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구시장 선거는 '고교 대첩?'…동문회 간 자존심 대결 예고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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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9   |  발행일 2021-10-19 제1면   |  수정 2021-10-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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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전경. 영남일보DB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지역 특유의 '고교 인맥 문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의 고교 동문의 물밑 지원이 본격화 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내년 대구시장 선거가 지역 동문간 자존심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출마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들의 출신고를 살펴보면 경북고, 계성고, 능인고, 대건고, 심인고, 청구고(가나다 순) 등이다.


이 중 청구고 14회 졸업생인 권영진 대구시장은 민선을 시작한 1995년 이후 최초의 비(非) 경북고 출신의 시장이 됐다. 이에 청구고 동문 사이에선 '권 시장 3선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초의 비 경북고 시장에 이어 최초의 3선 대구시장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권 시장이 최근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지역 명문고로 꼽히는 경북고에서는 57회 졸업생인 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구 경북(TK) 지역에서 가장 많은 정치인을 배출한 자존심 회복을 위해 동문 차원에서 지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시장이 당선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구시장 자리는 경북고 졸업생들이 독식해왔고, 과거 TK 국회의원 중 절대다수가 경북고 출신이었으나 갈수록 위상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 'TK 신흥 명문'으로 꼽히는 대건고 동문도 대구시장을 배출하겠다는 기대감에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당 초 27회 졸업생인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의원이 지난해부터 공개적으로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며 유력한 주자로 올라섰으나,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논란으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이에 동문 들이 나서서 또 다른 시장 후보로 줄곧 거론되던 김상훈(대구 서구·31회) 의원에게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건고 출신의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건고 출신 대구시장을 만들기 위해 일부 동문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능인고의 경우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과 정상환 변호사가 동시에 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같은 학교를 졸업한 동문 입장에선 한쪽 후보를 콕 집어 돕기가 어려워서다.


심인고는 졸업생들이 여야 예상 후보로 골고루 포진돼 있다. 지난 6·11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동식 대구시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밖에도 계성고 출신으로는 홍희락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있다.
차기 시장 주자들에게 고교 인맥이 중요한 이유는 동문의 힘을 얻으면 선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출신 고교를 중시하는 대구지역 특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각종 행사에 사람을 모아 주거나, 전화 여론조사를 할 때 조직적 참여를 독려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구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서를 바탕으로 동문 정치인을 돕기 위한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던 일"이라며 "다만, 특정 고교가 정치권을 독식하던 문화에서 고교 평준화가 이뤄진 점이 흥미롭다. 이에 따라 지역 고교 간 후보 대리전 성격의 세력 대결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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