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연인끼리, 홀로 떠나는 낭만…경차~SUV 어떤 차량이라도 'OK'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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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2   |  발행일 2020-06-12 제34면   |  수정 2020-06-12
■ '차박'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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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6년차인 김경준씨가 현충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의성 빙계계곡에서 아내, 후배와 함께 2박3일의 차박 캠핑을 하며 휴가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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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이 인기를 끌면서 차량 위에 설치하는 루프톱 텐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차에서 잠을 자는 여행인 '차박'이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합리적이라는 데 있다. 캠핑 장비를 무겁게 들고 다니거나 별도의 캠핑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론 타인과 마주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사회가 장기화되면서 나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캠핑아웃도어진흥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이용자 수는 2018년 기준 403만명(만 19세 이상)으로, 전년 301만명(2017년) 대비 102만명(33.9%) 늘었고, 캠핑산업 규모도 2조6천억원으로 2017년 대비 6천억원(32.1%) 증가했다. 특히 차박 캠핑 시장은 전년 대비 600%나 성장했다.

차박 열풍, 포털 커뮤니티 급증

'차박 열풍'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차박 커뮤니티 회원 수는 올 들어 15만명을 넘어 2년 전 3만7천명의 4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 TV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차박이 소개되면서 열풍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관련 상품의 매출도 급증세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차량 트렁크에 깔고 눕는 차박 매트의 매출이 636% 증가한 것을 비롯해 차량 트렁크와 연결할 수 있는 도킹 텐트 매출은 608%나 늘었다. 차박 전용 텐트는 133% 증가했다.

캠핑카 개조, 중소형차도 변신 가능

차박을 위해서는 차량의 넓은 실내공간이 필수지만 중소형 차량도 차박이 가능하다. 작년까지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 개조가 가능했지만, 올 들어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어떤 종류의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됐다. SUV를 비롯해 아반떼·레이·스파크 같은 중소형차도 취사, 취침, 세면시설을 갖춘 캠핑카로 변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차량 내 실내공간이 적절치 않으면 차 위에 설치하는 루프톱 텐트로 잠자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車 개조 필요 없는 '캠핑 박스'

차량을 개조하지 않고도 내 차를 바로 캠핑카로 변신시킬 수 있다.

<주>패밀리카라반은 최근 요리·세척·수납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올인원 캠핑 제품인 에고이(EGOE) 캠핑박스 '네스트 300'을 출시했다 . '쿠킹 모듈' '워터 모듈' '냉장고' '폴딩 베드 프레임'으로 구성된 네스트 300은 각 모듈이 분리돼 마치 서랍에서 옷을 꺼내 듯 각종 캠핑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특히 뒷좌석을 접고 폴딩 베드 프레임을 설치하면 성인 2명까지 누울 수 있는 침대가 된다. 탈부착이 가능해 필요할 때만 펼치면 된다.

시원한 차박, 무시동 에어컨 출시

여름 휴가철 차박 캠핑을 할 때 모기 등 벌레 때문에 차량 창문을 계속 열어 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에어컨을 위해 시동을 계속 걸어 놓을 수도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한 업체가 캠퍼밴 '매립형' 에어컨(무시동)을 개발했다.

대형 가전 기업이 아닌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둔 스타렉스 캠핑카 전문업체 유니캠프는 차량 내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도 전기를 아낄 수 있는 '차박 특화형' 에어컨을 2년여의 노력 끝에 최근 출시했다. 시중에 있는 무시동 에어컨보다 전력 소비량을 절반 이상 낮춰 배터리 용량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유니캠프는 매립형 에어컨을 자사 스타렉스 기반 세미캠핑카인 '유니밴 RT'에 탑재해 상용화에 나섰다.

여유 있게 즐기기, 이것 만은 챙기자

차박을 여유있게 즐기려면 다소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에어매트 등 각종 매트가 필수 아이템이다. 차량의 뒤 열 시트를 접으면 잠잘 공간이 생기긴 하지만 보통 시트의 단차 때문에 경사가 생기거나 3열까지 있는 차량의 경우 2열과 3열 사이 공간에 공백이 생겨 불편하다. 매트가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아도 차 시트 뒷면에 바로 등을 대고 눕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또 차에서 숙박을 하려면 시동을 꺼야 하는데, 보통 산이나 강가에 위치한 캠핑장 특성상 날씨가 쌀쌀해 침낭 또는 두꺼운 이불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잘 때는 창문을 약간 열어놓는 것도 좋다. 벌레를 막으려면 차량용 방충망도 필요하다. 트렁크에 연결한 천막 또는 텐트 개념인 도킹 텐트는 차박의 공간을 쉽게 확장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즐거운 차박 캠핑, 에티켓에서 시작

즐거운 차박 캠핑은 에티켓에서 시작된다. 우선 쓰레기 정리다. 차박이 일반 캠핑보다 단출하지만 먹고 마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박을 마치고 나면 음식물 등 적지 않은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들 쓰레기는 반드시 챙겨서 지정된 장소에 버리고 머물렀던 장소의 뒷정리도 깨끗이 해야 한다. 1회용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자연환경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차박을 할 경우 화재 관련 사고를 주의해야 한다. 캠핑 중 음식을 조리하거나 난방을 할 때 불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자칫하면 불씨가 주변의 마른 풀이나 의류 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국립공원이나 국유림 임도, 사유지, 해안 방파제 등 출입금지구역에서 차박을 하면 자신도 모르게 범법자가 될 수도 있으니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잠들기 전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는 차박, 제대로만 한다면 최고의 낭만 여행이 되지 않을까.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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