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민경 지음/그래도봄/300쪽/1만9천800원 |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조사관 및 행정 외에 인권 교육 운영 업무를 15년 넘게 해온 저자가 인권의 주요 주제들을 씨줄로, 세계 명화들을 날줄로 엮은 글을 책으로 냈다. 책에선 저자가 인권위에서 보고, 듣고, 현장에서 느껴왔던 '인간의 기본 권리'를 그림이라는 매개로 쉽고 흥미롭게 풀어간다. 대중에서 친숙한 피카소, 들라크루아, 고흐의 작품부터 국내외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그림에서 인권의 주요 주제를 찾아내고, 그 속에서 인권의 역사·개념과 연관된 사건을 읽어낸다.
저자는 "예전에는 미학의 측면에서 그림을 좋아했다면, 인권위에서 일한 이후로는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책은 전 세계가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문서 '세계인권선언'을 바탕으로 한다.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사람이 성별·피부색·신념·종교 등의 특징과 관계없이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것을 문서로 명시하는 데 전 세계가 처음으로 합의한 것이다. 총 30개 조항으로 되어 있으며,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 기초가 된다. 저자는 인권의 주요 개념을 '여성' '노동' '차별과 혐오' '국가' '존엄' 등 5개 카테고리로 나눠 설명한다. 여기에는 아동·장애인·난민·인종·집단 학살·체벌·기후 위기·전쟁과 평화·수감자·노인 등 인권에서 놓쳐선 안 될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
유리 천장이 건재한 세상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먹고살기 위한 노동 현장은 어쩌다 목숨을 앗아가는 장소가 되었는지, 차별은 어떻게 혐오로 발전하며 그 혐오가 어떠한 비극을 일으키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각각의 원고 끝에는 '궁금해요' 코너를 마련해 본문에서 언급한 인권의 개념과 연관 사건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