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1년도 안 남았는데…숙박시설 개선 '골머리'

  •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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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07 17:30  |  수정 2024-11-07 17:32  |  발행일 2024-11-07
국비 확보 못해 리모델링 착수 못해

방치된 건물·상가 처리도 숙제로
경주 APEC 1년도 안 남았는데…숙박시설 개선 골머리
콩코드호텔 건물 외벽 페인트가 벗겨지고 곳곳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또 주차장에는 사용하지 않는 유람선이 놓여 있어 보문단지 내 흉물로 여겨지고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경주 APEC 1년도 안 남았는데…숙박시설 개선 골머리
보문상가(건물 13동) 점포 대부분이 문을 닫으면서 수년째 방치돼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경주 APEC 1년도 안 남았는데…숙박시설 개선 골머리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신라밀레니엄파크가 휴폐업하면서 방치돼 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경주 APEC 1년도 안 남았는데…숙박시설 개선 골머리
전면 리뉴얼 공사를 하고 있는 소노벨 경주 리조트 모습.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1. 경주 보문단지에 자리잡은 대규모 숙박업체 A사. 예년 같으면 내년 사업계획을 짜기 바쁜 시기지만 지금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 이후 정상용 스위트룸(PRS) 시설 현대화 대상에 포함됐지만, 지원 규모를 알 수 없어 리모델링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 등이 아직 예산 확보를 하지 못해 이에 따른 집행 일정 역시 기약없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 보문단지의 동남편에 위치한 콩코드호텔. 건물 외벽 페인트가 벗겨지고 곳곳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주차장에는 사용하지 않는 유람선이 흉물로 자리잡고 있다. 1979년 개장해 특급호텔로 이름을 떨쳤던 이곳은 2015년 모기업의 부도로 폐업한 뒤 10년 째 방치되고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가 1년도 채 안 남았지만 정상용 스위트룸(PRS) 등 숙박시설 개선을 위한 국비 확보가 늦어지면서 준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행사 장소인 보문단지 내 흉물로 방치 중인 호텔, 상가들에 대한 처리도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비 확보 못해 난감
경주시 등에 따르면 라한셀렉트·힐튼·코오롱·코모도 등 주요 호텔과 한화·켄싱턴 등 리조트, 교원드림센터 등 연수시설은 스위트룸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 추진은 아직 못하고 있다.

숙소 리모델링 사업 관련 국비 확보가 늦어지면서 시·도비를 우선 투입해야 할 상황에서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APEC 정상회의에 필요한 정상용 숙소는 24곳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까지 준비된 곳은 14곳 뿐이다. 10곳을 더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관련 국비 100억원은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보문단지에서 유일하게 시설개선 공사를 진행중인 소노벨경주 역시 자체 예산 1천700억원을 투입해 리뉴얼 공사를 하고 있다. 개장 역시 내년 APEC 행사에 맞추기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노벨경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숙박업체는 늦을 경우 내년 3월쯤 리모델링 공사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 공사가 통상 6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행사 개막과 거의 같은 시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PRS를 배정받은 업체 관계자는 "국가 행사이기에 자발적인 동참을 해야 하지만 지원과 정산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또 객실 수준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하고 어떤 시설을 교체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APEC 준비지원단은 업체에서 먼저 시설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비용 일부를 정산을 통해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민간호텔 측에서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마련해 시설 개선을 해야 하는 '울며 겨자먹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치된 건물·상가 처리도 숙제로
보문단지 경관 개선도 시급하다.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콩코드호텔과 한국콘도, 보문상가 등이 흉물로 자리잡으면서 전체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건물 노후화로 인한 안전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콩코드호텔은 보문단지 개장과 함께 고급호텔로 이름을 알렸지만, 자금난으로 지난 2015년 문을 닫으면서 10년째 방치되고 있다. 가림막으로 일부 막아놓았지만 건물 외벽 페인트가 벗겨지고 곳곳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쉽게 보인다. 또 주차장에는 사용하지 않는 유람선이 놓여 있어 보문단지 내 흉물로 여겨지고 있다. 한때 호텔 정상화를 위한 신축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철거 비용에만 100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 측에서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문호 광장에 위치한 보문상가(건물 13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아웃렛 업체가 대형 복합아웃렛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했으나 자금난을 겪으며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정상회의 만찬장 후보지로 거론되는 황룡원 인근의 신라밀레니엄파크와 보문단지 입구의 한국콘도도 수년 전부터 운영을 중단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주시가 우선적으로 보문단지 숙박시설 정비와 경관 개선 핵심 사업 4건의 국비 확보에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북도는 국비 확보와 동시에 시설공사를 할 수 있도록 예비비를 투입해 실시설계를 진행중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국비확보를 위해 수차례 국회를 방문, 예결위원들에게 APEC 관련 숙박시설 정비 등 필수사업 4건 국비 383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주 시장은 "APEC 정상회의가 성공하려면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수"라며, "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지금으로서는 국비 미확보 사업이 국회에서 추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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