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 문체부 장관의 주장 가당치않다

  • 박진관,임훈,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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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4 20:12  |  수정 2021-05-26 14:10  |  발행일 2021-05-25
정책 추진 과정 객관성 지녀야 할 공직자로 부적절한 언행 평가
분권 큰 틀로 삼은 현 정부 문화정책 기조에서 벗어나는 데다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바라는 지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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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삼덕동 360-6번지 일원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예정지. 대구가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한다면 대구간송미술관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한 중앙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건희 미술관' 입지로 수도권을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장관은 지난 21일 이 언론과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란 기증자의 정신과 국민의 접근성 등 두가지 원칙을 중심에 놓고 결정하겠다"고 밝혀 미술관 입지로 수도권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황 장관은 이와함께 전국 지자체의 과열된 유치 경쟁은 엄청난 국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구를 포함한 전국 지자체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황 장관의 이러한 언행은 분권을 큰 틀로 삼은 현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에서 벗어나는 데다,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바라는 지역민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황 장관의 이번 인터뷰는 '이건희 미술관' 입지를 정하는 정식 협의체 출범 전에 이뤄졌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객관성을 지녀야 할 공직자로서도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문화비전 2030'을 발표하고 주요 의제로 '문화 다양성의 보호와 확산' '지역문화 분권 실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민의힘 김승수 국회의원(대구 북구을)은 이날 "황희(문화체육부) 장관이 밝힌 발언 진위부터 확인하겠다. 2016년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때도 지자체 과열을 이유로 2년간 연기하다 결국 서울로 갔다.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면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하면 될 것을 과열이란 말은 얼토당토않다"고 했다. 이어 "6월초에 문체위상임위가 열리면 정식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은 "국립현대미술관 3개가 모두 서울에 있는데, 이건희 미술관마저 수도권에 건립하겠다는 말은 개발시대 때나 할법한 말"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역행하는 황희 장관의 발언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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