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준이가 자기돈으로 표 사 친구들 불러 1500m경기 진짜 확신 있었나 보다 했다”

  • 명민준
  • |
  • 입력 2018-02-12   |  발행일 2018-02-12 제3면   |  수정 2018-02-12
■ 임효준 어머니 곽다연씨

“저는 항상 아이(임효준)에게 믿음이 있었어요. 그렇게 많이 다치고 힘들어하면서도 엄마한테 ‘안 할래’ ‘그만둘래’ 하는 투정조차 부리지 않았거든요.”

임효준이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오른 다음 날인 11일, 어머니 곽다연씨와 연락이 닿았다. 곽씨는 아들이 갑작스레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자, 아들에게 피해가 갈까 하는 마음에서 최대한 말을 자제하는 듯했지만 조심스레 아들에 대한 속마음을 수화기 너머로 풀어놓았다. 곽씨는 “효준이가 중학교 때 처음 정강이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을 때 너무 크게 놀랐고, 그래서 운동을 그만두게 했다. 하지만 효준이의 재능을 알아본 조재범 코치가 직접 대구로 내려왔고, 조 코치와 30분 남짓 이야기를 나눈 효준이가 스스로 서울에 올라가서 운동을 다시 해야겠다고 말했다. 어린 아들이지만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서 보내줬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임효준은 부상과 재기를 반복했다. 정작 곽씨는 첫 번째 부상 이후로는 오히려 담담해졌다고 했다. 곽씨는 “부상은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속상하긴 했지만 이후부터는 효준이나 나나 털어버리고 밝게 지냈다. 원래 성격도 그런 편”이라고 말했다.

곽씨를 비롯한 임효준의 가족 21명은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단체응원을 펼쳤다. 관중석 맨 앞줄에 앉았는데, 임효준은 빙상장을 오갈 때마다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고, 관중석으로넘어와 기념사진도 찍을 만큼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곽씨는 “효준이가 친구들까지도 자기 돈으로 표를 사서 초대했다. 1천500m 경기가 정말 자신있다고 하면서 반드시 와달라고 했는데, 진짜 뭔가 확신이 있었나 보다”고 말했다.

곽씨 가족이 경기 중 가장 가슴을 졸인 장면은 결승전에서 5바퀴를 남겨뒀을 때라고 한다. 당시 임효준은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하다 휘청거렸는데, 손으로 바닥을 짚은 뒤 다시 속력을 높였다.

임효준의 집은 아직 대구에 있다. 임효준이 어렸을 때는 어머니 곽씨가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그를 돌봤지만, 부상이 잦자 아예 서울에 거처를 마련해 임효준과 생활하고 있다.

강릉에서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