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8년만에 태권도 금맥 이었다…남자 58㎏급 첫 금메달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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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09  |  수정 2024-08-09 08:23  |  발행일 2024-08-09 제20면
박태준, 8년만에 태권도 금맥 이었다…남자 58㎏급 첫 금메달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8강전에 출전한 한국 박태준이 프랑스의 시리앙 라베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준(경희대)이 한국 태권도의 '한 페이지'를 썼다.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58㎏급을 제패하고 8년 만에 올림픽 금맥을 이은 그는 "꿈 아니죠?"라고 물으며 울컥해했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상대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비이잔·26위)의 부상으로 기권승했다.

이로써 박태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 체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태권도 스타'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게 기존 최고 성적이었다.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태권도는 8년 만에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우리나라 남자 태권도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무려 16년 만이다. 2008 베이징 대회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처음으로 박태준이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박태준, 8년만에 태권도 금맥 이었다…남자 58㎏급 첫 금메달
이같은 환희의 순간에도 박태준은 마음껏 웃지 못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상대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가 고통스러워하며 매트에서 뒹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고메도프는 2라운드 종료 1분 2초를 남기고 기권했고, 박태준은 한동안 마고메도프의 상태를 살핀 뒤에야 태극기를 들고 그랑팔레 팔각 매트를 질주했다.

세계랭킹 26위인 마고메도프는 남자 58㎏급에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까지 올라온 선수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랭킹 4위의 강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를 잡아냈다.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박태준은 "내가 지금까지, 20년을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내 선수 생활이 담긴 금메달"이라고 기뻐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친구를 따라 도장을 다니며 태권도를 접한 박태준은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취재진과 처음 만나 "꿈 아니죠?"라고 물었던 박태준은 "금메달을 딴 순간 그동안 준비했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순간 울컥했다"고 돌아봤다.

박태준은 상대 선수의 기권을 받아내기 전 공격에 대해선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지 않아서 공격했다"면서 "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다"고 답했다.

시상식에서 마고메도프를 부축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보던 선수다.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 선수도 격투기라면 당연히 부딪힐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격려하고 부축해줬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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