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대구경북 원자잿값·물류비 상승 우려…철강제품 납기 차질 가능성도

  • 김기태·박용기
  • |
  • 입력 2025-06-23 17:43  |  수정 2025-06-23 22:10  |  발행일 2025-06-23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 코일 제품.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 코일 제품. <포스코 제공>

유가 급등땐 수출 수익성 악화

포항 철강업계 파장 예의주시

중동 국가 방위비 증액 가능성

K-방산업계는 수출 호조 기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는 등 중동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대구경북지역 경제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구미시는 지역 수출입액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현실화 및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미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구미시, 김천시, 상주시, 문경시, 안동시, 영주시, 의성군, 봉화군, 예천군, 칠곡군 일부 등 구미세관을 통한 수출입액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1.7%(4억9천300만달러), 수입은 0.5%(6천700만달러)로 크지 않다. 특히 이란으로의 수출은 의료기기 등 일부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올해 역시 5월 기준 구미세관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2.6%, 수입 0.3%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최종 의결권을 가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서 실제로 봉쇄를 결정하고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전체적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상승하면서 생산 및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로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또 물류비 증가 및 대체 항로 이용에 따른 수출입 지연 등도 우려된다.


반면, 지역 방산업계의 경우 전쟁으로 인해 중동 국가들의 안보 강화 및 방위비 증가로 K-방산 무기 관련 수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구미에서 생산되는 미사일방공시스템 '천궁II'는 UAE(4조6천억원), 사우디(4조3천억원)에 이어 이라크와 3조7천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중동 수출 길을 열었다.


포항지역 철강업계도 글로벌 물류 차질과 원가 상승 우려 속에 정세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중동이 원료 해상 물류의 핵심 거점이란 점이다. 국내 철강사들의 원자재 직수입 비중과 제품 수출입 물량도 크지 않지만 중동발(發) 유조선과 원료선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제 항로 봉쇄나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글로벌 물류비 급등과 납기 차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전기로를 활용하는 전통적인 철강 공정 특성상, 유가 급등은 곧바로 제조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여기에 건설·자동차·조선 등 철강 수요산업이 글로벌 경제 둔화 및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을 받을 경우 철강 전반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철강사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현재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대미(對美) 수출 관세 폭탄 등 이미 악재가 누적된 상황이다. 여기에 중동발 유가 급등과 해상 물류 차질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대외 환경은 점차 복합적 리스크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포항의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에너지와 물류가 동시에 불안정해지면 철강 제조원가와 납기 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해외수주에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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