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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취재진이 대구 북구 유통단지 식당가에 위치한 미국복권 구매대행 키오스크를 이용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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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결제하자 취재진의 휴대전화로 문자 링크가 전송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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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결제하자 취재진의 휴대전화로 문자 링크가 전송됐다. 전달된 링크로 접속한 사이트(위쪽). 아래쪽은 취재진의 구매내역.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최고 당첨금 8천억'이라며 구매자를 유혹하고 '1인 창업가능', '적은 자본으로 평생연금 받는 사업' 등의 문구로 해외복권판매 키오스크 가맹점주를 모집하하면서 대구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취재진이 대구 북구 유통단지 인근 식당가에 설치된 해외복권판매 키오스크로 미국복권을 구매해봤다. 미국복권 메가밀리언과 파워볼은 한 게임 5천5백원이다. 휴대전화 인증을 거쳐 회원가입을 한 후 카드로 결제하면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링크가 발송된다.
메가밀리언은 1~70의 숫자 중 5개를 맞힌 후 1~25 중 메가볼 1개를 맞히는 방식으로, 1등 당첨확률이 3억257만분의 1이다. 파워볼은 1~69 사이의 숫자 5개, 1~26 사이의 파워볼 숫자 하나를 맞혀야 한다. 당첨확률은 2억9천200만분의 1이다. 한국의 로또 1등 당첨확률은 814만분의 1이다.
1등 당첨금액에서도 차이가 난다. 메가밀리언과 파워볼의 역대 최대 당첨금액은 1조7천억 원에 달한다. 이번 주 당첨금액은 메가밀러언 5천300억 원, 파워볼 2천200억 원이다. 한국의 로또 평균 1등 당첨금액은 20억4천만 원이다.
키오스크 설치 관계자는 "대구에는 몇 대 설치되지 않았다. 2주 정도 돼 판매수익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해외복권 판매 무인 발급기는 북구 복현오거리와 수성못 인근에도 설치됐다.
시민들은 당첨금 수령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직장인 A(대구 동구·32)씨는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당첨된다면 당첨금 수령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 미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확인해 지급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복권 중개판매 업체는 당첨 시 법적 절차를 거쳐 정상적으로 지급된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1~2등에 당첨되면 임원·담당자와 함께 미국을 방문해 수령 절차 등을 안내한다고 했다. 1~2등을 제외한 당첨 금액에 대해선 "전송된 링크를 통해 당첨금 입금신청을 할 수 있다. 확인 후 24시간 안에 당첨금이 지급된다"라고 했다.
문제는 무인발급기를 통한 해외복권 판매가 불법이냐에 있다. 현행법상 복권 구매대행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복권법 제6조 제4항에 따르면 영리목적으로 온라인복권 구매를 대행할 수 없다. 또 형법 제248조 제2항은 해외복권 구매대행 영업과 법령에 의하지 않은 복표 발매를 중개하는 것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과거 법원 판결에 표발매중개죄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해외복권판매 키오스크를 설치해 운영하는 중개 업체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사감위 관계자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키오스크 설치 관계자는 "법적 문제에 대한 내용을 들은 바 있으나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