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대량 유급사태 발생하나...현실화되면 내년 1학년생은 올해 두배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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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2 16:49  |  수정 2020-09-02 17:16  |  발행일 2020-09-03 제2면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고3 수험생 A군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내년도 의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어서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의대생의 의사국가고시 거부, 동맹 휴학에 따른 유급이 현실화하면 내년도 의대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글들이 떠돌고 있다. 의대 특성상 '휴학=유급'인 탓에 전체 의대생이 유급되면 내년도는 신입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군은 "입학 정원이 정해져 있는데 본과 4학년은 국시거부로 졸업하지 않고, 1학년까지 유급되면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 또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해도 1학년 학생 수가 2배가 되는 탓에 여러가지로 힘들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의사국가고시 거부, 동맹 휴업 등에 나서면서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질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신입생 모집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1일 "2021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은 이미 결정돼 있어 (동맹휴학 등으로)대량 유급이 발생하더라도 신입생 선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계열학과 입학정원은 보건복지부가 총량을 정해 교육부에 통보하면 교육부와 각 대학이 협의해 결정하는 구조로, 올해 입학정원은 이미 결정돼 있다는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의료계와 의과대학 등에서는 유급이 현실화될 경우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등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지역 의과대학에 따르면, 2021학년도 대구지역의과대학 정원은 경북대 110명, 계명대 76명, 영남대 76명, 대구가톨릭대 40명 등이다. 올해 같은 인원의 신입생이 다 유급되면 내년도 1학년은 지금의 2배가 되는 셈이다.
 

영남대 의과대학 윤성수 학장은 "한 학년 정원에 2배에 해당하는 학생이 있으면 제대로 된 교육을 진행할수 없고, 이는 결국 부실한 의사를 만드는 꼴이 될 것"이라며 "대량 유급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전국 의대 차원에서 공동대응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량 유급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지역 4개 의대 학생 대부분이 휴학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학교 측이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해 곧바로 처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의과대학 한 관계자는 "통상 휴학 신청하면 곧바로 처리하지만, 이번 휴학은 학생들의 항의차원에서 이뤄진 행동인 만큼 다른 사례로 보고 있다"면서 "학교 측이 먼저 나서서 휴학처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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