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한 컨트리클럽 주변 야산이 산불에 전소돼 검게 그을려 있다. 영남일보 DB
역대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경북산불 산림피해 규모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10만㏊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 국내 전체 산불피해 면적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진화일 당시 정부가 발표한 산불영향구역의 2배를 웃돌아 초기 피해규모 추산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국은 이번 산불이 워낙 강한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 피해규모 예측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1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 산불 피해 집계(잠정) 결과, 지역 5개 시·군 산림피해 면적은 9만9천108㏊로 잠정 추산됐다. 넓이로만 따지면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50%, 서울 면적의 약 1.64배가 불에 탄 셈이다. 특히 1995년~2024년 국내에서 발생한 산불 전체 피해 면적(8만8천413㏊)보다도 넓다. 이번 산불이 역대급 화마로 역사에 남게 된 것이다.
지역별로는 산불이 시작된 의성이 2만8천853㏊로 가장 넓었다. 이어 안동(2만6천708㏊), 청송(2만666㏊), 영덕(1만6천577㏊), 영양(6천854㏊) 순이었다.
반면 지난달 28일 산불 진화가 끝난 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발표한 산불영향구역은 4만5천157㏊였다. 2배가 넘는 차이다. 산불영향구역과 산림피해규모가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산불영향구역보다 피해규모가 더 넓은 건 더욱 특이한 사례다. 통상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면적과 개념이 다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영향면적에는 포함되지만 피해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영향면적이 실제 피해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이에 산림청 피해규모 예측 시스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엉성한 피해 규모 추산을 넘어 일부러 피해를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인한 비난을 수그러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피해면적을 줄였다는 것이다.
실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26일 피해 면적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매일 발표하던 의성과 안동지역 산불영향구역 현황을 발표하지 않았다. 또 각 지자체별로 집계하던 산불영향구역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 산출을 위한 조치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또 중앙사고수습본부 산불영향구역 발표 다음날 위성영상 및 3D 공간정보 기술 전문기업인 ㈜지오씨엔아이(경북 경산)가 피해 면적을 당국보다 1만㏊ 가량 넓은 5만4천779.25㏊로 산출한 바 있다. 위성 영상 내 연소 영역과 비연소 영역을 구분해 측정한 결과값보다 당국이 더 부정확한 수치를 내놓은 셈이다. 이 때문에 의도적인 축소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산림청은 이번 산불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면서 피해규모 예측이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 산하 고위직 관계자는 "이번 경북산불은 화선이 급격히 길어지면서 열화상 드론과 헬기 등으로 산불영향 면적을 촬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드론과 헬기가 특정 지역을 지난 뒤에도 화선이 늘어나 놓친 경우도 있었고, 강한 열풍으로 산불영향면적 측정 당시 괜찮았던 나무들이 이후 고사하는 경우도 생겨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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