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여름날 우리…느닷없이 시작되고 끝나는 청춘의 첫사랑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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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7   |  발행일 2021-08-27 제39면   |  수정 2021-08-27 08:37
수영선수로 지내던 고교시절 전학생에 첫눈에 반해
17세부터 성숙해진 32세까지 엇갈림과 재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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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싸우는 게 일상인 17세 수영선수 저우샤오치(허광한)는 전학생 요우용츠(장약남)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 순간부터 요우용츠를 향한 저우샤오치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요우용츠 역시 서툴지만 진심 어린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렇게 학교의 공식 커플이 된 두 사람. 하지만 요우용츠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실의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던 저우샤오치는 대학생이 된 요우용츠의 모습을 우연히 친구의 휴대폰 사진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공부해 그녀가 다니는 대학에 입학한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번째 만남. 그러나 요우용츠에겐 이미 남자 친구가 있고 그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시간이 흘러 사회인으로 재회한 두 사람. 그제야 비로소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이번에도 순탄치 않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학창 시절 첫사랑 이야기는 왜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 않은 걸까. 대만의 숱한 청춘영화는 여기에 방점을 둔다. 그 연장선에서 웹드라마 '28세 미성년' 등을 연출했던 한톈 감독은 박보영·김영광 주연의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여름날 우리'를 내놓았다. 느닷없이 시작되고 또 그렇게 끝나는 청춘의 첫사랑을 추억했던 원작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배우와 배경이 바뀐 탓인지 느낌은 새롭다. 첫사랑의 성장통을 설렘과 아련함으로 뒤섞는 대신 명랑만화의 톤을 유지했는데 과장됨 없이 우리가 그동안 좋아했던 대만 청춘영화의 모든 요소(꿈·가족·희망·성장·좌절)들을 물 흐르듯 순서에 맞게 등장시킨다.

청춘영화는 평소에는 잊고 있던 추억을 환기시키며 공감을 부른다. 그래서 청춘영화를 시간과 기억에 관한 영화라고 부른다. '여름날 우리'는 풋풋했던 17세부터 성숙해진 32세까지 세 번에 걸친 엇갈림과 재회를 반복하는 두 사람을 통해 사랑이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유연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는 철저히 남자주인공의 시점이지만, 여자주인공의 상황과 선택이 결정적으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의 미덕이다. 덕분에 첫사랑에게 끌렸던 남녀의 순수한 감정과 엇갈리는 순간의 가슴 아픈 아련함이 다채로운 감성과 느낌으로 다가온다.

영화 '해길랍', 드라마 '상견니' 등으로 아시아 최고 스타로 부상한 허광한이 첫사랑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순수남 저우샤오치를 매력 넘치게 그려냈고, 2018년 '비상역류성하'로 데뷔한 장약남도 싱그러운 비주얼에 더한 폭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여름날 우리'는 그동안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리메이크작 중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장르:로맨스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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