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사드배치가 정상화된다면

  • 석현철
  • |
  • 입력 2023-04-13  |  수정 2023-04-13 06:52  |  발행일 2023-04-13 제22면

2023041201000238000010091
석현철기자〈경북부〉

얼마 전 기자는 경북 성주의 한 여성 기업인과의 첫 만남에서 오래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집회 현장에서 기자의 이름을 많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가슴속 깊이 꼭꼭 숨겨두었던 그래서 다시는 끄집어내고 싶지도 않았던 지난날의 기억이 다시금 뇌리를 스치며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당시 기자는 본의 아니게 사드 관련 현장에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앞장설 수밖에 없었으며, 수많은 상황 속에서 새겨진 깊은 상처는 한동안 사람을 만날 수 없는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보이며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야만 했다.

고향인 성주에서 기업을 운영 중이던 그녀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은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로 인해 고향에 정착하기 위해 성주에 집을 사서 들어왔지만 3개월 만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사드는 2017년 4월 경북 성주 현재 자리에 전개된 뒤 임시배치 상태에 머물러 있다.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도 불구하고 전임 정부에서는 계속 방치되다시피 하다 지난달 15일 성주 사드 기지에서 미사일 발사대를 외부로 가지고 나와 원격발사대 전개를 훈련한 뒤 23일 복귀했다.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13~23일)'와 연계해 열린 첫 훈련이었다. 한·미는 "사드 체계의 작전 운용 정상화는 사드 부대에 대한 지속적인 작전 지원을 보장함으로써 주한미군 준비태세 향상과 지속적인 작전 지원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한·미는 사드의 신속한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사드 기지의 환경영향평가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는 일반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주민공람을 끝냈고 성주군과 김천시도 접수한 의견을 국방부로 통보했다. 국방부와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놓고 협의를 거친 뒤 환경영향평가를 마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본안 검토 기간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7월에 환경부로부터 일반환경영향평가 결과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내다봤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지역에서는 마치 전쟁을 치른 듯한 격랑의 세월을 보냈으며 이제 곧 마지막 여정에 들어선 듯하다. 사드 배치가 정상화된다면 정부가 분명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사드 배치 과정에서 남모를 가슴앓이를 한 성주군민의 마음도 잊지 않고 잘 다스려 주어야 할 것이다.
석현철기자〈경북부〉

기자 이미지

석현철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