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포항 수성사격장 훈련 당시 도비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차량 번호판을 관통한 모습. 〈경주 오류리 마을주민 제공〉 |
포항 해병대 사격 훈련장에서 예고 없이 날아오는 '도비탄(총탄이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겨난 것)'으로 고통 받던 경주시 감포읍 오류3리 마을 주민들의 안전문제가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경주시 감포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박종민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주재로 현장 조정회의를 열고 도비탄 발생 방지를 위해 사격 방향과 표적을 변경하기로 해병대, 경주시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7월 포항 수성사격장 기관총 사격훈련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비탄이 감포읍 오류3리 마을에 주차된 차량의 번호판을 관통한 이후부터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생명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 청와대 게시판에 "해병대 훈련 중 날아든 총알이 자동차 번호판까지 뚫어버렸습니다.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세요."라고 청원하는 한편, 수성사격장에서 도비탄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 달라며 2021년 8월과 9월, 2022년 2월 등 세 차례 국민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현장조사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 간담회 등을 거쳐 최종 조정안을 마련했다. 해병대사령부와 해병대 제1사단은 도비탄 발생 방지를 위해 사격 방향과 표적 위치를 변경한 후 그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향후 사격 소음측정계획을 수립할 때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계획하고 측정하기로 했다.
또한, 경주시는 도비탄으로 인해 고통받은 주민들을 위해 주민숙원사업 중 수용이 가능한 3개 사업(농어촌도로 미확장 구간 확장, 소류소하천 농로 연결, 소류소하천 정비)은 즉시 추진하고, 2개 사업(미개설 군도 20호선 연결, 감포버스정류장 이설)은 장기 검토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종민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번 조정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도비탄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주민들의 민원으로 그간 중단·재개를 반복한 해병대의 사격훈련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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