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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구시 야경. <사진 출처=대구뷰>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 기자 |
'야경'(夜景)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전 세계 다양한 나라와 도시에서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야경을 선보이고 있다. 밤이 아름다운 곳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저마다의 취향이 담긴 야경 감상 포인트를 찾아 '인생 한 컷'을 눈에 담고 싶은 것일까. 은은하게 빛나는 야경이 마치 사람을 홀리는 것 같다.
대구 대표 야경명소 '앞산 전망대' '수성못' '디아크'
화려하진 않지만 모던·세련된 야경 매력으로 꼽혀
구미 금오산 저수지는 시원한 밤공기 어우러져 인기
바다품은 포항, 스페이스워크 등 다채로운 야경 자랑
◆모던하고 은은한 '대구의 밤'
지난 달 찾아가 본 대구 앞산전망대. 해가 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하나 둘 그곳을 찾기 시작했다. 앞산전망대는 대구의 대표적 야경 명소다. 대구시민을 비롯한 많은 여행객들이 '대구의 밤'을 감상하기 위해 그곳을 찾고 있다. 검은 바탕에 보석을 흩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대구의 밤을 보고 있자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된다.
대구의 밤은 이처럼 은은하게 빛난다.
앞산전망대를 비롯해 수성못, 근대문화골목, 아양기찻길, 성당못, 공연장, 강정고령보의 디아크 등에서는 모두 특색있는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수도처럼 엄청 화려하거나 복잡하지도 않고, 부산처럼 바다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대구는 모던하고 세련된 대구만의 매력적인 야경을 갖고 있다.
3일 저녁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만난 시민 조모(여·46)씨는 "빛의 색감과 밝기 등에 대한 사람들의 취향도 저마다 다를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너무 밝고 화려한 조명보다 일상 속에서 단정하게 빛나는 야경을 좋아해서 대구의 야경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야경을 담은 영상도 SNS 채널 등에서 꾸준히 인기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광본부에 따르면, 4K 항공 드론으로 촬영한 대구의 야경 영상이 SNS 채널(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총 조회수 120만 회(지난달 초 기준)를 넘어서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야경 영상에는 동대구역과 대봉교, 신천, 83타워, 이월드, 대구제일교회, 계산성당, 동성로 스파크랜드, 삼성라이온즈파크 등 대구의 주요 거리와 관광명소를 촬영한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지상철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도심의 불빛 사이로 운행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내가 살고 있는 대구가 아주 멋진 도시였다' '대구의 느낌을 잘 표현했다' 등의 댓글로 감상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야경 명소들
국내에도 다양한 야경 명소들이 있다. 야경의 스타일과 스케일도 다양해서 각자 취향에 맞게 찾아가면 된다.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은 도시 자체의 역사성과 높은 빌딩 숲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야경을 만들어낸다. 외국인을 비롯해 타 지역 국민들도 여행으로 많이 찾는 수도답게 서울에는 여러 레퍼토리의 야경 감상 코스가 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부산 역시 야경으로 유명한 도시다. 야간관광이 중요해지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전국적으로 '야간관광 특화도시'를 선정하고 있는데, 부산도 그 중 한 곳(국제명소형)에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인천과 통영이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됐다. 부산에서는 황령산 전망대, 송도해수욕장, 동래읍성 등에서 바라본 야경이 유명하다.
경북지역은 그 넓은 땅만큼이나 곳곳에서 여러 특색있는 야경 명소를 만날 수 있다.
바다를 품은 도시 포항은 빛나는 야경을 자랑한다. 영일만 바다를 바라보는 환호공원에 설치된 체험형 조형물인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의 대표 야경명소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포항에서는 바다와 함께 하는 야경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구미에서는 금오산 저수지의 야경이 멋지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금오산 등산로 초입에 있는 저수지와 산책로에서는 밤마다 은은한 야경을 만날 수 있다. 맑고 시원한 산 공기와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저수지에서 만난 30대 구미시민은 "이곳에만 와도 도심에서 멀리 벗어난 기분이 들어 저녁에 산책을 하러 자주 온다. 야간 조명이 너무 밝지도 않고 적당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의 월영교, 경주의 동궁과 월지 등도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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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화려한 야경. <게티이미지뱅크> |
◆해외 야경 명소들
오래 전부터 세계 여러 나라, 도시의 야경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프랑스 파리는 낮에도 볼거리가 정말 많은 곳이지만, 밤에도 뒤지지 않는다. 특별한 야경 때문이다. 파리의 많은 옛 건축물과 랜드마크가 밤에 빛과 어우러지면 꽤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에펠탑이나 몽마르트르의 야경이 너무 유명하지만, 오페라 가르니에 쪽의 야경도 충분히 아름답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한 장면처럼 밤의 파리를 산책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혹시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면 숙소 창밖으로 그림처럼 보이는 야경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좋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야경 역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부다페스트 거리는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밤 풍경을 내보인다. 깜깜한 밤 어부의 요새에서 다뉴브강과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는 코스가 가장 유명한데, 그 황홀한 광경은 많은 이들의 '인생 사진'으로 남아있다.
야경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미국 뉴욕이다. 다채로운 '나이트 라이프'와 함께 야경 핫 플레이스도 워낙 많은 곳이다. 브루클린 덤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여러 포인트에서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의 야경이 유명하다. 이들 나라에서는 다양한 야경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해 여행객들에게 도시의 밤 풍경을 선보이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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