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대구의 봄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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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8 07:01  |  수정 2024-03-18 07:01  |  발행일 2024-03-18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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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엽기자〈체육팀〉

0승1무2패. 하나원큐 K리그1 2024시즌 이후 3라운드 경기까지 치른 대구FC가 받아든 성적표다. 대구는 1경기를 덜 치른 인천유나이티드를 제외하면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아직 공격자원이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일 김천 상무와의 홈 개막전에서 대구는 득점 기회를 번번이 날렸다. 바셀루스-에드가 조합으로 출발하며 전반 동안 슈팅 7개와 유효슈팅 2개를 기록했다.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했다. 후반전 세징야가 투입되면서 골 사냥을 노렸고 슈팅 7개에 유효슈팅 1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골로 연결 짓지는 못했다. 오히려 단 한 번의 기회를 잘 살린 김천에 실점하면서 경기를 내줬다.

지난 9일 치러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막바지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 몸을 맞고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집어넣으며 먼저 기세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에만 무려 3점을 내주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지난 16일 수원FC와의 홈경기도 전반 24분 첫 골을 넣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1분을 남긴 후반 추가시간 4분에 실점하면서 승리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추가 득점을 노리기보다는 수비에 치중했고, 지속적인 상대 공격에 결국 당한 것이다.

시즌 초반 경기력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전반의 좋은 흐름을 끝까지 끌고 가지 못한 채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패턴이 반복돼 우려스럽다.

공격 자원의 골 가뭄도 아쉽다. 포항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수비수인 주장 홍철이었다. 수원과 경기에선 미드필더 요시노였다. 적지 않은 슈팅과 유효슈팅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지만 결국 공격 자원에서 무딘 결정력을 보이면서 다소 아쉬운 경기 운영을 펼친 셈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원권 감독은 지난해와 같은 '딸깍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도 했다. 단단히 버티다 최소한의 공격으로 승리를 얻는다는 의미에서 '딸깍'이라고 불린다. 상대를 한 번의 기회로 무너뜨리는 속공과 효율성을 자랑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오히려 역으로 당하고 있다.

성공하면 '딸깍'이지만 실패하면 '위기'다. A매치 휴식기로 오는 31일 광주FC와의 경기를 펼치는 대구에게 다음 경기를 준비할 기회는 충분하다. 홈 경기 2연속 매진으로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 '대구의 봄'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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