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영남일보 문학상] 단편소설 - 당선소감

  •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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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2 09:04  |  수정 2020-01-02 09:03  |  발행일 2020-01-02 제30면
"좋은사람은 못돼도 좋은소설가 되고 싶어"


김재현
김재현씨

아코디언 연주가가 평생의 꿈인 남자를 알고 있다. 그에게 음악의 신은 우리를 별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농담처럼 말해왔다. 자신이 사랑하는 만큼 돌려받겠다는 마음은 욕심이다. 남자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그를 보며 자라서일까. 나 역시 문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접지 못했다. 먼 길을 돌아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보답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투고했고 당선이 되었으니, 결국 거짓말인지도 모르겠다.

당선 전화를 받고 나서 솔직히 조금 울었다. 곁에 있던 부모님은 영문을 몰라 당황했다. 그들에게 글을 쓴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비밀스러운 시간이었다.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정리가 되지 않는 날이 훨씬 많다. 답이 없으니 소설을 읽으면서, 쓰면서 살겠다. 좋은 사람은 못 되어도 좋은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겠다.

오래 쓰고 싶다. 전하고픈 이야기가 끊이지 않게 살겠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소설에서 가능성을 봐주신 심사위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코디언에 먼지가 쌓여도 기다려준 아버지, 참아준 어머니, 양보해 준 동생까지 가족들이 큰 힘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응원해준 김다현 사서를 비롯한 모든 친구들의 든든한 지지를 천천히 갚아나가려 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 격려하고 이끌어 주신 소설쓰기 수업의 우경미 선생님과 문우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태해지지 않게 함께 해준 소설 스터디 문우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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