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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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9  |  수정 2025-05-09 07:43  |  발행일 2025-05-09 제27면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천공의 성 라퓨타' '모노노케 히메'하면 따라 나오는 이름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다. 그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넘어 일본 영화계에서도 가장 흥행에 성공한 감독이자 작품성을 인정받은 감독으로 꼽힌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스튜디오 지브리를 창립하고 이곳에서 많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특유의 스타일을 '지브리 풍'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지브리 풍은 친숙하고 따스함을 주는 게 특징이다.

사명 '지브리(ghibli)'는 '사하라 사막에 부는 열풍'을 가리키는 이탈리아어다. 지브리라는 사명에 걸맞게 지브리 풍의 프사(프로필 사진)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 3월25일 출시된 'GPT-4o 이미지 생성'에 탑재된 지브리 풍 이미지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인물 사진을 넣으면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로 바꿔준다. 이용자들은 지브리 풍으로 바꾼 자기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 프사로 바꾸면서 마치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즐긴다.

지난 3월 말 기준 5억명이었던 챗GPT 가입자가 이미지 생성 열풍으로 보름 만에 8억명에 육박하는 등 60% 증가했다. 하지만 텍스트 중심에서 이미지와 영상으로 바뀌면서 용량이 커져 엄청난 전기를 소모한다는 문제가 불거졌다. 지브리 이미지 생성이 석유를 소모하고 숲을 없애는 행위로 이어지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연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침해가 불러오는 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을 주로 만들어왔다. 그런데 지브리 풍 이미지 생성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는 상황이 됐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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