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와 위기 사이…'출범 1주년' 기로에 선 대구로택시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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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1  |  수정 2023-12-20 18:28  |  발행일 2023-12-21 제1면
22일 출범 1주년, 대기업 독점 깨뜨려

가입자 1만1천명, 누적 콜 250만회 등 성과

성장세 둔화, 내실 다져야 지적도
기회와 위기 사이…출범 1주년 기로에 선 대구로택시
대구로 택시. 영남일보DB

22일 출범 1주년을 맞는 대구 토종 택시 호출앱 '대구로택시'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출시 초반 신선함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지만, 이후 뒷심 부족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반짝 돌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서비스 개선 등 질적 성장과 함께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구로택시 가입 택시는 총 1만1천98대로, 대구 전체 운행 택시(1만3천536대)의 82%를 차지한다. 출시 1년 만에 대구 택시 5대 중 4대가 가입한 셈이다.

1년간 누적 거래액은 590여억원이다. 지역 자본 190억원의 역외 유출을 막은 효과를 냈다. 앱을 통한 기사 배차 평균 시간은 10초, 승객탑승 평균 시간도 2~3분으로 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 택시 앱보다 월등히 빠른 수준이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성장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로택시 호출 건수는 지난 3월(일평균 1만444건) 고점을 찍은 후 매월 일평균 7천건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출시 초기 대구시가 진행한 쿠폰 이벤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벤트로 유입된 고객을 단골로 붙잡지 못한 것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점도 장기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대구로택시는 가맹계약이 아니어서 타사 호출 플랫폼 사용자도 중복 가입할 수 있다. 호출 건수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으면서 많은 회원이 적은 콜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이에 대구로택시만 가입한 '충성고객'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현재 대구로택시 기사당 하루 호출 건수는 1~2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카카오택시 회원이 하루 평균 7~8건을 받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출시 초반부터 제기됐던 택시 전용맵 부재 문제도 진행형이다. 경쟁사들이 전용 맵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대구로택시 기사는 일반 맵을 이용해야 한다. 전용 맵의 부재는 영업력 및 생산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내년부턴 지자체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9월부터 지역 화폐와 연계한 할인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이마저도 예산 소진으로 지난 4일 중단됐다. 대구시가 내년 대구로택시 지원 명목으로 잡은 예산은 한 푼도 없는 상황이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조합 전무는 "대구로택시의 일평균 호출을 1만5천~2만건 끌어올릴 때까지 예산 지원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로택시 운영사 인성데이타도 이용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석영 인성데이타 이사는 "택시 전용 맵 개발을 위해 업체들과 협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일반 맵에 대한 개선 작업은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대구로 앱 사용 시 대구로택시 이용에도 혜택이 가는 연동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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