래의 산업 .1] 대구시 로봇산업 메카 도약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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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1   |  발행일 2017-10-11 제21면   |  수정 2017-10-11
4차산업 안착성공·양질 일자리 창출 ‘로봇 대구’로 희망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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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는 2만6천㎡ 규모의 공장에서 10㎏미만급 소형 로봇 제품에서부터 수백㎏급 대형 로봇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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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카와전기의 산업용 로봇. 사람의 양팔과 흡사한 ‘양팔로봇’으로 두 가지 일을 수행할 수 있어 자동차 엔진 부품 조립 등에 주로 사용된다.<한국야스카와전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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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대구 테크노폴리스 내 현대로보틱스 본사에서 열린 ‘현대로보틱스 출범식’에 참가한 권영진 대구시장(왼쪽 셋째)과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왼쪽 둘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달 21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성군 성서5차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한국야스카와전기. 건물 1층으로 들어서자 안내데스크 역할을 하는 로봇을 중심으로 좌·우측 공간에 로봇들이 차례로 전시돼 있는 330㎡(약 100평) 크기의 로봇쇼룸이 눈에 들어왔다. 로봇팔에 달린 톱니바퀴 3개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다 시차를 두고 서로 맞물려 돌아갔다. 한국야스카와전기 관계자는 “만약 조금이라도 엇갈리게 되면 톱니바퀴가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며 “사람이 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작업을 로봇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미 상용화된 로봇들이 전시돼 있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프레스-용접-핸들링·조립-도장-타이어 조립 등에 로봇이 하는 역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한국기계硏
대구기계부품硏·한국생산기술硏…
로봇 관련한 R&D 인프라 풍부
‘로봇산업 클러스터’구축 완료
설계부터 인증까지 원스톱서비스
야스카와전기·현대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기업 80여개 유치
“기존산업 연계 양질 일자리 창출”

KIRIA 스타트업 밸리 조성
기업 맞춤형 지원 추진
광주·부산·대전·부천지역 기관
보유장비 연계지원도 나설 계획

한국야스카와전기는 산업용 로봇, 모터, 인버터 등을 주로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로, 올해로 102주년을 맞는 <주>야스카와전기의 한국법인이다. 한국야스카와전기는 대구시가 2년여 공을 들여 2015년 대구 성서5차산업단지에 유치했다. 이 회사가 대구에 자리를 잡은 것은 대구시의 노력과 함께 대구에서 로봇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철호 한국야스카와전기 남부지점 관리팀장(33)은 “대구가 가지고 있는 로봇산업에 대한 비전과 함께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가 많고 로봇산업을 적용할 수 있는 관련 산업이 발전해 있는 점도 좋았다. 거기다 울산과 경남, 경북 권역 등으로 이동하기 좋게 교통여건이 발달한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대구에 자리를 잡고 난 뒤 매출도 늘어났고,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대구에서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한 2015년 매출은 2천380억3천500만원, 지난해 2천554억1천700만원으로 늘어났다. 대구로 오기 전인 2014년(2천162억2천900만원)과 비교하면 2015년은 218억600만원, 지난해에는 391억8천800만원이 늘었다. 이 팀장은 “로봇 관련 기업들이 대구에 몰리면서 경쟁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통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대구가 로봇산업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더욱이 다른 지역에 앞서 로봇 관련 인프라를 갖추면서 로봇 관련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 기업들이 속속 대구에 둥지를 틀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로봇산업의 경우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틀만 교체하는 것이어서 기존 산업을 유지한 상태에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어낼 수 있는 덕분에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아 둘 수 있다. 24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꼴찌, 제대로 된 기업 하나 없는 탓에 일자리가 없어 청년은 떠나고 인구는 줄어드는 대구를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로 만드는 데 로봇산업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야스카와전기에 이어 지난 8월에는 현대로보틱스가 대구테크노폴리스 본사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서 현대로보틱스는 2021년까지 매출액 5천억원을 달성, 로봇 분야 세계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연간 생산량을 4천800대에서 8천 대로 두 배 가까이 확대하고, R&D 투자를 늘리고 현재 260명인 고용인원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2015년 세계 4위인 독일 쿠카로보틱스가 대구에 마케팅사무소를 열면서 2008년 3개이던 로봇 관련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81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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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스카와전기의 로봇쇼룸에서는 축소된 자동차 부품 조립 과정과 한국야스카와전기의 로봇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야스카와전기 제공>

대구가 로봇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2010년 대구 북구 3공단에 문을 연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하 KIRIA), 한국기계연구원과 대구기계부품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풍부한 로봇 관련 연구개발(R&D) 인프라에 더해 대구시가 미래를 내다보고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산업클러스터 사업은 국비 465억원, 시비 364억원 등 5년간 총 846억원을 투입해 지난 6월 마무리했다. 이후 8월에는 로봇혁신센터, 로봇협동화팩토리, 설계·해석·디자인·시제품제작·시험평가·인증 등 원스톱 서비스 지원체계 구축까지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로봇산업진흥원은 눈에 보이는 대기업 유치 뿐만아니라 작은 로봇기업들의 창업, 기술사업화, 기존에 로봇사업을 하지 않았던 곳에 로봇사업을 하도록 하는 등 지원을 했다.

혁신센터 내에는 27개 기업이 입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신규 일자리 182개를 창출했다. 또 기술사업화촉진 사업을 통해 9개 기업의 창업으로 159명을 고용했다. 기존 기업의 제품화를 지원해 78%의 성공율을 보이면서 로봇제품을 출시 판매해 3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으로 로봇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기술창업을 촉진하는 ‘KIRIA 스타트업 밸리’를 조성,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전국 4개(광주·부산·대전·부천) 지역 로봇산업 지원기관과의 보유 장비 연계를 통한 장비활용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로봇관련 국내외 인증 지점 시험기관을 획득, 로봇관련 기업들이 대구로 모이게 만들 계획이다.

안중곤 대구시 투자통상과장은 “이런 잠재력 덕분에 대구에 로봇기업이 오고 있고, 이제는 로봇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면서“관련 기업 유치와 함께 모인 기업들이 기존 산업과 어떻게 시너지를 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업, 노동자, 연구기관, 대학 등과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차산업이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의 경우 이런 노력 덕분에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했음에도 일자리가 줄지 않고, 산업이 발전한 만큼 우리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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