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한복부터 후드까지 130년 교복 변천사 (1) 치마저고리부터 가쿠란, 후드집업까지…교복 변천 130년史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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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6 07:42  |  수정 2024-02-16 08:03  |  발행일 2024-02-16 제11면
여학생 치마 사라지는 추세…중성적·기능성 디자인 늘어
갑신정변 이후 도입된 교복, 학생들은 어떤 옷 입었을까
1935년 중국 용정 은진학교 시절 교복을 입은 윤동주(맨 오른쪽) 시인과 문익환(가운데 위) 목사.<독립기념관 제공>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입니다. 사회 정책부터 시장 환경, 생활 양식, 심지어는 언어까지 급변하고 있습니다. 눈 깜짝할 새 새로운 것이 등장하고, 어제 유행하던 것이 사라지고 몇십 년 전 인기를 끌었던 것이 다시 돌아오기도 합니다.

세상이 급변한다는 걸 가장 실감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입니다. 옷차림 때문입니다. 패션에 그리 해박한 편도 아닌데, 늘 사람을 접하는데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아니, 유행이 벌써 바뀌었단 말이야?' 하면서 말이죠. 분명 몇 년 전에는 복고풍이 대세였는데, 지난해에는 청청 패션이 유행하고, 올해의 패션은 또 올드머니룩이라 합니다. 오래전 '핫' 했던 옷들이 귀환하기도 합니다. 최근 11년 전 신었던 모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발장에서 다시 꺼냈습니다. 당시 유행했지만 빠르게 인기가 식었던 이 운동화가 작년부터 다시 떠오르면서 이제는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패션이 빠르게 변한다는 건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그만큼 빠르게 변한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패션이라고 하면 '유행'이라는 개념으로 쓰입니다. 하지만 패션(fashion)의 어원은 행위나 활동하는 것(doing) 또는 만드는 것(making)을 뜻하는 라틴어의 팩티오(factio)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전적 의미는 '양식, 방식, 형, 유행, 관습, 습관' 등으로 다양합니다. 단어의 넓은 의미를 고려하면 실제로 우리의 모든 생활 양식을 담은 것이 패션이라 할 수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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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부터 유행한 스쿨룩 교복(위쪽)과 2019년 대구시교육청이 제안한 '착한 교복' 디자인의 후드집업·칼라셔츠. 〈대구시교육청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실용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맞춰 교복 패션도 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평소 잘 타지 않던 버스를 탄 적 있습니다. 중학교 앞에 정차할 때 후드 집업을 입은 학생들이 줄지어 타는 걸 봤습니다. 얼핏 봤을 땐 교복 위에 사복 외투를 걸친 모습이었는데, 다시 보니 단체로 똑같은 옷을 입고 있더군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 옷은 교복이었습니다. 기존에 입던 교복 겉옷이 편안함을 위해 재킷에서 후드 집업으로 바뀐 것이라고 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교복 바지를 입은 여학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에겐 생소한 광경이라 합니다. 저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그리 오래된 세대가 아니긴 하나, 당시에도 교복 바지를 입는 여학생은 전교생 중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말이죠. 학창 시절 추운 날씨에도 치마를 입고 덜덜 떨며 공부하던 기억이 납니다.

하복의 경우 중성적인 패션으로도 변화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에 남학생은 반팔 셔츠와 긴 면바지, 여학생은 반팔 블라우스에 면 치마를 입는 게 주였습니다. 요즘은 성별에 따라 디자인을 구분하지 않고 남녀공용으로 바뀌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학생의 치마가 없어지고 남녀 모두 기능성 소재의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는다고 합니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특히나 졸업을 마치고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학생들은 더욱 실감할 듯합니다. 새 교복을 구매하고 상급 학교에서의 생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는 교복. 요즘 학생들에게 교복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제는 볼 수 없는 과거의 교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나라에 교복은 언제, 어떻게 도입됐을까요.

우리나라의 교복은 수많은 변천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곧 시작될 새 학기를 맞아 이번 호 위클리포유에서는 교복 문화의 변천사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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