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운동선수 2천여명 “성폭력 피해 경험”

  • 입력 2019-11-08 07:49  |  수정 2019-11-08 07:49  |  발행일 2019-11-08 제10면
초등 3400명 언어폭력 겪어
“지도자가 주요 가해자” 69%

2천명이 넘는 초중고생 운동선수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학생선수가 있는 전국 5천274개교 초중고 선수 6만3천211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6만3천211명 중 5만7천557명(91.1%)이 설문조사에 응답했고 이 중 3.8%인 2천212명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9천35명(15.7%)은 언어폭력을, 8천440명(14.7%)은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초중고로 구분했을 때 초등학생 선수 중 3천423명(19.0%)이 폭언과 욕설, 협박 등 언어폭력을 겪었고, 언어폭력 경험자 중 69.0%는 코치나 감독 등 지도자가 주요 가해자라고 응답했다. 438명(2.4%)은 성폭력 피해를 봤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52명이 괜찮은 척 그냥 넘어가거나 아무런 행동을 못 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선수 중 신체폭력 경험자는 2천320명(12.9%)이었고, 주요 가해자는 지도자(75.5%)와 선배 선수(15.5%) 등이었다. 신체폭력을 당한 뒤 초등학생 선수의 38.7%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반응은 16.0%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초등학생부터 폭력을 훈련이나 실력 향상을 위한 필요악으로 인식하는 모습"이라며 “폭력 문화가 재생산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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