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헌에만 전해져 오던 칠곡도호부 여제단 터 발굴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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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8 19:12  |  수정 2023-01-18 19:14  |  발행일 2023-01-19
대구 북구 읍내동 구수산공원 조성 앞두고 정밀발굴조사
기록으로만 남겨진 국가 제례 시설 여제단 발굴한 것은 이번이 최초
통일신라에 조성돼 고려시대까지 있었던 절 터 1개소도 나와
지도
1872년에 제작된 칠곡지도에 나오는 여제단(아래 빨간색 원).
[크기변환]15
대구 북구 읍내동 구수산공원 조성에 앞서 실시된 정밀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조선시대 칠곡도호부의 여제단 터. 흰색 부문은 단이 있던 자리이고, 파란색 부문은 담장이 들어섰던 자리다.(재)가야문물연구원 제공

문헌에만 전해져 오던 조선시대 칠곡도호부의 여제단 터가 대구 북구 읍내동 구수산공원 조성에 앞서 실시된 정밀발굴조사에서 처음 확인됐다. 통일신라에 조성돼 고려시대까지 있었던 사찰 터(사지, 寺址) 1개소도 발굴됐다. 기록으로만 남겨진 국가 제례 시설인 여제단 터를 발굴한 것은 국내 최초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재)가야문물연구원은 18일 "공원 조성에 앞서 지난해 5월부터 8개 구역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던 중 구수산 북측 4·5구역에서 조선시대 칠곡도호부의 여제단 터가 나왔고, 1· 2·3구역에서는 통일신라~고려시대의 절터가 발굴했다"고 밝혔다

칠곡도호부 여제단은 그동안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 경상도읍지 칠곡부읍지(慶尙道邑誌 漆谷府邑誌), 1872년에 제작된 칠곡지도(漆谷地圖)에 위치, 크기 등이 기록으로만 전해질 뿐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에 발굴된 여제단 터의 단 시설 등은 '국조오례서례'에 기록된 규격과 일치했다. 여제단 터와 함께 담장, 홍살문 자리, 단 시설 기초 축조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무지도 함께 나왔다.

발굴된 절터에서도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2구역에서는 적심건물지와 대형 수혈이 확인됐고, 연화문 막새와 평기와 등 출토유물로 보아 고려시대에 조성된 건물지로 추정된다. 3구역에서는 고려시대 석축 시설, 적심건물지, 기단, 담장, 암거, '寺' 라는 명문이 새겨진 기와 등이 발굴 출토됐다. 고려시대 층 아래의 석축 시설과 통일신라시대 유물을 포함하는 이전 시기의 '문화층'까지 확인돼 절터에 세워졌던 사찰의 최초 축조 시기는 통일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승규 가야문물연구원 조사단장은 "문헌에만 전해오던 칠곡도호부의 여제단을 실제로 확인한 것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또 알려지지 않았던 절터를 발굴한 점도 사료적 가치가 높다"며"두 유적을 현지 보존하면서 여제단을 복원한 다음, 구수산 지역을 역사유적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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