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내려놓고 마인드컨트롤부터…올해 브라질 세계선수권 메달 도전"

  • 이효설
  • |
  • 입력 2025-01-20  |  수정 2025-01-20 08:04  |  발행일 2025-01-20 제19면
[유망주 心身열전] (4) 대구시청 우슈 이병희
체전서 산타 -75kg 2년째 金
"20대 시절엔 승리에만 집착
상대 응원하며 페어플레이"

욕심 내려놓고 마인드컨트롤부터…올해 브라질 세계선수권 메달 도전
이병희 선수가 최근 제주도 전지훈련 중 종합격투기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이병희 선수 제공>

"부담을 내려놓는 법을 깨달으면서 마인드컨트롤이 됐다. 그후 경기다 더 잘 풀렸다."

대구시청 이병희(32) 선수는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1등 선수로 성장한 케이스다.

지난 2018년 군에 입대한 이병희는 1년8개월동안 취사병을 하며 쉬는 시간을 쪼개 운동을 했다. 우슈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어서 상무 입단이 안된다. 취업하는 또래 친구들을 보며 혼자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는 "20대 때 저는 우슈를 잘하긴 했지만, 2~3등 선수 정도였다"면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다. 지는 건 무서웠다"고 했다. 그는 군대 시절을 떠올리며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 시기였지만 그 시간을 통해 오히려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전역해서 2년 운동하고, 안 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배짱도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전국체전은 그에게 잊지못할 순간을 남겼다. 오랜 라이벌인 송기철 선수와 준결승에서 만나 2라운드에서 KO승을 했다. 이로써 이병희는 전국체전 우슈 산타 -75kg급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송기철의 마지막 한 마디에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듯했다. 들것에 실려나가던 송 선수는 고개를 들어 아내와 어린 아들에게 "져서 미안해"라고 사과했다.

"그때 깨달았어요. 라이벌을 미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 우리 둘다 서로를 의식하면서 더 열심히 운동했고 그 결과 같이 성장한 것인데…"

그날 이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이 확 줄었다. 그는 "'상대도 이 시합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이 덜 됐다"면서 "시합하는 이 순간, 그리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까지 들었다"고 고백했다.

패배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한 이병희의 목표가 궁금하다. 2025 브라질우슈세계선수권대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에 도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금메달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 부끄럽지 않게 겨루고 싶다"며 자신의 목표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효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