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의 애완견 같은 언론', 이 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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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7  |  수정 2024-06-17 07:24  |  발행일 2024-06-17 제23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법정에 출두하면서 검찰이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을 둘러싸고 자신을 기소한 것과 관련 "희대의 조작사건"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기자들을 향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대놓고 공격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다소 충격적이다. 지난 4·10 총선에서 175석의 압도적 의석을 차지한 공당 대표의 언론관을 부지불식간에 쏟아낸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다. 당장 반론이 나온다. 언론이 애완견처럼 행동했다면 작금의 '이 대표 민주당'이 설 자리가 있었을까? 오히려 국민의힘을 비롯, 여권에서는 언론 지형이 민주당에 치우쳐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애완견으로 언론을 비꼰 이 대표의 그다음 발언은 또 한 번 음습하다. "(애완견 같은) 이런 여러분은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고 내던졌다. 듣기에 따라서는 다분히 협박성 치받기가 깔려 있다. 이 대표는 현재 4개의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다. 확정 판결이 아닌 의심의 단계인 '혐의자 피고인'으로서는 억울한 점도 있을 것이다. 반면 국민여론 한편에서는 과연 이 대표가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유력 정치인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이렇게 재판을 끌 수 있는 특혜를 누릴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작금의 여야 간 극한 대립의 근저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대표는 언론과 검찰을 걸고 넘어지기 전에 자신을 둘러싼 여러 혐의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책무를 갖고 보다 명쾌히 해명하고, 사법부를 향해서는 신속한 재판을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정도(正道)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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