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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설에 차례상을 차리는데 최소 30만원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할인율 등이 반영되진 않은 수치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차례상 가격으로, 서민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2일 한국물가정보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각 6.7%, 7.2% 증가해 전통시장 30만2천500원, 대형마트 40만9천510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35.4% 더 비쌌다. 차례상 비용이 30만~40만원대를 형성한 건 역대 가장 비싼 수준이다.
차례상 비용이 오른 것은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차례상 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류는 57.9%, 매년 변동이 잦은 채소류는 32.0%나 상승했다.
지난해 설 가격 상승의 주범이 사과였다면 올해는 배다. 실제 전통시장을 기준으로 배(3개) 가격은 1만3천500원에서 2만7천원으로 두 배나 됐다.
물가정보는 "전년보다 비교적 작황을 회복한 사과와 달리, 배는 지난 여름 폭염 및 집중호우로 인한 일소, 낙과 등의 피해가 커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로 저장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채소류의 경우, 최근 들이닥친 강력한 한파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무와 배추는 작년 여름 생육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김장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기 출하가 많이 이뤄진 상황이다. 여기에 한파까지 겹치면서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다만, 물가정보가 조사한 설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정부가 지난 9일 제시한 '설 명절 대책'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이마트의 경우 10일 기준 물가 정보의 차례상 조사 항목대로 비용을 산정한 결과, 차례상 비용(4인 기준 젤리·사탕·시루떡 제외)은 28만460원으로 계산됐다. 여기에는 정부와 유통업체 등에서 진행중인 여러 할인이 반영됐다.
정부는 16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26만 5천t 공급하고, 오렌지 등 수입 과일 10종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 도입하기로 했다. 또 900억원 규모의 정부 할인 지원과 유통업체 자체 할인 연계를 통해 주요 성수품을 최대 50% 할인 지원하기로 해 서민들의 지갑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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