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사 망하게 해줘?" 갑질한 공무원, 엄중 징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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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0  |  수정 2024-06-20 07:01  |  발행일 2024-06-20 제23면

대구 중구 한 음식점에서 관할 중구청 공무원이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결국 구청장이 사과문을 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지난 18일 구청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물의를 일으킨 중구청 직원과 관련해 해당 업체 사장님과 주민 등 많은 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 7일 40~50대로 보이는 남성 4명이 한 치킨집에서 일부러 바닥에 맥주를 여러 차례 쏟고, 가게 주인 부부에게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는 등 폭언을 퍼부었다.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일이었다. 구청장의 사과문은 이들 4명 모두 구청 소속 직원임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구청장의 사과는 있었지만 여러모로 씁쓸함을 남긴다. 아직도 공무원이란 직업을 큰 벼슬로 알고 주민을 함부로 대하는 이들이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어디 이 자들뿐이겠나. 과거에 비해선 많이 나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공직사회에선 민원인에 불친절하고 상전 노릇하는 공무원이 많음을 부인할 수 없다. 수없이 공무원 자정 교육을 실시해도 무슨 소용이 있나. 불친절·막말 등 갑질 행태가 근절되지 않으니 말이다. 이는 뿌리 깊은 '기강 해이'다. 공직 기강이 흔들린다는 것은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하는 일이다.

중구청은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공무원 기강 해이에 대해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일회성 솜방망이 징계에 그친다면 이런 일은 재발될 수밖에 없다. 중구청은 문제의 공무원에 대해 읍참마속의 각오로 단호하고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차제에 공직사회 스스로 자정 노력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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