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8일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의 정당 연설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대통령선거'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9일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당초 비명(비이재명)계의 대표 주자이자 대구경북(TK) 출신 대권 잠룡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를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정권 교체와 국민 통합의 새로운 대한민국의 전진을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자 민주헌정질서 회복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대선은 더 큰 민주당으로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헌법 개정 등 제도개혁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불출마 언급이 없어 김 전 총리가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범진보 진영 통합 '완전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통한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 성사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번 메시지는 사실상 불출마 선언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 전 총리 측의 한 인사도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장문을 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결정은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독주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비명계 주자들도 세 결집에 한계를 느끼는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앞서 다른 비명계 주자로 꼽히던 박용진 전 의원과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다만 비명계 주자 중 김두관 전 의원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조만간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