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닫은 대구 북구의회…비판 여론에도 '1억 관용차' 구매 강행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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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5 15:37  |  수정 2023-10-15 15:40  |  발행일 2023-10-16 제5면
최근 조달청에 관용 전기차 구입 입찰공고
예산 9천300만원, 제네시스 G80 EV 모델
타 지자체 예산 삭감에도 '나홀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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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의회가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억원에 육박하는 의전차량 구매를 강행해 논란이다. 치솟는 물가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서 고급 의전차량을 고집하는 북구의회에 대한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15일 북구의회에 따르면,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에 의전용 관용 전기차 구매를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대상 차량은 제네시스 G80 전기차(EV) 모델로, 가격이 9천280만원이다. 8천500만원이 넘어 전기차 보조금도 지원 받을 수 없다. 전액 예산이 소요된다.

차대식 의장의 의전 차량으로 쓰일 예정이다. 차 의장의 현 의전 차량은 그랜저HG 모델로 2014년 2월 취득했다. 올해로 만 9년을 넘어섰고, 주행거리도 14만㎞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 공용차량 관리 규칙'은 기관장 차량을 최초 등록일로부터 최소 7년·최단 12만㎞를 운행해야 교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교체 기준은 충족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 시급하지 않은 의전 관용차 교체를 추진하면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법률상 저공해 차량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차량이 가격만 1억원에 육박하고 전기차 기종에선 최고급 사양 모델이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는 5천400만원대 전기차 아이오닉6을, 부산 수영구와 광주 서구는 5천만원대 니로를 의전차량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북구청과 서구의회는 의전차량을 북구의회와 같은 모델로 교체하려다 호화 논란을 의식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고급 의전차량을 고집하는 건 북구의회의 전형적인 특권 의식의 발로라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이에 대해 북구의회 관계자는 "기존 의전 차량의 내구연한이 지나 교체가 필요하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가격의 전기차가 없어 해당 모델을 구매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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