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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몬스터즈 크래프트 비어에 진열된 학이사(이상사)의 책들. 독자 제공 |
역사가 오랜 대구지역 출판사가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특별한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대구 도심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책과 맥주가 만나는 의미 있는 행사다.
22일 대구 문화계에 따르면, 대구의 출판사 '학이사'가 중구 종로에 위치한 '몬스터즈 크래프트 비어'에서 판매용 책과 전시용 책을 진열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몬스터즈 크래프트 비어는 맥주를 판매하는 공간인 동시에 복합문화공간의 기능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대구의 출판사가 행사를 갖는 이유는 '특별한 인연'에서 찾을 수 있다. 해당 공간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인 지난 1954년 1월 4일, 학이사의 전신 이상사(理想社)가 창립한 곳이기 때문이다.
전쟁 전후인 1950년대, 대구에서는 문학과 출판문화가 꽃피었다. 그때도 대구는 문학의 도시, 그리고 출판의 도시였다.
학이사는 창립 70년을 앞두고 출판사의 역사가 담긴 공간에서 학이사의 판매용 책과 이상사의 전시용 책을 진열하기로 한 것. 이를 통해 한 출판사의 과거와 현재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가게를 찾았다가 책이 전시된 것을 본 외국인 손님 등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대구 문화계 한 인사는 "이번 행사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라는 멋진 의미가 담겼다. 대구 문화예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중현 학이사 대표는 "이상사 옛 건물이 위치했던 곳의 골목길 등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 너무 반가웠다"며 "학이사는 이상사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왔고, 내년이면 창립 70년이 된다. 시민들에게 지역 출판사의 역사를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를 구상 중이다. 지역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고 이번 행사에 동참해 준 몬스터즈 크래프트 비어 관계자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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