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농가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모두가 만족하려면…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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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0  |  수정 2024-06-10 07:03  |  발행일 2024-06-1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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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현기자 (경북부)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는 도시보단 농촌 지역이 더 민감하다. 농어촌 지역의 일손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거나 마련 중이다.

이 중 2015년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와 지역 농·축협이 운영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제'(2023)가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필리핀으로부터 계절근로자를 도입해 오던 전국 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자체에서 '불법 브로커'를 통한 필리핀 계절근로자 임금·노동 착취 사례가 불거지면서 필리핀 정부가 계절근로자 송출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경북 영주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시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실무단을 꾸려 필리핀 현지에 파견, 직접 계절근로자를 선발하는 등 국내외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이어갔고, 결국 계절근로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 이 같은 성공 사례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농가 주는 "지자체가 직접 근로자를 연결해주고 지원해줘 큰 힘이 된다"고 했고, 계절근로자들은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하나같이 만족해했다.

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절근로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에 신경을 썼을 뿐만 아니라 근로 조건 준수 여부 등을 상시 모니터링한 데다 필리핀 결혼이주여성들을 언어소통 도우미로 지정 배치해 고용 농가와 계절근로자 간 소통 문제 해결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계절근로자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무단이탈'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무단이탈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계절근로자들에게 본국 귀국 시 항공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젠 농가와 계절근로자 당사자들의 역할만 남았다. 농가에선 적정한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고, 각종 의무 보험에 가입하는 등 근로자의 근로환경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특히 이들이 일한 만큼의 정당한 급여를 제공해 계절근로자들이 불이익당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반면, 고령화가 심한 농가의 농장주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처음 도입된 '공공형 계절근로제'가 조만간 영주 지역에서도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경북 지역 대부분이 이 사업에 대한 자치단체의 이해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예산 지원에 인색하다고 한다. 이 제도의 직접적인 수요자는 지역 농민인 만큼 대대적인 지원과 책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손병현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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