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골 0' 클린스만호, 64년 만의 亞컵 우승 물거품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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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8 07:06  |  수정 2024-02-08 08:24  |  발행일 2024-02-08 제18면
요르단에 0-2 충격의 참패
빈약한 전술 '해줘 축구' 한계
김민재 공백 수비 자주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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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요르단 바라 마레이(4번)와 모하마드 아부 하쉬쉬가 이중으로 손흥민의 돌파를 마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무산되면서 요르단전 패배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전술·전략 없이 핵심 선수에 의존하는 '해줘 축구'의 한계점만 확인한 셈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져 탈락했다.

64년 만의 우승이 물거품 되면서 무관 타이틀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대회까지 67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은 역대 두 차례(1956·1960년)로 참가팀이 4개국에 불과했던 시절이었다. 라이벌인 일본이 4차례 우승(1992·2000·2004·2011년)하는 동안 4차례 준우승(1972·1980·1988·2015년)에 그쳤을 뿐이다.

한국은 그간 중동의 '모래바람'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중동의 복병 요르단에 맥없이 당했다. 역대급 선수 구성으로 사상 최강의 대표팀이라는 평가까지 받았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크다.

요르단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핵심 선수들의 골 침묵과 공백이 이어지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공격 포인트를 꾸준히 쌓고 있는 공격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단 하나의 필드골도 넣지 못했다.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뛰지 못하자 수비라인도 쉽게 뚫렸다.

아시안컵 전부터 일부 선수들에게 의지하는 '해줘 축구'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던 터라 한국 축구대표팀의 4강 진출은 기적에 가까웠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과 8강 호주전 모두 선취점은 상대가 넣었다. 추가 시간 극적으로 골을 넣으며 120분 연장까지 경기를 끌며 4강까지 올라와 '좀비 축구'라 불리기도 했다.

반면 요르단은 '원 팀'으로 경기를 펼쳤다. 앞서 조별리그 2차전 2-2 무승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을 정확히 분석한 뒤 경기에 임했다. 후세이 아무타 요르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5경기 통계를 보니 한국은 8골을 내줬다. 한국을 상대로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강하게 나기기로 했고, 약점을 공략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투지 있게 수비하고, 특정 지역에서 압박하기로 한 게 먹혔다"고 했다.

실제 경기에서 요르단은 전후반 내내 강력한 전방 압박과 탄탄한 수비로 공격수들의 발을 묶었다. 개인기를 활용한 역습으로 한국의 수비라인을 깨부쉈다. 무사 알타마리, 야잔 알나이마트, 마흐무드 알마르디 등 조별리그 때와 거의 같은 공격 전열로 준결승전에 나섰고, 클린스만호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대회 중 상대 움직임을 분석해 결승에 올라간 아무타 감독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 분석에 나선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팀과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게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를 논의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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