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공대와 통합 추진에 경북대 발칵…'분노의 학잠' 놓인 교정

  • 이승엽,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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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5 17:13  |  수정 2023-12-06 09:19  |  발행일 2023-12-06 제1면
5일 경북대 본관 앞서 통합 반대 1인 시위
뜻에 동참하는 학잠 놓고가기 릴레이도
커뮤니티도 술렁, 학교측 "확정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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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가 금오공대와 통합을 재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경북대 학생들의 분노가 거센가운데 5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 본관 계단에서 학생들이 통합을 반대하는 의미를 담은 피켓과 학교점퍼를 바라보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내년 '글로컬 대학' 지정을 목표로 금오공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경북대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반발에 부닥쳤다. 통합을 반대하는 1인 시위에 이어 교정에 '분노의 학잠'이 등장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본관 앞.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학생이 금오공대와 통합을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그의 뒤로는 '금오공대와 통합 반대' '소통 없이 통합을 강행하는 경북대 각성하라' '경북대의 주인은 학생이다' 등이 적힌 피켓이 놓여 있었다.

피켓들 사이엔 경북대 마크가 새겨져 일명 '학잠'으로 불리는 점퍼 수십여 벌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날 새벽부터 통합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벌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학우들이 시위자와 뜻을 함께한다는 의미로 이곳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풀이됐다. 학잠은 시간이 갈수록 계단에 놓인 계속 불어났다.

본인을 '일개 학생'이라고 밝힌 시위자는 "경북대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진 않지만, 학생으로서 금오공대와 통합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안타까워 이 자리에 섰다"며 "이런 중대한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아야 하는 상황에 학생들은 분개하고 있다.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자 1인 시위를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에 대한 학생들의 여론이 좋지 않다. 지난 2008년 상주대와 통합과정에서 나온 잡음을 당시 학우들은 경험했다"며 "금오공대와의 통합과정 또한 평탄치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학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오공대와의 통합 추진 소식에 경북대 커뮤니티도 술렁이고 있다. 이날 학우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등한 통합이 말이 되냐' '경북대 공대는 어떻게 되냐' '오보일 가능성은 없냐'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경쟁력이 없으면 통합이 아니라 그냥 폐교해라' 등 과격한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경북대 측은 통합이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강형 경북대 기획처장은 "통합 논의를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언론에 먼저 알려져 당황스럽다"며 "학생 우려가 많아 상황을 먼저 총학생회와 공유했다. 논의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학생과 토론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는 최근 금오공대와 통합 재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전격 합의했다. 국립대간 통합을 통해 학령인구감소에 대비하고 지역 활성화에 대학이 주도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앞서 두 대학은 2007년에도 통합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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