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를 바라보는 TK민심](https://www.yeongnam.com/mnt/file/202410/2024100901000311400011311.jpg)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역 민심은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대란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강력한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이다. 지금처럼 정부와 의료계의 극단적 대립이 지속된다면 의료개혁은 장담할 수 없다. 설사 성공하더라도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지역민들은 의료개혁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만큼이나 이를 풀어내고, 소통하려는 적극적인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도 TK민심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과 명태균씨의 '공천 의혹' 논란도 등장했다. 윤 대통령 또는 김 여사의 입장표명 등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TK민심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3월 검찰총장 사퇴 하루 전 대구를 찾았을 때처럼 솔직 담백한 모습을 바라고 있다.
한 대표는 정치 입문 과정을 설명할 때 빼놓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2023년 11월 동대구역을 찾을 때다. 그는 "보수의 심장과 TK에서 받은 기대와 힘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그래서 제 정치 출발점이 TK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TK민심은 한 대표에 대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왔다. 그가 법무부장관일 때도 비상대책위원장이 됐을 때도, 당 대표 전당대회 기간에도 변함없이 응원했다. 전당대회 기간 한 대표가 대구를 찾을 때면 목청 높여 한동훈을 연호했고, 셀카는 기본, 자신의 옷과 첼로 케이스에 사인을 받는 열혈팬이 넘쳐났다. 다른 경쟁 후보들과 비교하면 미안할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이런 응원은 당 대표가 되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 당 대표다운 리더십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실제, 한 대표가 당 대표가 된 후 당정관계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을 응원하는 TK지역민들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모든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손해를 보더라도 양보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대표는 정치 초보다. 시행착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를 반복하지 않는 성장·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TK민심도 그것을 기대하고 한 대표를 응원해 왔을 것이다. 한 대표 역시 TK의 열광적 응원이 언제든지 싸늘하게 식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숙명의 결사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건전한 긴장 관계 속에 공통 분모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를 눌러서 올라간다는 것은 자멸을 의미한다.
임호 서울 정치부장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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