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대상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술렁'…"올 것이 왔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 기대 반 우려 반(종합)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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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30   |  발행일 2022-06-30 제3면   |  수정 2022-06-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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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공공기관 구조개혁(안)'을 발표하자 통폐합 대상 공공기관 및 산하 사업소의 임직원들은 전체적으로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소속 장(長)의 유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앞으로의 일정 등에 대해 통합 상대 기관과 협조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교통공사·공공시설관리공단 설립

도시철도공사와 도시철도건설본부를 통합해 (가칭)대구교통공사가 설립된다. '건설'과 '관리·운영' 기능의 이원화에 따른 인력·예산 중복문제를 해결하자는 차원이다. 인수위는 향후 교통공사의 업무 범위를 도시철도뿐 아니라 대중교통 시설관리까지 확대해 대중교통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다.

도시철도공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도시철도건설본부와의 통합으로 건설·운영 분리에 따른 시행착오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설개선 비용 최소화와 각 기관의 업무지원 인력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설계단계부터 안전·시설 등의 시민 니즈(Needs)를 반영해 도시철도 이용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시철도공사는 1995년 설립돼 현재 직원은 2천935명이다. 반면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 시 정책에 맞춰서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1989년 '지하철기획단'으로 발족해 현재 직원 79명이 근무 중이다.

시설공단과 환경공단은 (가칭)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으로 통합된다. 동일한 행정재산이라 하더라도 관리 주체가 상이함에 따라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게 인수위 측의 설명이다. 인수위는 체육·하천·도로·환경 시설의 관리 주체를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이번에 통합되는 환경공단과 기관 성격이 다른 부분도 있어 통합과정에서 잘 조율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인수위 측에서 통폐합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이익은 없고, 고용 승계를 원칙으로 한다고 했으니 그런 원칙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공단 노조 관계자는 "고용 승계 등을 약속했지만 통합 과정에서 불합리한 부분이 일어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했다. 시설공단은 1993년 설립됐으며 직원은 913명이다.

반면 환경공단 관계자는 "환경공단은 하수처리장 등 환경시설을, 시설공단은 체육 및 도로시설을 운영·관리하며 전문성을 키워 왔는데, 이렇게 성격이 다른 두 기관을 통폐합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환경공단은 2000년 '대구 전역에 발생한 하수·분뇨·생활 쓰레기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직원은 530명에 이른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통합될 예정인 대구관광재단은 업무 특성상 문화예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통폐합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관광재단은 지난해 3월 설립됐으며 현재 23명이 근무하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대구교통공사'로 통합 도시철도公·도시철도건설본부 "도시철도 이용환경 최적화 기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으로 통합된 시설·환경공단 "조율이 중요…득보다 실 많을까 걱정"
문화·공연·전시·축제·관광 분야 컨트롤타워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에 지역문화계 '충격'
"대외적 위상 위축 우려…의견수렴 없는 일방적 통합"…"새 출발 계기 마련해야" 목소리도



◆대구TP 중심 DIP·DGDP 통합 '혼선' 우려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DGDP)을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로 통폐합하는 카드를 꺼내 들자 해당 기관들은 '올 것이 왔다'며 잔뜩 위축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홍준표 시장의 핵심사업인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산업을 비롯해 미래신산업의 효과적인 육성을 위해 3개 기관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업무 성격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진흥원의 경우 전국 각 시·도에서도 모두 운영하고 있어 통폐합에 따른 정부 지원 불이익 등이 우려된다. 각 기관이 주력하는 사업 분야가 다르고, 조직 체계도 달라 상당한 혼란도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통폐합 대상 한 기관 관계자는 "인수위 측에선 기능 중복 사업에 대한 비용 절감을 내세우고 있는데 세부적 내용을 봐야 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2015년 인천시가 인천테크노파크를 DIP와 유사한 성격의 인천정보산업진흥원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었던 일을 사례로 들었다. 게다가 인수위 측이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고 하지만 향후 조직 슬림화를 목적으로 구조조정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불안한 모습도 감지됐다.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고용이 보장된다 해도 각 부서가 통합됨에 따라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처우는 열악해지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이라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에 기여하는 부분도 큰데 굳이 통폐합을 하려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통폐합을 들고 나오기 전에 해당 기관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앙 부처와의 조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자인진흥원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기관이고, DIP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관이 많아서다.

반면 대구TP의 위상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공석인 대구TP 원장에 누가 취임할지 새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원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으나 면접에서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대구TP는 지난 24일 원장 선임 재공고를 내고 다음 달 8일까지 원서를 받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8월 취임 후 민선 8기 혁신기업의 지원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충격에 빠진 대구 문화계…문화·예술에 관광까지

인수위는 문화·공연·전시·축제·관광 등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분야를 종합적으로 지휘할 컨트롤타워로 (가칭)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진흥원에 출자·출연기관뿐 아니라 시 산하 사업소까지 모두 흡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문화계는 사실상 '맨붕'에 빠진 모습이다. 통합 대상이 된 기관과 사업소들은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기관의 고유한 기능과 위상이 약해질 것을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설마가 현실이 됐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관망하며 말을 아끼는 기관도 적지 않았다.

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지난 18년 동안 오페라를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재단을 설립했는데, 통폐합되면 재단이 축소되면서 대외적인 위상과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도 "기관이 설립될 때는 각자 그 필요성이 있는데, 통합하고 업무를 조정하게 되면 고유한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합에 따라 지원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기관 관계자는 "콘서트하우스나 오페라하우스는 이미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고 그만큼 독자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통폐합이 되면 자칫 지원이 줄어들 수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기관의 힘을 분산시키고 빼버리는 형태여서 안타깝다"고 했다.

의견수렴 없는 일방적인 통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예술 한 관계자는 "명확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 일방적인 통합이다. 최소한의 시간을 두고 여론 수렴과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폐합이 연말까지인데 기관마다 조례와 조직 체계가 달라 단기간에 이를 정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통합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일부 기관의 경우 예산 낭비와 근무 태만 등 부실 운영이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개혁이 필요했던 일부 기관을 새롭게 정비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향후 인선이다. 인선이 통합의 실패와 성공의 향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홍 당선인이 경남도지사 시절 강행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3년 경남도는 경남문화재단·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경남영상위원회 등 문화예술 관련 출자·출연기관 세 곳을 통폐합했고, 이 과정에서 공론화를 거치지 않아 '일방적인 불통 행정'이란 비판을 받았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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