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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양궁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김진호 한국체대 교수의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 대통령격려금으로 건립된 진호궁도장이 지금은 최신식의 예천진호국제양궁장으로 탈바꿈했다. <예천군 제공> |
혹독하다고 알려진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기간만 일주일가량 소요된다. 선수들은 선발 기간 중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활시위를 당긴다. 선발전에서 선수는 대략 5천 발을 쏘는 강행군을 한다. 선발전에서 20명을 추려낸 뒤 상위 8명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선수촌에서 동계훈련을 받게 된다. 나머지 12명은 개인별로 훈련을 한다. 이후 이듬해 3~5월 20명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갈 티켓을 두고 한 번 더 겨룬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한국 양궁에서 항상 존재감을 드러내는 예천의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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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계보 써 내려간 예천궁사들
예천 양궁의 출발은 김진호(59) 한국체대 교수에서 시작됐다. 1975년 예천여중 2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그는 예천여고로 진학한 뒤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대한민국 양궁 역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다음 해 열린 197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5관왕에 올랐다.
그해 대통령 격려금으로 진호궁도장이 건립됐다. 지금의 진호국제양궁장의 모체다. 지금은 국제 규모로 재탄생해 우수한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실전처럼 연습하고 있다. 김 선수의 계보를 이은 선수는 윤옥희(36)다. 윤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부 세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예천동부초등과 예천여중·예천여고를 졸업하고 예천군청 실업팀 소속 선수로 뛰고 있다.
이 밖에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건 김수녕 선수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 2연패를 달성한 장용호 선수는 예천군청 소속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장 선수는 현재 예천군청 양궁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지자체 과감한 지원이 결실 거둬
'양궁의 메카'라는 명성에 걸맞게 예천은 도내 각급 학교 가운데 양궁부 전용 훈련장이 가장 많다. 도내 학교 중 양궁부 전용 훈련장을 보유한 학교는 12곳이다. 이 중 예천에 5곳이 있다. 나머지는 경주와 경산에 각각 4곳·3곳이다. 또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경북도교육청이 김제덕 선수가 재학 중인 경북일고에 30억원을 투입해 양궁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경북일고 양궁장 건립으로 예천은 한국 양궁의 산실이라는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천군은 양궁과 관련된 예산에 대해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다. 예천지역 양궁부가 있는 초·중·고교 6개교(49명)와 실업팀 1곳(10명) 등 감독과 코치·선수를 포함해 59명이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등부 선수의 경우 연간 사용하는 활은 300만~400만 원이 들어가고 선수 1인당 사용하는 화살도 연간 500만원 상당이 든다. 예천군은 이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군은 양궁부가 있는 6개교에 매년 양궁장비 및 훈련비 등 1천만 원 이상을 지원하는 한편 우수선수 육성을 위해 양궁교실 운영비·식대·간식비·물품구입비까지 총 1억4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여기에다 경북도교육청도 장학금을 비롯해 각종 훈련비와 장비구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실업팀 선수를 위해 2005년 '양궁인의 집'을 건립해 선수단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예천군은 이 모든 것을 '원스톱' 처리하기 위해 체육사업소에 체육진흥팀을 두고 전담 주무관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예천=양궁' 군민 자긍심도 높아
예천군민의 양궁에 관한 관심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2003년 열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양궁이 진호국제양궁장에서 개최될 당시 대회 자원봉사를 위해 군민들의 지원이 쇄도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김제덕 선수가 양궁 2관왕에 오르자 예천에는 곳곳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김 선수가 출전한 경기 시간대에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TV를 시청하며 응원한 탓에 읍내 곳곳이 한산할 정도였다.
예천군민들은 예천군의 주요 관광지로 진호국제양궁장에 있는 예천활체험센터를 추천한다. 그만큼 양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뜻이다. 예천활체험센터는 양궁·국궁·활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이 힘들 정도다. 그동안 정적인 스포츠로 인식 받아온 스포츠를 아예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바꾼 역발상으로 통한다. 이곳에서는 전문강사·안전요원의 지도 아래 서바이벌과 양궁자세 교정 등을 받을 수 있어 누구나 쉽게 활에 접근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개최한 2개 양궁대회만 해도 900여명이 지역에 머무르면서 8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했다. 연평균 13~14번의 대회가 개최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상당히 높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양궁의 메카'인 예천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군민 모두가 다시 한번 하나로 결집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지역 꿈나무가 신궁 계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부분에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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