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팔공산 없는 팔공산 뮤지컬?…무관한 주제로 테마 뮤지컬 제작 논란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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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7  |  수정 2023-09-27 08:01  |  발행일 2023-09-27 제2면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명분으로 4억원 투입되는
지역특화 창작뮤지컬 '팔공산 오디세이'
팔공산과 무관한 내용으로 제작되고 있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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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망우공원에 자리한 곽재우 동상.<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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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효목동 조양회관.영남일보 DB

팔공산이 테마인 지역특화창작 뮤지컬이 팔공산과 무관한 소재로 제작되고 있어 논란이다.
 

26일 영남일보가 관계기관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비와 시·구비(동구) 총 4억원이 투입되는 창작뮤지컬 '팔공산 오디세이'(가제)가 내년 2~3월 2회에 걸쳐 공연될 예정이다.


이번 뮤지컬은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을 명분으로 예산을 확보해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문화재단과 민간업체 A사가 공동주관하지만 실질적인 제작은 A사가 맡는다. '팔공산의 정기가 어린 지난 역사를 옴니버스 형식의 대서사시로 구성한다'는 취지로 3가지 에피소드를 다룰 계획이다.


에피소드1은 팔공산 일대에서 벌어진 동수전투에서 왕건을 대신해 순절한 신숭겸 장군을 다룬다. 에피소드2는 대구 동구에 자리한 망우공원을 근거로 임진왜란 최초의 의병장인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의 활약상을 담을 예정이다. 에피소드3은 대구 동구에 있는 조양회관을 작품 배경으로 일제강점기 계몽운동과 항일민족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들의 스토리를 다룰 계획이다.


공연 타이틀이 대구의 명산인 팔공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일각에서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과 연계해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작품 내용은 팔공산과 관련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숭겸을 제외하고 곽재우 장군과 조양회관 스토리는 팔공산과 연결해 스토리텔링 하기에 무리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실제 곽재우 장군의 경우 묘소가 달성군 구지면 대암리에 있어 대구와 인연은 있지만, 의병을 일으키고 전투에 나선 주요 역사적 배경은 경남 일대로 팔공산과는 무관하다. 서상일이 주도해 민족계몽운동을 확산시킬 목적으로 세운 조양회관도 팔공산과 거리가 멀다.


대구 공연계 한 관계자는 "팔공산 오디세이가 당연히 국립공원 승격을 기념하고 팔공산을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일 줄 알았다"며 "지역 명소 소재 공연을 만드는 것은 좋지만, 팔공산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에 망우공원과 조양회관을 다루는 것은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대구 동구문화재단 측은 "공연 계획서상의 3가지 에피소드가 팔공산을 주제로 하나로 묶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지적이 있을 수는 있다"며 "다만, 아직 재단에서도 해당 공연의 시나리오를 받지 못해 작품의 정확한 내용은 모르고 있다. 공동 주관으로서 공연 제작과정에 대해 점검할 부분은 하겠지만, 재단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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