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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이 미성당 사장(왼쪽)은 김건희 여사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미소지었다. 박도이 사장 제공 |
대구 서문시장이전 100주년 기념식에 시장 상인을 대표해 참가한 박도이 미성당 만둣집 사장. 행사가 끝난지 하루가 지났지만 박 사장은 아직 그때의 감흥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외환위기로 힘들었을 때 서문시장에서 일하시던 어머니를 따라 장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27년이다"며 "이 곳에서 셋째를 임신하고 첫째는 결혼까지 시켰다. 서문시장은 말그대로 내 평생 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런 곳이 이전 100주년을 맞게 됐다. 더욱이 대통령 내외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니 감회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특히 박 사장은 김건희 여사와 인연이 있다. 지난 1월 서문시장을 찾은 김 여사는 설 명절 용품 등을 산 뒤 미성당에 들렀다. 납작 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었다. 당시 박 사장은 김 여사에게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냐"며 놀랬단다. 김 여사는 새끼 손가락을 걸고 재방문을 약속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현실이 됐다. 박 사장은 "김 여사와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냥 시장 상인 중의 한명과 한 약속인데 정말 지켜주실 줄 몰랐다"고 했다.
두달여 만에 재회한 김여사와 박 사장은 기념 행사장에서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김 여사가 제 손을 꼭 잡으며 '시장에 도착한 후 곧바로 만둣집부터 찾았는 데 안 계셨다. 직원들에게 행사장에 갔다는 말을 들었다. 예전에 사장님과 다시 보기로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지 않았냐'고 하더라"며 웃었다.
박 사장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눈을 맞추면서 애로사항을 들어주시려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며 "대통령 내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면서 기념식 내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특히 "서문시장 이전 100주년을 누구보다 뜻깊게 보낼 수 있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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