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와우멤버십 7천890원으로 인상…"C커머스와 경쟁 비용 떠넘긴 것"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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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4 19:10  |  수정 2024-04-15 15:50  |  발행일 2024-04-14
신규 회원 4천990원→7천890원, 기존 회원은 8월부터
쿠팡 "유료 회원 혜택 10개로 늘어"…회원 "탈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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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쿠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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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제공

쿠팡이 1천400만 회원을 두고 있는 유료 멤버십(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4천990원→7천890원으로 대폭 인상(인상률 58%)하자, 회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적잖다.


쿠팡은 서비스 확대를 위해 멤버십 요금을 올린다는 입장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C커머스)와의 경쟁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14일 쿠팡에 따르면 전날부터 와우 멤버십에 새로 가입하는 회원에 한해 월 7천890원 요금을 적용한다. 기존 회원은 8월부터 순차적으로 오른 요금이 적용된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 수익은 연 8천388억→1조3천26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은 회비 인상의 주된 근거로 '서비스 확대'를 내세웠다.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은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반품과 무료 OTT 등 고물가 시대 고객 부담을 줄여준 '5무(無)' 혜택이 가능하다"며 "지난달부터 와우 혜택에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을 추가해, 와우회원들이 비싼 배달비 걱정없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비 0원' 시대를 열었다. 현재 와우 멤버십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각종 무료 서비스 외에도 와우회원 전용 상품 할인 등을 포함해 10가지 이상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OTT 서비스만 따로 놓고 봐도 국내 주요 OTT 업체와 비교하면 요금이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OTT 업체 가격은 넷플릭스(1만3만500원~1만7천원), 티빙(9천500원~1만7천원), 디즈니플러스(9천900원~1만3천900원) 등이다. 월 요금만 비교하면 최대 반값 수준이다. 쿠팡은 "인상된 월 요금을 감안해도 회원들은 비회원보다 연평균 87만원(멤버십 요금 제외)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데이터 등을 토대로 고객 소비 패턴을 가정했을 때의 계산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2021년 900만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1천400만명으로 급증했다. 뛰어난 가성비에 2021년 2천900원→4천900원으로 가격을 올렸을 당시에도 가입자는 크게 이탈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격 인상 이후 가입자는 늘었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을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매섭다. 멤버십 혜택이 늘긴 했지만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것. 여기에 알리·테무 등 중국 C커머스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지역 맘카페 등에선 쿠팡의 가격 인상 발표 직후 멤버십을 해지하겠다는 글이 잇따랐다. 요리·살림 커뮤니티 82cook의 한 회원은 "그간 로켓배송이 편해서 이용했는데, 서비스에 익숙해지자 계속 가격이 늘어나는 것같아 기분이 좋지않다. 회원 탈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 회비 인상을 발표한 뒤 주가는 10% 넘게 뛰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쿠팡의 모기업 쿠팡Inc 주가는 21.25달러로 전날 19.06달러 대비 11.49% 올랐다. 시가총액은 381달러(52조7천억원)로 집계됐다. 쿠팡 주가가 종가 기준 20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10월 6일(21.03달러)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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