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을 수행 중입니다"…범어역에 뜬 'AI 방역로봇'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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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2  |  수정 2024-02-02 07:35  |  발행일 2024-02-02 제7면
방역을 수행 중입니다…범어역에 뜬 AI 방역로봇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지하상가 일대에 자율주행 방역로봇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HD현대로보틱스는 오는 4월까지 이 방역로봇 4대를 시범 운영한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해당 구역 방역을 수행 중입니다."

1일 오후 2시쯤 대구 수성구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내 범어지하도 상가. 거대한 공기청정기와 유사한 약 130㎝ 높이 물체가 지하도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 보니 HD현대로보틱스에서 생산한 '현대 방역 로봇'이었다.

지하도를 오가는 시민들 또한 자동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신기한 듯 눈길을 주거나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기도 했다. 한 시민이 로봇 앞을 가로막고 서자 스피커에서는 "피해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제가 지나갈 수 있게 잠시 비켜주세요"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시민 안전을 위해 로봇은 방역 활동 중 장애물이 나타나면 즉시 움직임을 멈춘다. 시민이 한 동안 앞에서 로봇을 구경하자 약 10초간 움직임을 멈춘 뒤 옆 공간으로 스스로 피해 다시 방역 활동을 펼쳤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현대로보틱스가 '대면 방역 시범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이날부터 오는 4월까지 방역 로봇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지하도 370m 구간에 총 4대를 투입했다. 현대로보틱스는 자율주행과 AI(인공지능) 등 스마트기술을 적용한 방역 로봇 기술을 실증하고, 공단에서는 테스트베드 제공 및 공공시설 공기 질 개선 효과를 노린다.

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하며 움직이는 방역 로봇은 'UVC-LED'로 바닥을 방역하고, 플라즈마 모듈로 공기를 정화한다"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살균이 가능하고,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공기 중 세균을 정화함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로보틱스 측에 따르면 이미 방역 로봇은 여러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고, 새집증후군 방지를 위해 신사옥을 짓는 기업에서도 선호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에 배치해 대시민 서비스를 위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은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범어지하도상가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지하도 내 방역 활동 뿐만 아니라 공기 정화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시범운영 이후 지역 내 다양한 장소에 방역 로봇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며 "지역 기업의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할 수 있어 뜻깊고, 상생 기반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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