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대선]이재명 “맹목적 지지는 안 돼…TK도 신상 좀 써보라”](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ams.001.photo.202505131630058812102623_P1.jpg)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대구 집중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텃밭' 대구에서 가장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집중 유세를 갖고 “맹목적으로 찍어주면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며 정치 경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추산 약 4천여명이 운집한 이날 유세에서 이 후보는 “좀 바꿔 써보자. '신상'도 좀 써보라"며 “안 되면 또 바꾸면 되지 않느냐. 그게 국가·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제대로 발전하는 길이고, 정치가 정상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결국 우리 국민이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게 하자는 것"이라며 “정치가 제 역할을 잘했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 후보는 대구 경제 침체의 사례로 지역주택조합 피해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동성로 상권 붕괴를 언급하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거의 처음일 것"이라며 “큰 부자는 견딜 수 있어도, 서민은 일자리도 끊기고 동네에 돈이 안 돌아 점점 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정치 경쟁의 부재가 대구경북(TK)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정규재 주필이 '호남은 마음에 안 들면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하지만, 영남은 정치가 결정하면 아무 소리 없이 따른다고 하더라. 실제 저는 호남이 두렵다. 민주당이 민주당답지 않으면 버림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정치적 경쟁이 치열해 현역 국회의원들이 죽을동 살동 노력한다"며 “수도권엔 한 동네에 지하철역이 몇 개씩 생기고 10조원짜리 GTX 노선도 줄줄이 깔린다. 반면 이 동네는 뭐 하자고 하면 국회의원 반응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중도층 포섭을 노리는 발언도 여럿 내놓았다. 이 후보는 “정치는 좌파가 힘 썼다가 우파가 힘 쓰고, 영남이 힘 썼다가도 호남이 힘 쓰는 것"이라며 “여러분과 이 지역을 위해 진심과 총력을 다하는 사람을 선택해 삶의 환경이 더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정치이고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포스터에) 빨간색 살짝 넣었다"고 농담 섞인 말도 덧붙였다. 이어 “'우리가 남이가'라고 하면서 재명이는 경북 안동 출신인데 왜 '재명이가 남이가' 소리를 안 해주나"며 “지역주의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재명도 한 번 써보라. 일은 자신 있다"고 호소했다.
![[6·3대선]이재명 “맹목적 지지는 안 돼…TK도 신상 좀 써보라”](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5/ams.001.photo.202505131620358666782079_P1.jp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외교정책과 관련해선 실용적 균형외교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저는 '셰셰'(谢谢·'고맙습니다'의 중국어)라고 했다.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일본 대사에겐 '감사하무니다'라고 했다. 이게 틀린 말인가"라며 “한미동맹은 지켜야 하고, 한미일 안보협력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나라와 원수질 일은 없지 않나"라고 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런 발언을 했다가 휩싸인 '친중논란'을 정면 돌파한 것이다.
연설 말미엔 “3년 전 제가 부족해 졌지만, 그 사이 너무 많은 것이 무너졌다"며 “길고 추운 겨울을 견뎠으니 이젠 찬란한 봄, 융성한 여름을 맞을 때"라고 했다. “여러분의 삶을 개선하고, 미래를 개척하고, 자녀의 인생을 책임질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드는 '쓸모 있는 도구'로 이재명을 써달라"는 호소도 덧붙였다.
약 40분간 이어진 이날 유세에서 그는 “동성로에서 이렇게 많은 분을 만나 신이 나서 말이 길어졌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의 연설을 보기 위해 유세장을 찾은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발언마다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재매이가 남이가', '1 잘하는 이재명' 등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소지한 지지자들도 여럿 보였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