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무시한 정책" 어린이보호구역 차량 주·정차 전면 금지 '혼란'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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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1   |  발행일 2021-10-22 제6면   |  수정 2021-10-2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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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8시 10분쯤 대구 서구 평리동에 위치한 A초등학교 앞. 학생 등교를 시키기 위해 온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에 정차해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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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9시쯤 대구 남구 한 어린이집 차량에서 아이들이 등원을 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21일 오전 8시 5분쯤 대구 서구 평리동에 위치한 A초등학교. 학교 주변의 노상주차장에 30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차량을 이용해 학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등교시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량들은 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정차를 했다. 하고 있었다.


남구 봉덕동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 앞에는 원아들을 태운 버스가 멈춰섰다. 원아들이 전부 내리기까지 5분 넘게 시간이 걸렸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전면 금지 시행 첫날, 현장에서는 '대책 없는 정책'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지난해 10월 20일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32조에 따라, 21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 내 모든 도로에서 차량 주·정차가 전면 금지된다.

학생들의 등하교 차량, 어린이집·유치원 원아 차량 등도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정차할 수 없다. 주차도 당연히 금지된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위치한 노상주차장은 사용할 수 없다.

현재 대구에는 총 767개의 어린이보호구역이 있으며,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은 2천 426면이 있다.

현장에선 현실을 무시한 법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부모 조모(여·31)씨는 "우리 집과 어린이집간 거리가 멀어 차를 타고 어린이집에 와야 하는데 학부모 주·정차도 금지하면 아이들을 어떻게 등원시켜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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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모든 도로에서 차량 주·정차가 전면 금지된 21일 대구 북구의 한 주택가에 위치한 유치원 앞에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ocm

또 정모(56)씨는 "학생들 안전을 위해 통학로 주 출입문에는 당연히 주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린이보호구역을 전부 금지하면 인근 주민들은 어디에 주차하란 말이냐"고 했다.

대구지역 대부분 지자체는 단속에 손을 놓은 상황이다. 법대로 단속하게 되면 시민 불편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차난에 대한 대책이 없어 어린이보호구역에 위치한 노상 주차장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너무 급진적으로 법이 추진된 것 같다. 세부적인 단속 규정이 나오지 않아 선뜻 단속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주택가에 위치해 있는데 노상주차장을 지우면 대책이 없다.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대구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단속은 각 구·군에서 이뤄진다" 면서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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