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흡연'으로 몸살앓는 대구 도심…일각선 흡연자 위한 '흡연부스' 설치 주장도

  • 서민지,손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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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5 16:08  |  수정 2022-05-16 07:28  |  발행일 2022-05-16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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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흡연하는 시민들 사이로 '금연'이라고 적힌 입간판이 줄지어 서 있다. 손정섭 수습기자 mys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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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14번 출구 인근에는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입간판이 있지만 많은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손정섭 수습기자 mys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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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동대구역 앞 금연구역에서 한 시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손정섭 수습기자 myson@yeongnam.com

대구 도심이 시민들의 '길거리 흡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대구 중구 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14번 출구 앞. 10여 명의 시민이 흡연을 하고 있었다. 역 출구 10m 내외는 금연구역인데다 금연장소임을 알리는 입 간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흡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담배 연기 때문인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최모(여·28·대구 북구)씨는 "커피숍에 들어오면서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봤다. 피우면 안 되는 곳인데 피니까 '왜 필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의 가장 큰 번화가인 동성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성로의 CGV대구한일~옛 중앙파출소 구간은 지난 2012년 8월 금연 거리로 지정됐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현수막들도 동성로가 금연구역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거리 바닥에는 수 많은 꽁초가 굴러다니고 있었고, 골목 사이사이에 시민들이 모여 흡연했다.
골목이 시민들이 다니는 대로와 연결돼 있어 통행인들은 큰 불편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금연'이라고 적힌 입간판 옆에서 흡연하던 임모(30·경북 김천)씨는 "타지에서 와서 동성로 거리가 금연장소인 줄 몰랐다"며 "바닥에 꽁초가 워낙 많아서 흡연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일부 흡연자들은 동성로와 반월당역 인근에 흡연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항변을 하고 있다. 한국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4천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지불하는 비용의 78%가 세금인데, 흡연자는 사회로부터 충분히 배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배모(27·대구 달서구)씨는 "동성로에는 흡연 부스가 없어서 흡연할 마땅한 장소가 없다"며 "시민들이 다니는 대로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필 곳이 없으니 피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모(47·수성구)씨는 "싱가포르 같은 나라는 흡연 규제를 강하게 하면서도 대신 흡연 구역을 만들어 준다"며 "한국의 경우에는 흡연 장소를 안 만들어주는데 흡연 규제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지만, 한일CGV부터 큰 대로만 금연 거리이고 구석진 골목은 금연구역이 아니다"라며 "골목에 입간판을 세워놓고 시민들에게 금연을 권유하기는 한다. 동성로 흡연부스 설치가 계획된 건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미 있는 대구 흡연부스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도 함께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날 동대구역 일대의 흡연부스를 찾은 취재진은 흡연부스 안보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많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흡연부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모(여·27·대구 동구)씨는 "공간이 협소하다. 많은 사람 사이에서 거리를 두려고 하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설공단 관계자는 "현재 흡연부스 내부 청소는 코레일에서, 외부 광장 청소는 대구시설공단이 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 장기화로 부스 밖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흡연구역을 확장했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손정섭 수습기자 mys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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