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빌려드립니다"…전국 유일 지자체 직영 방송국 '동행스튜디오'를 가다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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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4 16:02  |  수정 2023-10-04 17:51  |  발행일 2023-10-05 제8면
8월부터 동행스튜디오 시범운영 시작
촬영장비·시설 최소 50% 이상 저렴하게 대여
지역민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기여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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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대구 남구의 동행미디어스쿨 체험행사에 참석한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스튜디오에서 콘텐츠를 촬영하고 있다. 남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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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청 동행스튜디오 내부 모습. 브이로그부터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고급 장비까지 100여개의 촬영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남구청 제공

건립된 지 50년이 지나 심각한 노후화를 겪고 있는 대구 남구청 청사가 주민과 함께하는 '스튜디오'로 거듭나고 있다.

남구는 지난 8월부터 '동행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유일 지자체 직영 방송국으로,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지역민에게 활발한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열린 커뮤니티 공간이다. 과거 남구청 문화관광과가 쓰던 청사 3층 64.8㎡(약 20평)의 공간을 약 4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단순 장비·공간 대여는 물론 지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기술을 이해·활용해 지식을 증진) 강화 및 지역 영상 산업발전을 이끌기 위해 조성됐다.

지방자치단체가 홍보 등을 위해 미디어시설을 위탁·운영한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남구처럼 청사 내 방송시설을 갖추고 이를 직영하는 것은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유일무이하다.

스튜디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남구에 주소를 둔 사업장 혹은 법인·단체, 구민은 감면 혜택도 받는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비교적 소규모임에도 필요한 장비·시설은 모두 갖췄다. '호리존트'(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음새 없이 만들어 놓은 벽면)와 컬러 조명, 크로마키 스크린, 대형 LED 등은 다양한 콘텐츠 촬영을 가능토록 한다. 카메라와 렌즈, 조명 등 촬영 장비의 경우 대형 방송국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브이로그 수준의 영상 촬영부터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시네마 급 장비까지 초·중·고급 수준별 장비 1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장비 및 시설을 일반 사설보다 최소 50% 이상 저렴하게 대여한다. 아직 시범운영 중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대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순 대여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탄생하는 미디어 콘텐츠도 무궁무진하다. 기본적인 구정 홍보 영상 및 협업 콘텐츠 외에도 웹드라마, 인터넷 강의, 음악·시사 콘텐츠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웹드라마의 경우 지역 문화예술인을 우선적으로 출연시켜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남구는 향후 전통시장 상인회 등과도 협업해 인터넷 쇼핑 라이브를 진행할 계획이다.

남구는 올해까지 동행스튜디오를 시범 운영한 후 내년부터 예산을 반영하는 등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방송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임기제 공무원도 채용했다.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 지역민의 영상미디어 활용 능력 및 뉴미디어 인력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김종오 남구 미래정책과장은 "1인 미디어 시대에 발맞춰 각종 미디어 시설과 장비를 대여해 구민들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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