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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8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는 다혜씨 연합뉴스 |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지난 5일 새벽 음주운전 사고로 적발된 것을 놓고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비난을 쏟아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의힘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라는 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만취 운전 사고에 대해선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민주당이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SNS를 통해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다.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희정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의 '음주운전은 살인' 발언을 꺼내 "2018년 10월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관련 구구절절 옳은 말씀을 하셨다"며 "여당 쪽의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의 가족이 이런 사고를 냈다면 민주당은 뭐라고 논평했을까"라고 비꼬았다. 나경원 의원은 SNS에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 폭주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의 딸은 음주운전"이라며 "그들의 거짓 선동과 위선,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 있다"라고 적었다.
반면 민주당은 사건과 관련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은 최근 검찰이 다혜씨의 남편이었던 서모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며 문 전 대통령 일가를 조준하자 '전(前)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띄워 대응에 나섰던 만큼, 다소 난감한 상황이 됐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음주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당의 입장이 다를 것이 있겠나"라고 답했다. 한편, 다혜씨는 전날 오전 2시 51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히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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