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 가족·친구·연인·동료·제자와 즐겁고 보람찬 하루

  • 이동현,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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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0  |  수정 2024-05-20 11:01  |  발행일 2024-05-20 제5면
■ 대회 현장 스케치

[제17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 가족·친구·연인·동료·제자와 즐겁고 보람찬 하루
뇌병변장애인 배민호(왼쪽)·김영국씨가 완주를 목표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동현기자


◆장애인의 용기 있는 도전

19일 오전 8시35분쯤 제17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대회 참가자들 사이에 지팡이를 든 남성 2명이 눈에 띄었다. 다른 참가자들이 출발한 지 한참 지난 후에도 이들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5㎞ 완주를 목표로 대회에 참가한 뇌병변장애인 김영국(72)씨와 배민호(59)씨다. 이들은 대구 달서구 만수무강주간보호센터 소속으로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김씨는 2010년, 배씨는 2023년에 각각 장애를 얻었다. 김씨는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라톤 인증샷 눈길

대회 시작 전 대구스타디움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증샷'을 남기려는 참가자들로 붐볐다. 색다른 추억을 남기려는 참가자들은 저마다 'V자' '손하트' 등의 포즈로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이번 대회에 290명이 참여해 최다 단체 참가팀으로 꼽힌 정화중학교의 학생들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교사들은 제자들의 모습을 담고자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이영섭 정화중 교사는 "290명 학생 모두 5㎞ 코스를 뛰는데 인증 사진을 찍어달라고 계속 부탁해 혼이 났다"고 전했다.

[제17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 가족·친구·연인·동료·제자와 즐겁고 보람찬 하루
경기를 끝낸 마라토너들이 대구스타디움 잔디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가장 중요한 건 '안전'

대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대구스타디움 일대는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참가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장 안팎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몸을 풀거나 가벼운 구호로 완주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참가한 이들은 서로 어깨를 잡고 스트레칭을 도와주며 출발을 기다렸다. 경기장 주무대에선 삼성라이온즈 치어리더팀인 '블루팅커스'가 몸풀기 시범을 보이며 참가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날 직장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던 박복환(65)씨는 "이번이 열 번째 대회 참가"라며 "오늘 날씨가 덥지만 맑아서 딱 뛰기 좋다. 안전하게 뛰고 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제17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 가족·친구·연인·동료·제자와 즐겁고 보람찬 하루
경기를 끝낸 마라토너들이 대구스타디움 잔디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온 가족이 함께하는 마라톤 대회

이날 경기장 안 잔디 위엔 돗자리를 깔고 대회에 참가한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두 아이와 함께 남편을 기다리고 있던 전영지(39)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마치 소풍 온 것 같다"며 "남편에게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잘 돌아오라고 말해줬다"고 웃음을 보였다. 아들(11)과 함께 5㎞ 코스를 달린 최윤석(41)씨는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힘들게 완주하고 먹으니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강대식 국회의원, 최은석·우재준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백동현 수성구 부구청장,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등도 경기장을 찾아 마라토너들의 레이스에 박수를 보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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