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임성무의 ‘행복한 교육’…다시, 교사를 중심에 두는 교육부장관을 기다린다

  •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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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31 19:34  |  발행일 2025-07-31
다시, 교사를 중심에 두는 교육부장관을 기다린다
임성무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입 상임대표·대구 화동초등 교사

임성무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입 상임대표·대구 화동초등 교사

1학기를 마치고 방학식을 했다. 나는 전날 한 학기 동안 모아 둔 우유팩을 환경동아리 아이들과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화장지로 바꾸어 와서 각 교실에 나누어 주었다. 학교가 우유급식을 해야 하나 싶지만 우유팩을 모으면 학교는 화장지를 구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하다. 방학을 하자마자 과학환경동아리 아이들과 새 사진작가와 함께 대구수목원에 가서 여름새를 탐조하고 있다. 여름은 새를 탐조하기엔 힘들지만 새를 찾아다니는 활동만으로도 아이들의 배움은 클 것이라는 기대로 뙤약볕을 피해 다니며 탐조하고 있다. 나는 지금 창의융합교육원에서 생태전환교육 연수를 하고 있다. 방학 첫날부터 많은 교사들이 모였다. 이런 교사들이 나는 참 좋다.


영남일보 사설(2025.7.23.자)은 '툭하면 시험지 유출, 무너지는 공교육 살릴 방안 없나'의 마지막 문장에 "시험지 유출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성적 지상주의의 민낯을 보여준다. 남을 앞서가야 하는 상대평가 제도에 성적 지상주의가 결합하면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상식과 윤리를 뭉개버렸다. 사회 전반의 왜곡된 교육관도 바꾸어야 한다."고 썼다. 이 사설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 이렇게 알고 있는데 왜 현실은 이럴까? 성적 지상주의는 능력주의와 같은 의미이다. 성적이나 능력은 중요하다. 문제는 그 성적의 결과가 부와 권력으로 차별을 정당화하고, 심지어는 불법이나 불의마저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피디수첩에서 부산 'P예고 3명 사망 사건, 어른들의 위험한 공생 관계'를 보았다. 내 자식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을 이용한 학교와 학원의 카르텔이 우리 아이들을 옭아매고 끝내 아이들을 목숨을 빼앗는 구조가 아주 뻔뻔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무용을 배우기 위한 학원비만 무려 5천만원이나 됐다. 가난한 부모에겐 내 자식이 어느 분야에 탁월한 재능이나 관심이 있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싶다. 나도 어린 시절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가난한 부모가 도와줄 수 없다고 해서 포기했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아쉬움을 갖고 산다. 안동 어느 고등학교의 시험지 유출 사건도 유력한 부모의 욕심이 자식의 장래를 망쳤다. 영남일보 논설처럼 이런 사건은 결코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이런 악마의 카르텔을 통과해 사회적 지위와 부, 권력을 누리는 성공을 했다치더라도, 이들이 꾸려가는 사회가 어떤 사회일지는 윤석열 내란에 관련된 성공한 사람들이 망쳐놓은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학벌이 낮았던 김대중, 노무현,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고 그나마 이 시기가 가장 정상적인 나라였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교사들은 지금과 같은 교육을 좋아하지 않는다. 교육의 모순이 얼마나 큰지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은 지금의 교육현실에 괴롭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학교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더 좋은 교육을 하려고 학교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엄청난 희생과 노력을 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이런 노력에도 바뀌지 않는 교육현실에 힘이 빠진다.


낙마한 교육부장관 후보가 수업일수가 190일인지, NEIS가 뭔지도 모른다고 보도됐다. 대학 출신이니 모를 수 있다. 이런 것은 단순하다. 우리는 다시 새로운 교육부장관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원하는 교육부장관은 무엇을 제대로 알아야 할까? 교사들은 제발 학교 현실을 이해하는 인물을,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대학개혁을 개혁할 수 있는 인문을 원한다. 하지만 요구하는 전문성을 다 가진 인물은 없다. 가장 필요한 전문성은 뭘까? 먼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식과 대책에서 이해관계는 아주 다양하다. 장관은 이를 조율하고 중개하고 중재할 수 있는 조정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정책은 현장에서 나오고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현장에서 구체화되고 작동하지 않는 정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지난 정부에서 교사들에게 외면 받은 대표적인 정책이 AI디지털교과서였다. 교사들 누가 AI의 중요성을 모를까? 그게 무엇이든 현장에 작동하게 하려면 설명하고 기다려야 한다. 밀어붙여봐라. 교사들은 동의하지 않는 정책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도 그럴싸하게 보고서를 꾸며줄 것이다. 나는 결국 교사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정책을 마구 끄집어내어 강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진 교육부장관을 기다린다. 그러고 보니 교육감 선거도 일 년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너무 덥다. 올해 상반기는 내란, 산불, 폭염, 폭우, 다시 폭염으로 기후위기가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가 교육부장관이라면 무엇보다 먼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전환교육으로 교육목적을 바꾸는 일부터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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